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전투병 추가 파병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활동하다 돌아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날이 험악해지고 있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특히 한국 전투병이 파견될 경우 한국에 대한 아랍의 본격적 테러 가능성을 경고해 주목된다.
***"전투병 파병은 제2의 이라크 침공"**
‘이라크반전평화팀’과 ‘의료지원단’ 소속 회원 6명은 24일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전투병 추가 파병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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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현지의 분위기는 전투병 추가파병은 제2의 이라크 침략이고 또다른 전쟁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쟁을 말하면서 국가의 이익을 이야기하며, 피로 맺어진 친구를 위해 우리 젊은이들이 다른 나라 어린이들의 피를 흘리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우리는 너무도 당혹스럽고 절망을 느낀다”며 “추가 파병문제를 둘러싼 논의를 보며 도저히 침묵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죄 없는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폭탄을 퍼붓는 것이 국익이라면 그 국익을 거부한다”며 ‘국익’을 앞세운 파병론을 비판하고 "미군의 총알받이로 우리 젊은이를 몰아넣는 것이 어떻게 국익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군이 이라크를 당장 떠나도록 미국정부에 요구하고 이라크인들을 인도적으로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들 눈에 살기 돌아, 민간학살 자행돼"**
이라크 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활동한 소설가 오수연씨는 “현지의 구체적인 상황을 궁금해 하는 것 같은데 현재는 평화롭던 남부도 위험이 있는 상태”라며 “그 이유는 미군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들어와서는 점령군으로 행세를 하며 이라크인들을 억압하고 있어 이들에게 저항하는 것이 ‘테러’라기보다는 ‘독립군’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현지의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미군을 전투병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등을 고치던 군인도 시민속에서 나온 ‘독립군’의 바주카포 공격을 받고 사상자가 났고 미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주변에 있던 10여명에게 무차별총격을 가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며 “미군이 1명 죽었다고 서방언론이 전하는 것은 10명의 이라크시민이 보복으로 사살 당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군의 주둔지는 담이 점점 높아지더니 이제 성벽 수준으로까지 올라갔는데도 그들에 대한 공격은 늘어만 가고 있고 폴란드 등 다른 국가의 군인들도 다행히 사상자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이미 공격을 받은 예가 있다”고 전했다.
오 작가는 "현지에서 미군들은 이제 잦은 저항에 눈에 '살기'가 있고 이라크인들을 절대 자신의 주위에 오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두려움의 대상"이라며 "우리 젊은이가 그런 모습으로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병하면 대대손손 아랍 보복의 두려움에 떨어야 할 것"**
한상진 비폭력평화연대 회원은 “이라크 현지에서 느낀 점은 미군은 이라크에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정부를 세울 생각도 능력도 없이 들어갔고 이제까지 인내를 갖고 참던 국민들이 24년 후세인 독재가 다시 점령군인 미군의 ‘군정’으로 전환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현지의 일상적인 치안유지는 실제로 큰 문제가 없어 파병을 할 이유가 없고 지금 일어나는 소요는 점령군인 미군과 이라크의 자치와 주권회복을 원하는 사람들 간의 싸움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인들은 서구 언론이 전하는 것처럼 ‘야만인’이 아니라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서 미국의 압력으로 한국이 의료진과 공병을 파병 한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고 이는 자신들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라 이해를 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전투병 파병은 결국 주권회복의 방해세력으로 그들의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귀국길에 요르단에서부터 아랍인들의 싸늘한 시선과 항의를 접했다”며 “아랍권의 문화와 정서로 볼 때 파병이 안전하게 끝난다고 해도 우리의 후손까지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대대손손 만대까지’ 보복의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왜 또 어머니들을 울리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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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어린이를 위한 의료 봉사를 하고 돌아온 유은하씨는 “이라크에 필요한 것은 총을 든 군인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라크를 사랑해 줄 사람”이라며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동안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있었는데도 우리 어머니가 걱정으로 매일 우셨다고 하는데 이제 또 삼천명의 어머니를 울려야 하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석일웅 천주교평화연대 수사는 “미국의 명령에 의한 파병을 하기 전에 왜 이라크 국민들에게 우리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인지를 묻지 않느냐”며 “우리의 파병 문제는 결국 미국과 연관된 것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첨석한 참가자들은 “모든 침략군이 떠나고 온전하게 이라크인들로 구성된 자치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는 기회와 조건을 제공한다는 전제하에 미군이 아닌 국제사회의 독립된 기구를 위해 통제되는 ‘평화유지군’ 형식의 파병이라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UN으로 고깔만 바꾼 파병은 군복이 어떻게 변하든 현지에서 공격의 대상이 될뿐이므로 반대를 한다”고 입장을 정리하고 “오는 27일 오후 시민단체들이 대학로에서 열 추가파병 반대집회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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