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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수요일'…일제고사 징계 교사 '마지막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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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수요일'…일제고사 징계 교사 '마지막 출근'

시교육청·해당 학교 "내일부터 나오지도 말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6일 일제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허용한 7명의 교사에게 파면·해임 결정을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교사들이 다음날인 17일부터 나오지 말도록 징계통보서를 이날 중에 반드시 전달할 것을 주문하는 등 무리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이 같은 결정에 항의하며 17일 출근해 학생 및 동료 교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파면 결정을 받은 선사초 송용운 교사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학교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교육청으로부터 개인에 대한 징계 통보서를 받아가서 꼭 어젯밤(16일) 중으로 본인에게 전달하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송용운 교사는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출근하면 주면 되지 않나 하고 항의했더니 다시 연락이 와서 그러라고 했다"며 "오늘(17일) 1교시 전 전체 교사 회의에서 동료 교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1교시에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유현초 설은주 교사는 "어제 저녁 9시경 교감과 학년부장이 찾아와 해임통보서를 전해줬다"며 "이제는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설 교사는 "이것도 교육청의 지침인지, 후배 교사가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인사하는 시간까지도 지침에 따를거냐며 항의했다"며 "그렇게 거슬린다면 짐싸는 모양으로 출근할 테니까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보고 오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는데 다시 교감에게 전화가 와서 기자들이 너무 진을 치고 있다고 들어오지 말라고 하더니 출근길에는 같이 교실에 가려는 시민단체 사람들을 막아섰다"며 "교실에서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는데도 들어와 빨리 나가라며 재촉해 15분 정도밖에 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 교사는 "교육청에서 제가 쓰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까지 복사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교육 과정에 위배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정치범이 된 것처럼 다루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 외 5명의 교사도 이날 오전 학교에 출근해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고 해임 통보서를 받았다. 이들은 앞으로 출근투쟁을 지속할지 여부 등에 대해 이날 중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도대체 이 교사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이런 무지막지한 탄압을 받아야 하는가"라며 "이번 교육대학살은 반교육적 이명박 교육정책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온 전교조에 대한 치졸한 보복 징계"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오는 23일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일제고사를 두고 아이들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슬픈 화요일'로 규정해 전 조합원이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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