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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점거 농성의 근본원인 외면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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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포스코 점거 농성의 근본원인 외면 말아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25]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포항 건설노조원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이 8일 만에 자진해산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강경대응방침을 천명한데다 국민여론의 호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인지 자진해산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원 58명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노동운동의 투쟁방식도 이제는 달라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용득 위원장을 초대했습니다.

올 봄 노사정 대화 복귀를 시작으로,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투쟁일변도의 노동운동에서 새로운 노동운동을 지향하며 변화의 행보를 걷고 있는 이용득 위원장...

그가 지향하는 한국 노동운동의 방향은 어디인가?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입니다

이용득 위원장은 1953년 경북 안동 출신으로, 1986년 상업은행 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했습니다. 90년엔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을 지냈고 96년 한국노총 투쟁상황실장으로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에 앞장섰습니다. 2000년에는 금융노련위원장으로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반대하다가 구속돼 1년을 복역했고, 2004년 6월부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투쟁적 노동운동노선에서 탈피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외자유치에 나서는 등 과감한 변화의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노사정위원회 본회의 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이번에 포스코사태가 있었죠. 사실 포스코사태의 노조원들은 이용득 위원장이 이끌고 계시는 한국노총이 아니라 민주노총 소속이죠. 다른 조직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워낙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사태기 때문에.. 같이 노동운동을 하시는 입장에서, 이번 사태가 왜 처음에는 굉장한 충격을 사회에 불러왔지만 결국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자진해산 되면서 58명이라는 노조원이 구속되는 사태로 끝났거든요. 저도 보면서, 강경투쟁이라는 게 옛날만큼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오랫동안 투쟁해 오신 운동가로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용득 : 저희 한국노총 산하에도 지금 파업현장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언론에 안 나오죠. 아주 합법적이고 질서있는 투쟁을 하면 언론의 주목을 못 받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코 사태에서는 투쟁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 건설시장의 불법적인 다단계 하도급구조, 또 저가하도급문제에서 비롯된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잘 지적이 안 되는 경향들이 있고, 또 주무부처인 건교부에서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노동부에서만 이 부분에 대해서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어쨌든 자진해산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건설시장의 근본적인 하도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설시장의 합리화를 기할 수 있는 개선책들이 이번 기회에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인규 : 자진해산으로 끝났다고 해서 문제가 끝났다고 볼 게 아니라, 그런 점거농성이 일어나게 된 근본원인을 봐야 된다. 하청의 맨 밑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봐야 된다..

이용득 : 이런 것들이 결국은 노동자들의 임금착취 쪽으로만 연결되는 게 아니라, 결국 부실공사의 근본원인이 되는 거거든요.

박인규 :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들도 지금 파업을 하고 있지만 룰을 지켜서 합법적으로 하면 별로 사회에서 주목하지 않더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번에 점거농성 하신 분들도 그런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죠?

이용득 : 제가 어제도 창원에 있는 한국노총 산하의 오티스 엘리베이터 파업현장을 다녀왔어요. 그런데, 한 2000명이 파업을 하고 있는데도 지역언론에서 조차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합법적이고 질서있는 이런 파업들을 하면 언론에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사항이 비춰지지 않고, 불법적으로 해야만 언론에서 부각시키는 모순이 있더라구요.

박인규 : 파업을 하는 쪽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파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게 투쟁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보죠?

이용득 : 당연하죠.

박인규 : 그러다 보니까 주목을 끌기 위해서 불법적으로, 룰에 맞지 않게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 최근에 또 언론의 관심을 무지하게 끌고 있는 사안이 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 상당히 오랫동안 하고 있는데 또 결렬됐다. 그래서 생산차질액이 1조2천억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이 사업장도 사실 한국노총 소속은 아닙니다. 하지만 워낙 국민적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대기업 노조가 임금인상에 대한 지나친 요구를 자제해야 비정규직 문제를 풀 수 있다. 어떻게 보십니까 그런 논리에 대해서는?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용득 : 비정규직 문제를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해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잘못된 거죠. 노동자들의 문제만 갖고 해결할 수는 없는 거고, 결국 재계나 정부의 분담이 있어야 되겠죠. 어쨌든 현대자동차 부분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16년째 연속파업이라고 했을 때, 노동조합 하는 사람으로서도 연속적으로 이렇게 파업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 또 과거 일본 같은 경우 닛산과 도요타 중에서 닛산이 아주 강도높은 투쟁들을 계속 했죠. 그러면서 도요타에 1위 시장을 내주게 됐는데, 16년째 계속 하다 보니까 울산시민들은 과연 어떤 반응일까.. 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번에 울산시민들도 파업을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같은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16년 동안 연속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노동조합에서도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측이... 이러한 사태가 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가 하는 부분에서, 한국노총 산하에 대그룹 LG가 있습니다. 80년대 말에 넉달 정도 엄청난 파업을 하고, 경영진들을 포크레인에 싣고.. 이런 험악한 투쟁을 했던 적이 있는데 사측이 달라졌어요 그 이후에. 진정으로 경영부분에 대해서 노동조합에 투명하게 대했고, 노동조합과 함께 고민했고. 이러면서 처음에는 일시적인 제스처 아니겠는가 하고 보다가, 사용자들의 진정성을 보고 노동조합이 바뀌어서 지금 16년째 무분규사업장이 됐거든요. 그래서 현대자동차 부분은 노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저는 감히 말씀드리지만, 사측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전근대적이지 않은가. 이번에 벽장에서 돈이 수십억이 튀어나오고 이런 것들을 보면 노동조합에서도 투쟁하는 데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박인규 : 16년간 매년 파업을 하게 된 것이 반드시 전부다 노조만의 책임으로 볼 순 없는 부분도 있다. 이런 지적들이 있는 것 같아요. 파업이 계속되고 극한투쟁이 되는 게 기업별 노조의 특성도 좀 있는 게 아니냐..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서 산별노조로 바뀌는 게 좋다. 최근에 금속노조 등이 그런 움직임을 하고 있는데,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용득 : 기업별 노조는 사실 노동운동이라고 볼 순 없습니다. 집단이기주의죠. 자기 사업장 내 문제에 국한되는 것을 노동운동 전체 큰 방향에서 말할 순 없는 거구요. 그래서 저도 금융노조에서 금융노동조합연맹을 금융산별노조로 2000년도에 전환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민주노총의 금속산별노조가 아주 박차를 가하면서 우리 한국노총에도 상당히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보는데요, 산별노조가... 산업 내에는 대기업들도 있지만 중소기업들도 있고, 처한 상황들이 다 다르죠. 그래서 어떤 특정 사업장에 국한된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산별차원에서는 커다란 사업장, 또 하청사업장 전체를 아우르면서 공정한 룰을 요구할 수도 있구요, 또 노동자들간의 임금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노동운동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산별노조입니다.

박인규 : 그런 산별전환 움직임에 대해서 경총이나 사용자측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게 보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이용득 :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들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지난번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논외로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경총 이수영 회장님도 산별노조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좋게 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박인규 : 좀 더 많은 이해의 심화가 필요하겠군요. 아직도 안 풀리는 현안 중 하나가 비정규직 법안. 이걸 2004년 9월에 정부에서 입법 발의한 이후에, 원래 지난 봄에 통과시킨다고 했다가 아직도 안 됐거든요. 지금 한국노총 입장은 어떻습니까? 현행의 법안대로 빨리 통과되는 게 좋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고쳐야 될 중요한 부분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용득 : 비정규직보호법안이 저희 노동계의 요구대로 완벽하게 됐으면 좋겠죠. 그러나 비정규직보호법안이 처음 정부안이 나왔던 게 재작년 말이었죠. 벌써 1년 9개월 정도 됐는데, 그렇게 표류하는 동안 비정규직은 벌써 5,60만 명이 또 늘었습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 보호법안을 만들어 놓고, 노사정간의 비정규실태조사특위를 만들어서 이 법안을 시행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감개해소하기 위해서 2차, 3차 논의를 계속 거치면서 법안을 좀 단계적으로 개선하자는 게 한국노총의 요구입니다. 그런데 작년 말에 저희 한국노총이 절충안을 냈었죠. 노동계의 요구만 100% 받아들일 순 없을 것 같아서. 그때 반발하는 세력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벌써 한 8개월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좀 더 강도높은 투쟁이 이어져야 되는데 비정규직법안이 표류하니까 투쟁도 잦아들고 지지부진해진단 말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보호법안을 만들자는 건지 비정규직보호법안을 아예 송두리째 저지하자는 건지 의미가 참 분명하지 않은데, 저희들은 그렇습니다. 빨리 비정규직보호법안이 1차적으로 만들어지고, 거기에 대한 문제점이 또 2,3단계에서 차츰 보완돼야 된다.

박인규 : 일단은 시행해놓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나가자.. 한미 FTA문제가 굉장히 뜨거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데, 민주노총이 아주 명백한 반대입장을 취하는 데 비해서 상대적으로 한국노총은 좀 조용하다는 평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용득 : 그렇지 않습니다. 한미FTA 반대에 대해서는 양대노총의 입장이 똑같구요. 저희도 범대위에 속해있고, 오히려 집회는 저희가 7월 8일에 대학로에서 약 3만 명 모여서.. 한국노총이 먼저 불을 지폈죠. 그 다음 12일에 민주노총의 서울역 집회가 있었고. 또 범대위 차원에서 시청앞 집회가 있었는데요, 우선 그런 겁니다. 저희들은 국민의 이해과정이 좀 많이 생략됐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노동법안 관련된 협상팀이 한국의 양대 노총을 다 방문해서 의견도 듣는 과정이 있었는데, 오히려 우리 정부는 그런 부분을 생략하다 보니까.. 또 상대가 초강대국이고 경쟁력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미국이다 보니까 전 국민들이 우려하는 게 당연하죠.

박인규 : 제가 잘 몰랐던 부분인 것 같군요, 생각을 고쳐야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용득 위원장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이위원장이 펼쳐나가려고 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의 방향은 어떤 것인가 질문해 보겠습니다. 지난 달 말인가요? 이용득 위원장이 한국투자환경설명회에 참석해서 외국자본을 한국시장에 많이 투자해 달라고 직접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신선하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그건 노총위원장이 할 일이 아니다.... 논란이 많았습니다. 왜 나가신 겁니까?

이용득 :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만 주체는 아니구요, 노사정이 다 책임있는 주체들입니다. 노동조합도 사회주체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겠다. 사회에 이로운 부분이 있다면 노동조합도 거절하고 외면해선 안 되죠. 그런 차원인데, 그 일부 부분에서 경총회장이 해야 할 몫을 노총위원장이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외자유치를 하러 가면 노사정의 각자 몫이 다 따로 있는 겁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잠재투자가들이 요구하는 어떤 제도적 보완이나 제도적 환경들에 대해 얘기를 듣고 그런 부분들을 고쳐나가겠다는 약속들을 하는 거구요. 또 재계 입장에서는 어느 산업이 여러분들이 투자하기에 상당히 좋다, 주변산업들의 인프라가 잘 돼있고, 이런 투자여건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거구요, 또 노총위원장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외신에는 투쟁만 집중적으로 보도되기 때문에 전체 사업장의 노사가 다 그런 줄 잘못 인식돼 있거든요. 그렇지 않다고 하는.. 또 한국의 노동운동이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고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거거든요. 그래서 경총회장과 우리 역할은 다르구요.

박인규 : 역할부담을 한 것이다. 실제로 나가서 외국인 투자가들과 말씀 나눠보시다 보면 여기서 느끼던 것과는 좀 달랐을 것 같아요. 그런 활동을 해보시니까 어떤 느낌이시던가요?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한국의 노동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구나..

이용득 : 저는 외국인들이 투자에 제일걸림돌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부분이라는 얘기들을 정부가 재계가 했을 때 엄살 아닌가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까 그렇더라구요. 우리나라의 기존 투자가들도 그렇고 앞으로 투자를 고려하는 잠재투자가들도 그렇고, 노사관계에 대해서 아주 예민하더라구요. 그래서 노동문제를 재계나 정부가 그렇지 않다고 얘기했을 때 신뢰도가 없었던 게 사실이고, 노동조합 하는 사람이 직접 가서 설명하니까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이고. 이번에 상당히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노동운동 전반적인 부분들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구요. 오히려 투자를 촉진하는 기회가 됐을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나름대로는 한국노동운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씀이신데, 현대자동차 파업을 말씀하시면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강경일변도의 투쟁이 1차적으로 노조에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사측이나 정부측에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용득 : 재계가... 우리 기업에 노동조합이 필요하냐 아니냐 했을 때, 아니라고 하는 경영진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직까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인데요. 유럽에서는 보수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재계든 노조든 일반 국민이든 필요하다고 하는 게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이런 동반자적 사고를 갖고 있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게 많다.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때는 노동조합과 함께 경영의 어려움을 분담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노동조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박인규 :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사측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이위원장께서는 그런 노사관계의 변화, 발전을 위해서 노사발전재단이라는 걸 만들어야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노사발전재단이라는 게 어떤 건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이용득 : 아까 외자유치에서 말씀드지 않습니까? 한국노총이 사회의 주체인데, 주체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표현이 외부적으로는 외자유치로 나타난 거구요, 내부적으로는 바로 노사발전재단을 설립해서 민간주도, 노사공동의 사회적 역할을 하겠다는 이 부분입니다. 지금 우리 노사관계에서 노사는 없습니다. 정부만 있다 보니까 정부 일방적으로 하다 보니까 노동조합도 정부를 불신하지만 재계 역시 정부를 불신하거든요. 정부 때문에 노사가 한발씩 서로 사이가 멀어지는 계기가 되는데, 압축성장시대에는 정부의 역할들이 필요했죠. 그러나 이제는 우리 경제력 규모가 세계 10위권이라고 하는데 노사관계는 노사중심으로 다시 재편돼야 되거든요. 민간주도의 사회적 역할이 뭔가 있어야 된다. 외국같은 경우는 노사간에 돈을 내면 그게 기금으로 형성돼서 실업급여기금도 관리와 집행 부분에서 노사가 직접 참여하고. 교육을 하더라도 우리는 노동조합에서 교육하면 완전히 투사가 되고 전사가 되고.. 또 사용자단체에서 교육을 하면 완전히 노동조합에 대해서 부정적인 사람으로 바뀌게 되는데 공동기구에서 교육을 한다든가. 또 조사통계 부분도 조사연구 부분의 결과물이 정부산하기구에서 나오면 노사가 다 불신합니다. 그런데 이런 공동기구에서 만들면 신뢰도가 높아지는 거죠. 그래서, 바로 그런 사업들을 노사 공동의 틀거리 속에서 한 번 해보자는 게 노사발전재단입니다. 그 노사발전재단을 통해서 노와 사가 사회적으로 역할을 하고 국민들로부터 노사가 불신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이익을 주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죠.

박인규 : 지금까지 노와 사가 자기입장을 강조했다면 노사발전재단을 통해서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는 그런 걸 하시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실제로 언제까지 어떻게 만드실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까?

이용득 : 사실 이걸 제가 작년부터 주장을 했는데, 외국에 딱히 어떤 모델이 있어서 그 모델을 갖고 설명하면 쉬운데, 외국의 여러 가지 제도를 종합하고 또 외국에 없는 걸 하다보니까 설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4월부터는 경총과 같이 노총 내에도 TF팀이 만들어졌고 경총 내에도 TF팀이 만들어져서 실무단위에서 구체적 그림까지다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노사만 가지고 이것을 만들기가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이게 좀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노사정위원회에서 투명한 과정을 통해서 공론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다음 달에 노경총 합작작품을 노사정위원회에 의제로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아마 9,10월 경 가부간에 확정이 되겠죠. 그리고 설립되는 건 내년 초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민주노총과도 논의가 좀 됐습니까?

이용득 : 비공식적으로는 논의가 되고 이런 방향에 대해서 민주노총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상당부분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 민조노총이 아직 노사정위원회에도 못 들어온 상황에서 여기에 초기부터 참여하기는 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박인규 : 노동상황은 사실 계속 악화되고 있고, 또 노동조합의 역할이 어떻게 보면 예전만 못한 부분이 있는데, 이용득 위원장의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노사관계의 발전을 위하고 노동자들의 복지와 권위향상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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