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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은 왜 선두를 달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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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은 왜 선두를 달리고 있는가?

[2007 대선이야기] 손학규-이해찬, '상식의 패배'

이탈리아의 천재적인 변혁이론가인 그람시는 사회변혁을 위해 대중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그 일환으로 상식이라는 문제에 천착한 바 있다. 최근 감동 없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정치의 양대 산맥중의 하나인 자유주의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을 바라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그람시가 관심을 가졌던 상식의 중요성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맞붙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제2라운드 경선에서 예상 밖으로 정 전 의장이 선두에서 쾌속질주를 하고 있다. 특히 손 전 지사의 가출소동, 정 전 의장에 대한 동원선거 시비 등에도 불구하고 범여권의 최대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ㆍ전남에서도 정 전 의장이 압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부산, 경남 지역에서도 정 전 의장이 선두를 지켰다.

그간의 여론조사 등에 기초해 손 전 지사, 그리고 친노 세력의 단일화에 의해 이 전 총리가 선전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문제는 정 전 의장이 예상 밖으로 선전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

물론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열린우리당의 의장으로 여러 차례 전국적인 선거를 치루면서 다져놓은 조직력이 정 전 의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유일 수 있다. 다른 한편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차떼기로 투표자들을 실어 나르는 낡은 동원선거가 정 전 의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의 진상조사팀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정 전 의장의 손을 들어줬다. 뿐만 아니라 충북 등에서 정 전 의장이 승리한 것이 동원선거 덕이라면 광주ㆍ전남에서도 정 전 의장이 승리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광주ㆍ전남에서 정 전 의장이 승리한 것도 동원선거 덕이라고 계속 시비를 걸 것인가? 아니면 그것은 시비 걸 것이 별로 없으니 지역주의 탓으로 돌릴 것인가? 그리고 부산ㆍ경남 지역의 경우 다시 동원선거 시비를 거는 것인가?

상식의 선택은 당연하다

물론 아직 경선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최종 경선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결과에 기초해 판단한다면 결국 조직의 강세, 동원선거설 등 여러 이유들을 넘어서 정 전 의장이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상식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손학규, 이해찬, 정동영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후보 중 정 전 의장이 상대적으로 가장 건전한 상식에 가깝고 '상식적'이다. 그리고 대중은 가장 상식적인 정 전 의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물론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포함한 일반유권자들 사이에서 가장 지지도가 높고(이 역시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한나라당의 경력, 경기도지사의 경력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범여권의 지지자들 이외에 수도권과 중도적 이념의 유권자들을 끌어 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 호남을 비롯한 범여권의 지지자들, 특히 호남이 손 전 지사를 선택하는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많은 사람들이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역시 호남을 비롯한 대통합민주신당의 지지자들은 상식을 선택했다. 손 전 지사는, 그 장점이 무엇이든, 너무도 상식과는 동떨어진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평생을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했으며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뛰다가 당내 경선에서 가망성이 없자 탈당을 한 것은 정파를 넘어서 있을 수 없는 상식 밖의 일이었다.

게다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서 정 전 의장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고 가출을 하고, 자신의 정치적 사부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기였던 '땡깡의 정치'나 하고 있으니 건전한 상식을 가진 유권자라면 어떻게 이런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또한 자신이야 말로 몇 년을 반장선거에 전념하다가 당선가능성이 없자 갑자기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반을 욕하며 반을 옮겨 다시 반장선거에 나서는 반칙 중의 반칙을 하고도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신이자 순교자인 냥 정 전 의장에 대해 동원선거, 낡은 정치 운운하며 시비를 걸고 나서니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이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이 전 총리도 아무리 국정경험이 풍부하고 정책통으로 정책적 능력이 뛰어난지 몰라도(교육부 장관시절을 보면 그것도 다 헛소문이지만)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사람이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몇 번을 골프로 혼이 났고 바로 그 전날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과 살벌한 말싸움을 한 그 다음날, 그것도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부적절한 사람과 골프를 치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장관 등 그가 주요 국책을 맡으면서, 그리고 일상적으로 보여준 독선은 친노, 반노를 넘어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만일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나 독선적인 대통령이 되어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 것인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정 전 의장의 단점이 무엇이든, 경쟁자인 나머지 두 후보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너무나 "아니올시오"이다. 따라서 정 전 의장이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이고 또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정파를 넘어서, 그리고 누가 이명박 후보에 대해 도토리 키재기 식의 경쟁력이 더 있는가를 넘어서 최소한 상식이 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점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나름대로 한국정치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절망 속에서도 아직은 한 가닥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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