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라크 치안을 담당할 전투병을 파병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져진 가운데 지난 봄 강하게 일었던 `반전운동'이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전투병 파병반대' 형태로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중연대,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
지난 봄 반전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민중연대은 10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중연대는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침략적 본성, 파괴적 실상과 약탈자적 실체가 극명하게 드러난 비극적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세계인의 반대와 국제기구의 만류를 짓밟고 이라크를 침공할 때 미국은 ‘대량살상 무기 제거’를 근거로 제시했으나 미국의 침략 이후 이라크에서 발견되는 것은 ‘대량살상 무기’가 아니라 "불타는 국토와 살해된 사람들, 그리고 미국 자본의 탐욕스런 원유약탈"이라고 주장했다.
민중연대는 특히, “비전투병 파병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지난 봄 정부의 주장을 주목한다며 "정부조차 전투병 파병은 문제라고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은 전투병을 파병하려는 것인지,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중연대는 "지난 봄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온 국민과 더불어 광범한 투쟁을 전개한 것처럼, 이번에도 국민과 더불어 더욱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7일 전세계적 반전평화시위**
오는 27일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점령에 항의해 `항쟁'(인티파다)을 일으킨 지 3주년이 되는 날로,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에서 반전평화시위가 준비되고 있으며 국내 평화단체들도 미군의 이라크 주둔과 한국군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전·평화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9.27 국제반전공동행동 조직위원회'(이하 공동행동)는 “오는 27일 서울 대학로 일대와 지방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전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공동행동은 1백50여개 단체와 2천여명의 개인회원이 가입하고 있으며,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공동행동은 "앞으로 27일 까지 매 주말 전국적인 반전캠페인으로 열기를 모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또 국내 연예인들과 해외의 반전운동 단체들이 연대메시지를 보내오는 등 반전운동의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도 강한 반전메시지를 밝힌 바 있는 영화배우 정찬씨는 "반전행동은 분산돼 목적을 표현하기보다 조직화해서 좀 더 힘 있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전쟁 억지력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전집회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탤런트 홍석천씨도 "어떤 명분의 전쟁이든 전쟁 자체를 반대 한다"며 "인간이 이념, 종교, 체제가 다르다고 서로 총을 겨눠서는 안 되며 27일 국제 반전집회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가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코미디언 정재환씨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면 지구상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대해서도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27일 반전 집회에 적극 참가하는 것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반전시위를 주도하는 미국·유럽의 반전단체도 공동행동 조직위에 연대메시지를 보냈다.
오스트리아의 반전단체 `링스벤데'는 "한국의 반전 운동에 진정한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며 "미국의 야만적인 이라크 점령에 맞서 9월27일 함께 투쟁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미국의 반전단체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연대모임' 역시 불법적인 이라크 점령을 끝내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며 "한국 방문의 경험은 미 군사기지가 초래하는 위기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느끼게 해주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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