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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저강도 대응' 비웃듯…이란, 호르무즈·UAE 넘어 "유럽 미군 자산 공격 검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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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저강도 대응' 비웃듯…이란, 호르무즈·UAE 넘어 "유럽 미군 자산 공격 검토" 보도

미사일 공격 받은 UAE "이란과 무역 단절"…걸프국 속타는데 "미, 기회 삼아 중동 미군 축소 검토" 보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발 빼기 의혹을 받는 가운데 호르무즈 상선 피격, 아랍에미리트(UAE) 공격이 이어지며 자제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란이 유럽 내 미군 목표물 공격까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18일(이하 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 나가던 화물선 한 대가 오만 해안에서 1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정체불명 발사체에 피격돼 기관실이 손상되고 승조원 한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접했다고 밝혔다. 다른 승조원들은 오만 해안경비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해양안보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피격 선박이 라이베리아 국적 벌크선 '미노안 디그니티'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공격으로 이 선박 기관장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역내 공격 소식도 들렸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란에서 발사된 해상 교통 겨냥 탄도미사일 두 발을 탐지"했고 이들 미사일이 바다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가 안보나 역내 해상 항행 안전을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는 관련해 대이란 무역 전면 중단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18일 "지역 및 국제 평화와 안보를 훼손하는 역내 긴장 고조 상황을 감안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란과의 모든 무역, 상업 거래, 금융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금융가가 다시 북적이고 이란발 아랍에미리트행 일부 항공편도 조용히 복구되는 등 몇 달간 진행된 일상 복귀가 이날 미사일 공격으로 순식간에 위협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근거 없는 비난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이 중동 미군 시설을 넘어 유럽 미군 목표물 공격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정권과 밀접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확대할 때를 대비해 이러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전했다. 구체적 목표물로는 지난달 미 공중급유기의 베즈메르 공군기지 사용을 승인한 불가리아 등 남동부 유럽의 미군 자산, 영국 공군 기지가 있는 키프로스 등이 거론됐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도를 넘는다면 이란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며 지역을 넘어 유럽까지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거리두기' 하려는 트럼프와 내버려두지 않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 및 역내 공격 양상은 지난달 미국과 공방 때 이란 움직임과 유사하지만, 미군은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7월 말 이후 이란 공습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중부사령부는 미국의 대이란 핵심 경제 압박인 해상봉쇄에 집중해 17일 기준 상선 64척을 회항시키고 3척을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들고 2척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강경 요구를 내걸었고 선박 피격도 계속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사 위협 대신 해상봉쇄를 비롯한 경제적 압박을 강조하고 있다.

이란과의 협상 타결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요원하고 미군 미사일 재고가 소진됐다는 분석에 더해 중동에 장기 배치 중인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승조원들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거리두기'를 준비 중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미 CNN 방송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특사들에게 이란과의 대화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들은 최근 정치적 동맹국들에게 미국이 "가능한 빨리 이란을 때리는 것"에서 시간을 두고 "목을 조이는" 쪽으로 전략을 변환하고 있다고 전달했다고 한다.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나설 때까지 일단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의 대화나 회담이 진행되고 있지 않고 진행할 예정도 없다"며 "해상봉쇄는 전면 시행 중이고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돼 운영 중"이며 "모든 기뢰는 제거되거나 폭파됐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됐다는 증거는 없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수는 총 95척에 불과했다. 지난 16일엔 단 세 척만 해협을 통과했다. 하루 130척 가량의 배가 드나들던 전쟁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감한 수치다.

속타는 걸프국…WP "미 전쟁부, 이란 공습 기회 삼아 중동 미군 축소 검토"

미국의 미온적 대응에 아랍 동맹국들 사이에서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걸프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아랍국들이 분쟁이 다시 격화되는 걸 바라진 않지만 미국의 대응 부재가 이란 공격 강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전략 변화가 대규모 전투는 막았지만 이란을 물러서게 하진 못했고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언제 풀릴지도 막막하다는 것이다.

걸프국들은 이란이 경제 압박 고조에 군사적으로 대응해 결국 분쟁을 다시 키울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한다. 신문은 걸프국들이 미국의 전쟁 종식 전략 부재를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역내 미군 자산 공격 계기로 미 전쟁부(국방부)가 이란전 종료 뒤 걸프 지역 미군 주둔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 및 소식통 등 8명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재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 전쟁이 향후 미군의 역내 주둔을 변화시킬 수 있는 초기 징후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검토 중인 주요 사항 중 하나는 몇 달에 걸친 이란 공습으로 타격을 입어 온 페르시아만 기지 병력을 철수할지 여부라고 한다. 시설 피해가 국방부가 이 지역 주둔을 재고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수십 년간 국방을 미군에 의존해 와 역내 미군 감소 땐 이란 공격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CNN은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80%가 오만 쪽 항로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지만 많은 선박들이 미군 보호 약속을 믿고 오만 항로를 택했다는 것이다. 케이플러 원유 분석 책임자 호마윤 팔락샤히는 "이란이 이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상실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소셜미디어에 호르무즈 해협을 "새 미국 영토"로 표시한 이미지를 게시했다.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광고판 곁을 한 여성이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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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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