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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꿈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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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꿈은 계속된다

[오동진의 영화갤러리]

"대단한 영광이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아있다." 지난 해말 로버트 레드포드가 케네디센터로부터 평생공로상을 받으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그때 이런 말도 했다. 선댄스가 지나치게 비대하고 화려해져 당초 설립이념으로부터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선댄스 영화제가 부패하지 않고 궤도이탈하는 일없이 발전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선댄스채널에 이어 독립영화전문 상영관인 선댄스 극장을 곧 설립해 이른바 선댄스 정신을 더욱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레드포드의 얘기를 다시 한번 글로 곱씹어 보면서, 그것 참, 레드포드 이름에다 김동호란 이름을 써넣어도 딱 들어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영화제 김동호 위원장 역시 대한민국영화대상 공로상이다, 시네마마닐라영화제 평생공로상이다, 프랑스 파리시 훈장이다 뭐다 해서 수상 경력이 남못지 않지만 레드포드처럼 그도 항상 상 따위보다는 '더 많은 할 일'을 챙기려는 사람이다. 뒤의 문장도 이렇게 바꾸면 마치 김동호 위원장이 얘기한 것처럼 들린다. "부산영화제가 지나치게 비대하고 화려해져 당초 설립이념으로부터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변함이 없을 것이다." 레드포드가 그래서 선댄스 채널을 만들었듯이 부산영화제의 김동호 위원장 역시 부산영화제 채널 곧 'PIFF 채널'을 구상중인 건 바로 그때문이다.
김동호 위원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영화제 마지막날 기자회견 일정이 잡혀 보도진들에게 그리 크게 '붐업'되지 않는 바람에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부산영화제가 선댄스 채널처럼 'PIFF 채널'을 만든다는 발표는,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관객들을 생각하면 부산영화제는 종종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객들이 실컷 영화를 즐길 수 있게, 지난 10년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잘 개발해 왔고 또 잘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근데 그건 영화제때 해운대에 몰리는 16만~19만명 정도의 관객들 얘기일 뿐이다. 영화제에 못간 관객들은 어쩌겠는가. 그리고 더 나아가 이건 관객들 얘기만이 아니다. 영화제에 출품된 수십,수백편의 각 나라 영화들은 이렇게 2,3회만 상영되고 끝나야 하는 것인가. 이들이 좀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인가. 그 답은 바로 영화제의 윈도우를 극장이라는 창구에서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찾아진다. 영화제 작품들이 스크린에서만이 아니라 TV를 통해서도 방영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모든 영화제의 기본원칙인 '영화관람에 대한 만인 평등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동호 위원장이 'PIFF 채널'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부산영화제가 아직도 '초심'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음을, 그 '초심'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영화제는 'PIFF 채널'을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LA에서 제2의 부산영화제를 개최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른바 '피프 인 LA'다. 인구 400만의 LA는 현재 非백인 인구만 50%가 넘는다. LA시장 역시 이번엔 라틴계의 안토니오 비아라시고사다. '피프 인 LA'가 열리는 것은 단순하게 부산영화제의 이벤트 하나가 더 늘었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부산영화제의 오랜 숙원 가운데 하나인, 아시아영화 시장의 외연 확대인 것이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선댄스 채널과 선댄스 극장으로 선댄스 정신을 이어가듯이 김동호 위원장 역시 'PIFF 채널'과 '피프 인 LA'로 부산영화제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생각해 보니 두 사람, 나이도 비슷하다. 한 사람은 69세, 또 한 사람은 70세다. (주간 무비위크 250호 칼럼 '영화판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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