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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타짜

감독,각본 최동훈 출연 조승우, 백윤식, 김혜수, 유해진 제작 싸이더스FNH, 영화사 참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139분 | 2006년 상영관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작가는 자신 스스로를 복제한다. 도박사들의 질펀한 한판 승부를 통해 천박한 자본주의의 물신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최동훈의 영화 <타짜>는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재탕하는 것처럼 보인다. <타짜>가 공개되기 전 오해받은 건 바로 그 지점에서다. 이 영화는 과연 새로움을 지향하는가. 전작의 '영광'을 한 번 더 이어가는 것 정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최동훈은 그것을 어떻게 돌파해내려 했을까.
타짜 ⓒ프레시안무비
하지만 <타짜>는, 영화에서 이야기가 갖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입증해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에서의 '이야기'란 가장 기본이 되는 요건이지만 너무 기본적이어서 왕왕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야기의 힘, 그 에너지의 파장이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전복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요즘엔 기본에 충실하면 오히려 신선해 보인다. 작가의 색다른 힘이 느껴지는 것이다. 인기 만화가 허영만의 대표작인 관계로 <타짜>의 줄거리는 미루어 짐작되는 것이다. 구태여 지면을 통해 구구절절이 설명할 것이 없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는 건, 상업적으로 검증됐다는 측면에서 안정적일 수 있지만 '작가'를 지향하는 감독에겐 다분히 위험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얘기를 별도의 원작에서 가져오는 영화는 원작 이상의 생동감을 줘야 한다. 그리고 그 '날 것' 같은 생명력은 바로 이야기의 힘을 어떻게 일관되게 유지시키냐에서 결정된다. 또 그 이야기의 힘을 위해 펄펄 뛰는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해낼 것인가 하는 점에서 찾아진다. <타짜>는 그 두 가지를 모범답안처럼 수행해낸 작품으로 꼽힌다. 영화 속 인물들, 캐릭터는 하나같이 생생함을 지니고 있다. 각 인물들을 연기한 연기자들의 출중한 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같은 연기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뛰어난 캐스팅 능력과 또 그것을 발휘하게 한 연출력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흐름에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는 얘기는 <타짜> 같은 영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최동훈은 아쉬움 없는, 자신 최대의 역량을 이번 영화를 통해 과시해냈다. 상업영화가 빛을 발할 때는 가장 비현실적일 것 같은 소재로 가장 현실적인 세상의 풍경을 담아낼 때이다. <타짜>가 그려내는 도박세계의 요지경 이야기들은 분명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들끓고 있는 욕망의 찌거기들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자각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영화를 단순한 재미를 뛰어 넘어 의미의 세계로 안착시키게 했다. 재미와 의미의 가교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은 이 감독이 그 양쪽 모두를 철저하게 내면화했다는 얘기이며 두 가지 모두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미만 추구하는 감독은 의외로 재미가 없다. 의미만 추구하는 감독은 의외로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그 의미를 대중들에게 올바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고 또 포획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의 명감독이자 성공한 상업영화 감독이었던 하워드 혹스는 좋은 영화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좋은 영화란 세 가지의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 영화다." <타짜>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이 세 가지가 넘는다. 그보다 훨씬 많다. <타짜>를 올 추석 최고 흥행 기대작으로 꼽는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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