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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무책임한 국회로 남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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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미 FTA에 무책임한 국회로 남을 텐가?

[한미FTA 뜯어보기 101 : 기고] 시간이 없다…통상절차법 제정해 협상관료 통제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국회가 과연 '제 역할 찾기'를 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시금석인 통상절차법 제정안 발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한 안이 현재 통외통위에 계류 중인 가운데 이상경 열린우리당 의원이 25일 별도의 법안을 발의한다. 송영길 의원도 조만간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고, 외교통상부도 자체적인 법안을 낼 예정이다. 이들 4개 법안이 결국 통상절차법의 수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차는 있지만, 이들 통상절차법안은 한미 FTA와 같이 중대한 국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국회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가 조약체결권을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3권분립 위배론'을 들어 이런 주장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 사이에 '얼굴 없는 관료들'에게 한미 FTA 협상의 전권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 중 통상절차법이 제정될지 여부와 제정될 경우 그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에선 처음으로 발의되는 통상절차법안 마련 작업을 주도해 온 이상경 의원이 통상절차법 제정의 시급함과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글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판사 출신답게 이 의원은 헌법이 조약에 대한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왜 국회에 부여했는지에 대한 법문해석과 함께 한미 FTA 협상을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포괄성과 비가역성을 기본으로 하는 한미 FTA와 관련된 협상의 모든 것을 몇몇 통상관료들과 유명무실한 '국회 한미FTA특위'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편집자>


통상절차법안을 발의하면서

한미 FTA와 관련하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에서부터 한미 FTA 자체는 찬성하지만 준비과정부터 협상과정, 협상기한 등에 문제가 있다면서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입장도 있으며, 아예 모두 반대하는 입장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한미 FTA를 보는 시각과 입장은 다양하지만, 현재의 협상에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다들 공감하는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대내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FTA 협상은 '대외협상-대내협상'의 두 박자가 잘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 통상협정을 성공적으로 체결하고 시행함에 있어 대외협상보다 대내협상이 더 어렵다는 점, 대내협상에서는 국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누구나 알고 있는 이런 중요한 점들이 한미 FTA 협상에서 간과되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국회에 '한미FTA특위'가 설치되기는 했지만, 그 특위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까?

국회특위가 열리기 며칠 전에야 비로소 영어로 된 협상내용을 특위위원과 보좌관 한 명이 사흘 동안 열람만 할 수 있었다. 더구나 특위 위원들의 숫자가 20명에 불과한 상태에서(숫자가 너무 적다는 지적에 따라 30명으로 늘리기로 최근 여야가 합의하긴 했지만) 과연 특위 위원들이 제대로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협상의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특위 위원에게조차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회가 FTA 협상의 대내적 협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통상절차법안을 발의하게 되었다. 이번에 발의한 통상절차법안에는 통상조약정책의 기본절차, 정보공개, 통상위원회와 민간자문위원회의 설치, 통상에 대한 기본계획과 실천계획의 수립 및 국회 보고, 협상타결 시 협상결과 보고, 조약안의 국회 비준동의 요청 시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필자는 통상절차법이 없더라도 당연히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부와 국회 사이에 헌법 해석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다가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안이 필요하다는 주장 때문에 국회 특위가 정부로부터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서둘러 통상절차법안을 발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헌법의 조문이나 한미 FTA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지금의 정부의 태도나 인식에는 문제가 많고 국회가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의 목적은 FTA 체결 과정에서 국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조약체결에 대한 동의권인가? 조약비준에 대한 동의권인가?

국회는 한미 FTA 체결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할까? 먼저 조약의 체결 과정을 보자. 조약은 협상 과정을 거쳐 실무협상이 종료되면 협상문을 확정하는 '체결'(조인)을 하게 되고, 이어 그 협상안이 국내에서 인준을 받는 과정, 즉 '비준'절차를 거치게 된다. 조약은 비준을 받아야 비로소 국내법적 효력을 얻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국회는 어느 단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먼저 우리 헌법을 살펴보자. 우리 헌법 제73조는 "대통령은 조약을 체결, 비준하고, 외교사절을 신임, 접수 또는 파견하며, 선전포고와 강화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0조 제1항은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요약하면 대통령은 조약의 체결, 비준권이 있고, 국회는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문제는, 즉 헌법 해석 상 논쟁의 소재는 국회가 '조약의 체결 및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갖느냐, 아니면 단지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권'만을 갖느냐이다. 또 다른 논점은 국회가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권만을 갖는다고 해석하더라도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 국회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느냐이다.

먼저 전자의 문제를 보자. 정부의 입장은 확고한 것 같다. 국회는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권만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회는 정부의 조인 절차가 종료된 다음 비준 단계에서만 비준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 때문에 국회가 협상 전 및 협상 단계에서 배제되고 있고,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과연 이런 해석이 타당한 것일까? 이러한 헌법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헌법 해석은 무엇보다도 먼저 문구 자체만으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이것을 '문리해석(文理解釋)'이라고 한다. 우리 헌법은 분명히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국회가 갖는 것으로 되어있다. 국회의 동의 대상이 '조약의 체결'과 '조약의 비준'이라는 것은 조문 자체만을 놓고 볼 때 명백하다. 왜 많은 헌법학자들이 국회의 동의 대상을 '조약의 비준'으로만 한정해서 해석하면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의 헌법 변천사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 제헌헌법은 대통령에게 조약의 체결, 비준권을, 국회에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했는데, 제5차 개정헌법은 대통령에게 '조약의 체결, 비준권'을, 국회에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했고, 이 조항은 현행 헌법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제5차 개정헌법 이래 우리 헌법은 명백히 국회가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헌법개정의 연혁에 비추어 봐도, 그리고 헌법 자체의 문구에 충실한 문리해석에 따르더라도 우리 헌법은 국회에 조약의 체결 및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렇게 명백한 국회의 권한이 왜 이제 와서야 새삼스레 문제가 되었을까? 혹자는 국회가 자신에 새로운 권한(체결에 대한 동의권)이 부여된 것을 모르고 이승만 시대의 습관에 따라 그냥 비준에 대한 동의권만 행사해 온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국회의 조약에 대한 동의권 문제가 새삼스레 논쟁의 대상이 된 이유는 국회의 동의 대상인 조약으로서의 한미 FTA가 과거의 다른 조약들과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종래 국회의 동의를 받아 국내법적 효력을 얻었던 조약들은 주로 국가 간의 권리, 의무나 관계를 정하는 조약이 많았다. 국가 간의 경제적 문제를 규율하는 조약의 경우에도 한미 FTA처럼 국민 대다수의 삶에 포괄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과거의 대다수 조약의 경우 실질적 쟁점이 한두 개로 집약되어 있어서 국회가 비준에 대한 동의만으로도, 즉 조약의 조인 후 국회가 찬반의 투표를 통한 동의권 행사만으로도 헌법 상 국회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미 FTA의 경우에는 뒤에서 기술하듯이 여러 가지 이유로 종래의 조약처럼 조약 조인 후 비로소 국회가 찬반 투표를 통해 의사표시를 하는 것만으로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동의권'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 헌법 상의 논쟁을 불러일으킨 실질적 이유라고 생각한다.

국회의 조약체결에 대한 동의권이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

국회가 조약의 '체결 및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행사하는 것이 대통령의 조약의 '체결, 비준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그래서 권력분립의 정신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있다. 과연 맞는 주장일까?

권력분립은 국가권력을 분할하고, 분할된 권력 간에 균형을 유지하되, 이러한 분할된 국가권력에 국가의 본질과 역할에 합치하도록 그 기능을 배분함으로써 각 헌법기관으로 하여금 서로 견제하고 통제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권력분립 원칙은 단순히 여러 헌법기관 간에 단순히 권력을 분할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기관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작동시키려는 헌법의 기본원리다. 대통령에게 조약의 체결, 비준권을, 국회에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한 것도 이러한 권력분립의 목적에 따라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할 것이다.

행정부와 입법부에 그 기능과 헌법적 원리에 따라 각기 다른 기능을 배분함으로써 한편으로는 협상의 실무적 능력을 보유한 행정부에 조약의 체결 과정(특히 상대국과의 대외협상의 체결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여 협상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국회에 조약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하여 행정부의 권한남용으로 국가나 국민에게 미칠 피해를 미리 방지하려는 것이 우리 헌법의 정신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조약의 체결 및 비준과 관련하여 대통령과 국회에 각기 다른 권한을 부여한 것은 기계적으로 두 헌법기관에 권한을 일도양단(一刀兩斷)적으로 배분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두 헌법기관이 유기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권한을 합리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조약의 체결이 국가와 국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약의 체결로 야기될지 모르는 피해를 최소화하며, 조약체결로 발생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왜 국회에 조약에 대한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했는지'를 위와 같은 권력분립의 취지에 비추어 그 의미를 올바르게 추출하여 해석할 때 비로소 국회의 '조약에 대한 동의권'의 의미와 내용, 범위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조약체결 과정에서 행정부의 권한남용을 방지하고 국가나 국민에게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뿐만 아니라 조약의 체결 과정에서도 국회의 동의가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국회에 조약의 '체결 및 비준'에 대한 동의권이 부여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헌법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국회에 조약의 '체결에 대한 동의권'과 '비준에 대한 동의권'이 모두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대통령의 조약체결권을 침해한다고, 그래서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리 자체에 대한 이해를 잘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회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이상에서는 국회의 '조약에 대한 권한'에 조약의 '체결에 대한 동의권'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국회의 동의권'을 조약의 '비준에 대한 동의권'으로 한정해서 해석한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현재와 같은 국회 FTA특위의 운영과 현재 우리 국회의 자세에는 문제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국회가 조약의 체결 과정에서부터 적극적인 역할(적극적 역할의 의미와 내용은 뒤에서 기술한다)을 해야 한다. 정부는 한미 FTA를 개방과 동일시하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단순한 경제개방이 아니다. 한미 FTA는 단순히 상품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은 물론 금융, 교육, 방송, 통신, 건설 등 서비스산업, 그리고 투자, 지적재산권, 경쟁정책, 환경까지 포함한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포괄적 FTA(Comprehensive FTA)'로서, 사실상 상당 수준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기존의 각종 규제와 룰을 개정해야 하고, 공공정책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실시돼야 한다. 한미 FTA는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을 필연적으로 수반할 것이고,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구조조정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대미 경쟁력이 부족한 대다수 국내 산업과 기업, 그리고 노동자들은 퇴출과 도산, 실직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경제의 경우 교역재와 비교역재 사이의 비대칭성이 커서 국내 이해조정 비용을 막대하게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마디로 FTA가 타결되면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정부가 피해를 보는 국민들에 대한 보상과 사후대책을 마련하더라도 그렇다.

이렇듯 국민경제 차원에서나 국민 개개인에게나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한미FTA를 체결함에 있어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때로는 그것을 협상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때로는 더 큰 이익을 위해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야 할 역할, 그럼으로써 국민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그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누가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당연히 국회가 해야 할 역할이자 국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아무리 한미 FTA가 우리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 꼭 이루어야 할 목표이고 그것이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할지라도,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볼 당사자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고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인다면, 설사 FTA 조약이 최선의 결과를 담보하는 형태로 타결되었다 하더라도 비준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FTA 타결 이후 우리 사회가 부담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FTA 체결 과정에서 국회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협상에 반영해야 하며, 다른 한편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여 그들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 대내적 협상 과정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도 국회만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FTA 협상은 외교통상부 산하 통상교섭본부에서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협상의 결과에 따라 국민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협상을 국민으로부터 직접 그 권한을 위임받은 적이 없는 관료들(소위 '얼굴 없는 관료들(faceless bureaucrats)')에 의한 협상에 전적으로 맡길 수 있을까? 그들이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선의에 모든 것을 맡긴 채 관망만 해야 하는 것일까? '민주주의의 결핍'이라는 문제는 국회가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포괄적 FTA' 때문에 발생하는 국회동의권의 형해화(形骸化)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된다. 이번 협상은 모두 17개 분과 2개 작업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품목별, 분야별 개방범위를 설정하는 상품 양허안 및 서비스 및 투자 유보안은 부속서 형태로 첨부된다. 그런데 각 분과의 조항별로 어느 정도 개방할 것인지, 그 시기는 언제로 할 것인지는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FTA 조약의 각 조항별로 선택가능한 옵션을 고려하면 서로 다른 수많은 조합이 가능하다. 수학적으로 정확한 계산을 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옵션이 가능하므로 이론적으로 볼 때 수천, 수만 개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양한 조합 중 어떤 조합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행정부의 협상팀이 전적으로 결정하고 협상타결 후 국회에서 최종 타결된 조약안(이는 수십만 가지 조합 중 하나이다)에 대하여 'Yes or No'라는 양자택일을 할 수 밖에 없다면, 과연 그러한 단순한 동의를 묻는 표결 절차만을 거쳤다고 해서 진정 국회가 동의권을 올바르게 행사했다고 할 수 있을까?

예컨대 FTA를 체결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조인이 끝난 조약안과는 내용이 다른 조약안(예를 들어 다른 옵션을 끼워 넣은 조약안)을 원하는 의원들은 찬성표를 던져야 할지 반대표를 던져야 할지 선택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더구나 다수의 헌법학자들은 국회가 동의의 대상이 된 조약에 대하여 수정하여 동의(修正同意)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국회는 자신의 조약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라도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협상팀과 협상안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한미 FTA 협정의 비가역적(非可逆的) 성질 때문에 파생될 여러 가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제동제어(ratchet mechanism) 조항으로 인해 한번 개방한 서비스시장은 다시 닫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는 협상체결 이후 체약국의 일방적인 개방과 자유화 조치가 마치 톱니가 맞물리듯이 자동적으로 FTA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기존 각종 규제와 룰이 개정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개방과 자유화 조치가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지고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경제의 작동경로가 결정되면 그 관성 때문에 궤도를 바꾸기 어렵거나 불가능해지는 경로의존(path dependency)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협정이 체결되면 우리의 경제발전은 새로운 협정에 따른 새로운 환경 및 상황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된 새로운 발전경로(發展經路)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이제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한미 FTA는 그 법적 효력으로만 보면 국내 법률의 개정과 동일한 효력을 갖지만, 사실상 그 비가역적인 성질로 인해 한번 체결되면 헌법보다 더 고치기 어려운 규범으로 자리 잡게 된다. 물론 재협정이나 협정에서 탈퇴하는 방법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국가 간의 협정에 대해, 더구나 미국과의 협정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해서 관철시키거나 아예 협정으로부터 탈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한미 FTA 체결은 그 어떤 법률의 개정이나 국제협약의 체결보다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IMF 이후 가속화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이 과연 우리 경제를 위해 바람직한지, 신자유주의적 경제모델 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점차 힘을 얻어 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대안적 모델은 무엇인지,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경제발전 모델은 무엇인지 찾아보려는 노력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위와 같은 비가역성, 경로의존성 때문에 FTA 조약이 체결되면 우리 경제의 대안적 발전모델을 모색하려는 노력 자체가 무의미해지거나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미 FTA 조약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이를 계기로 우리의 성장률을 몇 퍼센트 높일 수 있다는 단순한 계산으로 감행할 수 있는 경제통상조약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동안 지속될 우리 경제의 틀과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우리 국민 모두의 근본적 결단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단지 통상문제를 잘 아는 몇 명의 관료들(그들이 아무리 합리적이고 영특하다 하더라도)의 손에만 맡길 수 있는 문제일까?

우리 공동체의 운명과 나아가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국가정책(현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미래에 살아 갈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중대한 정책)의 결정은 공동체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질 때만 정당성을 얻게 된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이러한 국민적 합의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민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 결정을 함으로써 나타난다. 한미 FTA의 체결이 바로 그 경우에 해당한다. 한미 FTA의 체결 과정에서부터 국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넷째, 한미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의 적극적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FTA 협상은 매우 방대한 협상이다. 우리는 칠레, 싱가포르, EFTA, ASEAN 등과 FTA를 체결했거나 체결 중이지만, 한미 FTA처럼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를 체결한 경험이 없다. 한미 FTA는 미국식 FTA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17개 협상분과 전부에 대해 심혈을 기울이고, 협정이 체결될 경우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고 문제점은 없는지,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떻게 협상해야 할지를 살펴보고 숙고해야 한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고 워낙 방대한 협상이다 보니 아무리 협상팀이 유능하고 협상팀을 도와주는 공무원들이 똑똑하다 하더라도 그들이 놓치는 부분이 없을 수 없다. 민간 자문위원회나 전문가 그룹이 협상팀을 돕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 전문가들이 협상과정에서 협상내용을 놓고 의견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확신한다.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의 문제제기와 의견을 협상팀에 전하고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통로는 국회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협상 자체의 성공을 위해서도 국회의 더 많은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섯째, 정치의 책임성 측면에서도 국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선출된 대표나 정부에 책임을 지우는 일은 임기가 끝난 뒤의 사후적 평가, 즉 다음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거로 선출된 대표기관이 임기동안 대표적이고 민주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내 한미 FTA 체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현 정부의 FTA 체결 시기와 책임의 시기가 불일치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정책 역시 그 결정 시기와 그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 사이에 시차(time lag)가 있기에 정책결정의 시기와 책임의 시기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보통의 경우와 한미 FTA의 경우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정책의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후임자가 법률의 개정 등 후속조치를 통해 교정할 수 있지만, FTA와 같은 통상조약(通商條約)의 경우에는 후임자가 이미 체결된 FTA의 효과를 저지하거나 되돌릴 수 없다(비가역성). 후임자가 재협상하거나 탈퇴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 역시 위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유로 한미 FTA의 체결을 미룰 수만은 없다. 만약 진정 한미 FTA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통령의 FTA 체결 시기와 책임의 시기 사이의 불일치 문제, 즉 '책임성의 원리'에 반하는 문제를 보완해야 하는데, 국회의 적극적 역할로 FTA 체결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 내지 보강하는 것은 어떨까?

한미 FTA 체결 과정에서 국회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나?

위에서 계속 국회의 '적극적 역할'이라고 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 국회가 FTA 체결 과정, 즉 협상 개시부터 협상 타결 시점까지 정부의 협상팀에 협상의 내용과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그 내용을 적정한 수준에서 반영시키도록 노력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제일 중요한 선결과제는 협상정보의 공개다. 현재처럼 특위가 열리는 날 3일 정도 전에 영어로 작성된 협상문안만을 특위 위원과 그 보좌관 1인이 현장에서 열람만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특위 위원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그 인원도 20~30명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특위 위원이나 보좌관 1인만이 방대한 협상내용을 파악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견을 제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특위에 분야별 전문가들을 전문위원으로 위촉해서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국회 특위 위원에게 협상 상황과 내용, 향후 협상방향 등에 관한 세부내용을 잘 정리해서 보고해야 한다. 다만 특위 위원과 보좌관, 전문위원들은 협상의 진행을 위해 필요한 비밀사항을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안 문제는 국회 정보위에서 하는 방식을 참고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특위 위원이 위원회에서 협상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그에 대한 질문시간에 협상의 문제점이나 협상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이처럼 행정부에 대한 정책질문을 통해 행정부의 집행행위를 통제하는 것이 통상적인 국회의 모습이다) 자연스럽게 협상의 내용과 방향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다. 특위 위원은 협상내용과 관련한 전문가들과 이해당사자 그룹과의 면담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경청하면서, 그들의 이해를 구할 사항은 이해를 구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서 협상에 반영할 내용이 있으면 특별위원회 회의 때 질문 등을 통해 협상팀과 협의해나가면 될 것이다.

이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특위 위원들의 비밀엄수 의무다. 특위에서 보고받거나 협의한 내용에 대해 비공개로 해야 할 의무와 이해당사자 등과의 간담회 때 의견교환 및 토의를 위해 협상내용을 알려줘야 할 필요성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특위위원들이 고민하면서 지혜롭게 처리해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국회가 제대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국회가 FTA 협상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제반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 글에서 얘기한 '국회의 역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말할 것도 없고, 통상절차 전반을 규율할 '통상절차법'을 조속히 제정해서 한미 FTA 협상부터 이를 적용하는 문제, 통상협상을 전담하는 국회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문제, 국회의원들에게 정책전문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 등이 그것이다.

앞의 두 개는 위에서 상세히 얘기했으므로 뒤의 두 가지 문제만 간단하게 더 살펴보자. 현재 한미 FTA 문제를 다루는 국회의 위원회는 여야 간 합의에 의해 구성된 '한미FTA특별위원회'다. 그런데 문제는 협상과정 중의 심사는 특위에서 하고, 협상이 타결되면 비준안 처리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하도록 되어 있는 점이다. 심사와 비준안 처리는 당연히 같은 위원회에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의 합의로 특위에 비준안 처리권이 부여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이 기형적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묘안이 없을까? 모 의원은 '특위와 통외통위를 합친 연석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협상안 심사과정에서 배제되어 내용을 잘 모를 통외통위 위원들이 뒤늦게 비준안 처리에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법은 필자가 올해 초에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지금이라도 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국회법 개정안은 FTA나 DDA(도하개발아젠다)와 같은 통상(通商) 문제를 전담할 특별위원회(통상교섭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내용이다. 통외통위에서 통상문제를 다루기가 마땅치 않고(그 이유는 FTA같은 통상문제는 외교부에 전속된 문제가 아니라 재정경제부, 산자부, 농림부 등 여러 부처의 업무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상업무가 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상임위원회로 하는 것은 적당치 않으니 통외통위나 재경위, 산자위, 농림위 등 여러 위원회에 소속된 위원들로 구성된 상설특별위원회(현재 이런 유형의 상설특위는 여성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보위원회가 있다)를 만들어 여기서 한미 FTA를 다루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조속히 위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국회의 입법업무를 보조하고 지원할 수 있는 '입법지원처'를 국회 내에 설치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좌하는 기관으로는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사무처가 있고 국회의원들의 보좌관이 있다. 예산정책처는 예산과 관련한 업무만을 보조하고 있고, 사무처도 현안 업무의 처리에도 힘겨워하고 있어서 한두 명의 보좌관만으로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그리 쉽지 않다. 입법업무나 행정부 통제라는 업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해줄 수 있는 국회 내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필자가 작년에 발의한 '국회입법조사처법안'이 현재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것은 미국의 입법지원처(CR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enter)를 모델로 해서 만든 것으로, 국회가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정책서비스, 예컨대 정책보고서나 입법조사보고서 또는 장기적인 국가전략보고서 등의 작성, 외국의 입법에 대한 조사, 현재 법제처가 담당하고 있는 법률 필터링 기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설치하자는 법률안이다. '입법조사지원처'가 설치돼야 비로소 국회의 입법기능이나 국정통제기능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미 FTA와 같이 고도의 전문지식과 분석능력을 요하는 업무 역시 입법조사지원처 같은 기구가 설치돼야 특위 위원들이 업무를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맺으며

한미 FTA 같은 국가적 대사에 국회가 너무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에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하지만 국회의원 입장에서도 변명할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 국회가 FTA 협상과 관련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정부나 국회 모두 국회의 역할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는 우리 헌법을 잘못 해석한 데 있다. 지금부터라도 국회가 한미 FTA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를 살펴보고,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통상절차법을 발의한 것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통상절차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17대 국회가 역사로부터, 후손들로부터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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