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에 반대해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농민단체들이 20일 전국에서 차량을 몰고 상경, 서울 도심 곳곳에서 항의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천호, 잠실, 성수 대교 등 서울 주요 다리를 한 때 점거에 나서는 등 사태가 긴박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경 농민 1백20여명은 기습적으로 천호대교 강북방향 남단 부근에서 3개 차로 중 2개 차로에 승합차 10여대를 세워놓고 점거농성을 벌였다. 잠시 뒤인 11시30분경에는 성수대교 양방향까지 기습점거에 나섰다. 이들은 이어 잠실대교, 마포대교, 공덕오거리도 차량 수십여대로 도로를 막고 항의 농성을 전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문경식)은 이같은 도로 점거농성과 함께 'WTO 반대, 식량주권 사수'라고 적힌 현수막과 깃발을 내세우며 점거농성을 막기위해 출동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전농은 서울 각지에서 분산 점거농성을 진행한 다음 이동해 오후에는 청량리 역 광장, 용산 역 광장, 서대문 독립공원, 청와대 앞 일대 등에서 사전 집회를 갖고 오후 4시경에 여의도 광장에 집결해 제4차 농민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농에 따르면, 이날 기습 도로점거농성에는 1.5t 트럭 3천4백여대가 전국에서 동원됐고, 6천여명의 농민이 참여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농민대회를 막기 위해 행사장인 여의도에 65개 중대 7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교통경찰관과 견인차량을 통해 차량시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경찰은 차량시위가 벌어질 경우 자진해산이나 하위차로, 안전지대 이동을 유도하고 불응할 경우 운전자 연행 및 차량 견인 조치를 취하고, 운전면허 취소 등의 행정처벌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전농은 이날 오후3시경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농민대회 개최 이유와 도심 차로 점거농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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