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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문제, 증권선물거래소 새 이사장이 나서라"

증권업종 27개 노조 "코스콤 76% 지분 거래소가 해결해야"

장기 파업 중 거리 농성장마저 강제 철거된 코스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27개 증권업종 노조가 17일 "코스콤의 지분 76%를 가지고 있는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이 증권선물거래소를 '타깃'으로 정한 것은 코스콤비정규직지부의 파업 180일이 넘도록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는 코스콤 때문이다.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되는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나서서 자회사인 코스콤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

"코스콤 문제 장기화로 증권산업 이미지도 훼손"
▲27개 증권업종 노조가 17일 "코스콤의 지분 76%를 가지고 있는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시안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전국민주금융노동조합, 우리투자증권노동조합, 푸르덴셜투자증권노동조합 등 27개 증권업종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된 코스콤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증권 산업 전체 이미지까지 훼손되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스콤은 증권거래소 공적 거래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인력의 운용을 불법적으로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이를 시정하기는커녕 노동자들의 투쟁을 폭력으로 진압해왔다"며 "코스콤은 직접고용에 나서 파업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법원이 인정한 교섭위원의 출입까지 통제하고 있는 코스콤이 전향적인 태도로 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어 보인다. 정규직노조가 강하게 비정규직 직접 고용을 반대하고 있는데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것도 코스콤 측에게는 '호재'라 할 수 있다.

"코스콤 해결 여부, 새 이사장의 능력 첫 번째 시험대될 것"

이런 사정 탓에 이날 증권업종 노조 대표자들은 코스콤의 모회사인 증권선물거래소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거래소 신임 이사의 최종 후보 한 명을 가려낼 증권선물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상대로 "이사장 선발 기준에 자회사인 코스콤 비정규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우선적으로 포함시켜라"고 요구했다. 현재 새 이사장으로 물망에 오른 사람은 남상구 고려대 교수, 이정환 KRX 경영지원본부장,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 3명이다.

또 이들은 "거래소가 파업 초기부터 공공기관 보호라는 미명 하에 용역깡패를 동원해 코스콤 노사문제에 개입해 오히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켜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사장이 바뀌는 현 시점이야말로 과거의 과오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촉구했다.

이재진 증권업종본부장은 "새 이사장은 반드시 자기 역량과 경영철학을 가지고 코스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 해결 여부가 신임 이사장의 능력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1일 영등포구청에 의해 거리 농성장이 강제 철거된 코스콤비정규직지부는 다시 거래소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장을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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