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천·신·정은 신당 창당에서 빠져라!"

"추미애도 나설 자격 없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반대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가담해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김영환 전 과기처 장관이 최근 여권에서 일고 있는 신당논의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28일 프레시안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선 사람들이 다시 정계개편을 주도해서는 안된다"면서 "열린우리당 차원에서의 신당논의 역시 중단되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열린우리당이라는 정치실험'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변신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또 다른 절망감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시작된 열린우리당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라"고 요구했다.
  
  그는 새로 만들어지는 신당은 "반부패 개혁평화세력이 함께 할 수 있는 국민통합신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신당이 누구를 주축으로 해서 만들어질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내놓지 못했다.
  
  김 전 장관은 현실적으로 비한나라당 잠재 대권 후보 중에 의미있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고건 총리가 신당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그가 구심점이 되려면 이 시점에서 "남북관계, 정계개편과 신당,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해서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건 씨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은 그가 분명한 정치행위를 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가 정치행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과 함께 가려고 하기 때문인데, 그렇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의원은 "고건 총리는 5.31 지방선거 이전에 정치활동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그가 노 대통령 지지 그룹과 함께 가려다가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분석하고, 그 같은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도 그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전 장관은 또 "추미애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와 내연관계에 있던 사람이다. 청와대와 연락을 취하고, 장관 직을 제의받고 하지 않았나?"며, "추 전의원이 최근에 정동영 씨와도 만난 것도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신당창당의 주역이 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창당이 잘못되었다'는 최근 발언에 대해서 "그 이야기를 진작하지 않고 이제와서 함으로써 지지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면서 "그 분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신 약속을 계속 지키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신당을 하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야당을 하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민주화세력, 개혁세력에게 지난 두 정권을 맡겼는데, 이제는 더 맡기지 못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지 않았나?"고 지적하고는 "제대로 된 야당을 하려다가 혹시 대선에 이기면 좋겠지만,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 신당 창당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의 침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창당이 잘못되었다고 전. 현직 당의장이 선언하는데, 창당에 앞장섰던 천정배 유시민은 왜 침묵하고 있나? 실패는 했지만 의도는 좋았다든지, 뭔가 소신있는 입장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대세가 열린우리당 접고 신당으로 가는 쪽이니까 조용히 입 다물고 있다가 새 배에 올라타려는 것인가?"고 묻고는 "국민들은 그들의 수를 모두 보고 있다. 정치적 실험을 했으면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노무현 호와 함께 장열하게 침몰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