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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포스코 사태의 주범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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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포스코 사태의 주범과 다름없다"

시민단체들 "뇌사 노동자 계속 외면할 건가"

포스코가 포항지역 건설노동자들의 본사 점거에 앞서 포항시장 및 지역 언론사들을 상대로 여론 조작을 시도한 의혹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포항 건설노조 파업에 대한 여론조작 규탄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포스코는 지난 7일 '공감대 형성 및 노조명분 약화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신문에 실릴 기사의 형식과 제목까지 정한 계획을 세웠고 이 기사들은 며칠 뒤 지역 언론에 그대로 게재됐다. 또 박승호 포항 시장은 포스코의 '여론 형성 협조'를 요청받은 뒤 지역 인사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는 최창호 경북일보 사장, 김종철 KBS포항방송 국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포스코에서 작성한 문건들을 통해 확인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언론단체들은 "거대기업, 관료 등과 '교감'하며 노동자들의 파업을 매도한 언론은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정작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죽어가는 노동자는 외면하며 사태를 호도하는 몇몇 언론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기업이 계획한 여론조작에 '화답'한 언론"
  
  이들은 "문제의 문건은 포항 지역 언론들이 단순한 편파보도를 넘어 거대 기업의 구체적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서 노조에 대한 불리한 여론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포스코의 여론 조작과 그에 '화답'한 언론을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언론이 거대기업, 관료 등과 함께 노동자들의 파업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의하고 보도를 한다면 이는 민주적인 여론 형성 과정을 파괴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박현삼 정책실장은 "언론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길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언론은 이번 포스코 사태에서 공범이 아닌 주범에 가깝다"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전국민중연대의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에도 KBS는 취재를 나오지 않았다"며 "KBS 포항지국장이 포항 시장의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이 서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노동자 죽이는 경찰 폭력은 왜 보도하지 않나"
  
  또한 사회·언론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중앙언론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집회에 참석했던 하중근(45) 씨가 경찰의 방패로 의심되는 물체에 머리를 맞아 현재 뇌사상태에 빠졌는데도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작년 겨울 농민 2명이 집회 도중 경찰의 폭력에 사망했고, 이제는 노동자까지 죽이는 경찰의 만행에 언론은 왜 침묵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중연대의 정광훈 상임대표 또한 "현재 일부 언론들은 노동자들을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고 있다"며 "언론은 파업의 원인과 근본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채 노조의 과격성과 폭력성만을 부각시키는 편파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의 신태섭 공동대표는 "현재 일반 국민들이 포스코 사태를 잘 모르는 것은 언론이 그 책임을 방기한 탓이 크다"며 "과거 정부가 노무관계를 통제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면 이제는 수평적인 정부·자본·언론의 유착관계 속에서 노동자들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부적절한 관계'를 부인하는 포스코와 여론조작 시도에 동참한 일부 언론들은 조속히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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