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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퇴출'당한 범여권 '누더기'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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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퇴출'당한 범여권 '누더기' 경선

[기자의 눈] 신당-민주당, 대선 포기한 건가

아무래도 범여권이 대선을 포기한 모양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진행 중인 경선 소식은 온통 제 무덤 파는 얘기들뿐이다.

29일 호남에서 치러진 신당과 민주당 경선의 주인공은 1등한 후보가 아닌 투표율이었다. 신당의 광주·전남 투표율이 22.64%, 민주당의 전북 투표율은 7.8%에 불과했다. 범여권의 심장부인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운운하기도 민망할뿐더러, 호남의 적통을 자임하는 두 세력 모두 호남으로부터 사실상 퇴출령을 받았다고 볼만한 수치다.

급기야 30일 치러진 신당의 부산·경남 투표율은 14.6%로 곤두박질 쳤다. 민주당의 강원·대구·경북 투표율은 특정 지역의 몰표에도 불구하고 20.1%였다. 국민경선이란 말을 쓰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나마 박박 긁어모은 투표율의 성분마저 매우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 ⓒ뉴시스

신당에선 '차떼기'에 이어 '박스떼기', '폰떼기'라는 신조어가 경선과정을 거칠 때마다 하나씩 생겨났다.

심지어 부산에선 심야에 정동영, 손학규 후보 측 지지자들 사이에 난투극까지 벌어졌다.

손 후보 측 주장대로 차량동원 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정 후보 측의 조직적인 회합이었는지는 선관위 조사 결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새벽 1시가 넘은 시간까지 현역 의원을 포함해 150여 명이 한 자리 모인 이유가 무엇인지 선뜻 이해가 안 된다.

민주당에선 더욱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 당비를 꼬박꼬박 납부해 온 당원들이 무더기로 선거인단명부에서 증발된 사건이다.

지도부는 '실무진의 착오' 정도로 덮을 요량인듯 싶지만, 이미 유력한 한 후보는 정치적 배후를 의심하며 경선 보이코트를 선언했다.

여기에 동교동계가 신당의 특정 후보를 '팽(烹)'했다거나 민주당의 특정후보 죽이기에 나섰다는, 소위 '보이지 않는 손'이 누더기 경선의 주범이라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렇게 후보 뽑은들…

양당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한마디로 국민적 냉대에도 불구하고 본선 진출이라는 목전의 이익만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각 후보 진영의 '위기 불감증'을 드러낸 단면이다. 또한 이를 통제해야 할 당이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선거인단 가운데 20%, 10%만 참여한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 그마저도 각종 불법 논란에 시달리며 '과정의 승리'에 실패한 후보가 '대표주자'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법이다. 경선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앞서 경선을 마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70%가 넘는 경선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범여권의 경선은 최악이다. 선거의 모범을 보인 민노당은 두말할 것 없고 네거티브의 극단을 보여준 한나라당 경선 때도 신당과 민주당처럼 '링'을 벗어난 잡음이 이토록 지저분하지는 않았다.

두 당은 10월 중순 경선을 마무리한다. 파행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경선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도 장담키 어렵거니와, 진흙탕에서 뒹군 경선을 거친 양당의 후보들이 단일화를 한다고 호들갑을 떤들 누가 관심을 가져줄지도 의심스럽다.

이명박 후보와 1대1 구도만 만들어지면 해볼만 하다고? 감동과 미래비전 제시는커녕 지지자들마저 돌아서게 만들고 있는 범여권에 여전히 살아있는 그런 낙관이 대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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