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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독립문 점거, "자기것 먹어야 독립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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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독립문 점거, "자기것 먹어야 독립국가"

"국민 여러분, 제발 농민소리 좀 들어주십시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문경식)이 주최한 제4차 농민대회가 서울 곳곳에서 게릴라전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초 오전에는 성수, 천호, 잠실, 마포 대교 등 다리 점거농성에 이어 오후 1시부터 청량리역, 용산역, 독립문 일대에서 사전대회를 한 후 오후 4시부터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본대회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이 대회장을 원천봉쇄했기 때문이다.

***농민 4명, 독립문 점거 농성**

이날 오후3시25분경 서대문구 독립문에 전농 소속 농민 4명이 기습적으로 올라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고모씨등 제주 농민회 회원으로 알려진 이들은 독립문 일대 상엄한 경비망을 펼치고 있던 경찰병력을 뚫고 대형 현수막과 함께 독립문을 점거했다.

이들은 '쌀 협상 무효, 전면 재협상'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서대문 방면으로 내건 뒤, '쌀 협상 중단하고, 국민투표 실시하라'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그러길 5분여만에 경찰병력이 독립문으로 긴급 투입돼, 이들을 연행하려 했다. 하지만 독립문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매우 비좁고, 자칫 농성중인 농민들이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어 연행은 20여분간 지체됐다. 이 과정에도 점거농성중인 농민들은 지속적으로 구호를 외쳤다.

한 농민은 경찰차에 연행되는 순간까지 보도진을 향해 "기자 여러분, 저희가 오죽했으면 제주도에서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정부는 지금껏 농민의 목소리를 묵살해 왔습니다. 제발 농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십시오"라고 애타는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오후3시 청와대가 있는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독립문으로 달려온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의장은 "자기 것 먹고 살아야 진정한 독립국가라고 할 수 있다"며, 시위 장소로 독립문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경찰과 농민들간의 옥신각신 끝에 오후 4시가 조금 지나서야 점거농성을 마치고고 고모씨 등 4명의 점거농성 농민들은 서대문 경찰서로 이송됐다. 이들이 농성중에 사용한 대형 현수막과 공중에서 배포된 유인물은 '증거물'로 경찰이 압수해 갔다.

***경찰, 시위 차량 부수고 농민 연행하기도**

이에 앞서 오후 1시경에는 차량 농성 집결지 중 하나인 공덕 오거리에서 차량 수십여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광주·전남 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1.5t 트럭과 승용차로 공덕 오거리 일대를 막고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곧 해산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차량 유리창을 부수는 한편 차량에 탑승한 농민들을 끌어냈다. 차량은 견인차를 통해 도로 한쪽으로 일렬로 배치했다. 이 과정에 25명의 농민들이 현장에서 연행돼 인근 마포 경찰서로 이송됐다.

***전농, "남은 것은 허탈감과 배신감 뿐이다"**

전농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가슴에 맺힌 한과 분노를 더 이상 참을 길이 없어 서울로 상경했다"며 "지금껏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울분을 참으며 대화와 토론으로 쌀개방 문제를 지혜롭게 풀고자 수없이 노력했지만, 정부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해 결국 남은 것은 허탈감과 배신감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전농은 이어 "농업을 송두리째 파탄시키고 국가안보를 위협할 망국적인 쌀협상안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분노한 농심(農心)을 헤어려 정부의 일방적 쌀협상 일정을 중단하고, TV 토론회나 농민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전농은 이날 여의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4차 농민대회' 장소를 변경, 한남대교 남단 일대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전농 한 관계자는 "전국에서 4천여대의 차량이 서울 진입을 시도했으나 불과 1천5백대만이 진입에 성공했다"며 "다수의 농민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여의도에 집결하기 힘든 만큼 대회 장소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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