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청문회-한미FTA 비준 연계

농해수위-통외통위 '쇠고기 진통'

한미 쇠고기 협상 청문회 개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29일 오전 열린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청문회 개최 여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오후의 양당 간사 회담으로 공을 넘겼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개최 건을 상정, 논의할 것을 요구했지만 한나라당 소속인 권오을 상임위원장과 여당 의원들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오전 회의에 불참했고 여당 간사의 부재를 이유로 권오을 위원장은 간사 협의를 요청하며 정회를 요구해 '의도적 보이코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윤근, 강기갑, 김낙성, 이영호 의원 등은 야당은 표결로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권 위원장은 간사협의 관행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간사협의 문제뿐만 아니라 청문회의 개최 필요성을 두고도 여야 간 입장은 평행선을 그었다.
  
  한나라당은 청문회 개최 자체를 반대했다. 이계진 의원은 "통상적인 상임위 활동을 통해서도 충분히 협상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이야기할 수 있고 설명 들을 수 있고 대책 세울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를 하자는 것은 농민들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정치적인 발언을 할 기회로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문표 간사 역시 "상임위에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면 굳이 처음부터 청문회를 열 필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상임위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협상 당사자를 비롯한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을 때 법적 제재를 가할 근거가 미약하기 때문에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청문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논란 끝에 농해수위가 정회되자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농해수위에서 쇠고기 청문회가 의결되지 않는다면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의결하기로 예정한 FTA 청문회도 거부하겠다"고 빗장을 걸었다.
  
  더욱이 김효석 원내대표가 이날 한미 FTA 비준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쇠고기 청문회와 한미 FTA는 불가분의 문제로 연계됐다.
  
  "FTA도 못하고 쇠고기도 내주고 닭 쫓던 개 꼴"
  
  통외통위에서도 쇠고기 협상 파문과 한미 FTA 문제 등이 논란을 거듭했다.
  
  민주당 최성 의원은 "대한민국 최초로 부시 대통령의 골프 카트카를 운전한 대가로 광우병 우려 대단히 높은 쇠고기를 전면 도입하게 되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국익을 무시한 숭미 사대 외교 비판 이야기 들어보지 못 했나"라고 유명환 외교부 장관에게 추궁했다.
  
  장영달 의원도 "피해 축산 농가들과 얘기도 해보지 않고 진행된 쇠고기 협상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 장관은 "소고기 문제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검역의 문제"라며 "OIE 국제 기준 판단 존중해야 하고 검역 당국 간 결론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은 전염병 아니다"며 "소에게만 있는 질병이고, 미국 국민들도 같은 기준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이해봉 의원도 "쇠고기는 쇠고기대로 양보를 해버렸는데 미국 의회가 한미 FTA 비준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우리 입장으로 봐서는 FTA도 못하고 쇠고기는 쇠고기대로 줘버려 닭 쫓던 개처럼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미 성과로 한미 FTA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연내 비준 동의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을 들었는데, 미국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와 같은 당 대선 후보들의 반대 등을 봤을 때 부시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연내 처리될지 회의적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우리도 우려가 많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지 표명한 것은 매우 중요하며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