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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3주만에 극장가에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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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3주만에 극장가에서 퇴출

서울 동원 관객 18만에 그쳐, 광고비도 못건져

한반도 상황에 대한 왜곡된 묘사로 시민단체와 네티즌의 '영화 안보기 운동'을 촉발했던 '007 어나더데이'(원제 Die Another Day)가 개봉 3주인 지난달 17일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후 설 대목 이전에 전국 모든 개봉관에서 간판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007 어나더데이'는 개봉 전부터 휴전선이 불바다가 되는 냉전적인 설정과 한국의 농촌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 북한에 대한 편향된 시각까지 겹쳐서 '문제작'으로 영화 팬들의 외면을 받았고 한 영화사이트의 여론조사에서도 62%의 네티즌이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여기에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반미감정까지 가세해 미국 직배사가 배급하는 이 영화는 진퇴양난으로 빠져들었다.

<사진 1>

***서울관객 불과 18만명에 그쳐**

작년말 이 영화를 배급한 20세기폭스사는 "007은 단순한 오락영화일 뿐"이라며 이 영화가 역대 007시리즈 중 흥행 면에서 최고의 수익을 낸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흥행 성공을 자신했었다. 영화사는 또 지하철내 광고판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등 정면 돌파를 시도했으나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말 이 영화개봉에 맞춰 '영화안보기 운동'과 극장 앞 피켓시위를 벌였던 '통일연대'등 시민단체는 지난달 11일부터 전국 1백45개 극장 입구에서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상영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각 TV방송사의 영화소개 프로그램들도 이런 여론에 영향을 받아 이전까지 홍보성 보도를 중심으로 하던 전례를 깨고 오락영화인 이 영화를 냉정한 잣대로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폭스측은 "영화의 내용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나 왜곡이 심하지 않다"며 관객의 '입소문'을 기대하고 지난달 중순 '개봉작 무료상영'라는 이례적인 이벤트를 열기도 했으나 관객들의 시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봉 3주차인 지난달 17일에 집계된 흥행집계에서는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사진2>

영화계에서는 이 영화가 서울기준으로 18만명 정도의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 관객숫자는 보통 서울관객의 배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관객은 40만명 선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한국시장에서의 흥행을 위해 별도로 한국어 대사를 재녹음하는 등 정성을 기울인 것을 고려할 때 형편없는 흥행 참패로 평가받고 있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007이라면 한국을 비하하는 어떤 내용을 담아도 무조건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오만한 자세를 보였던 폭스측이 이번에 광고비만 제대로 건졌는지 모르겠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배우들의 엇갈린 운명**

이 영화는 이 영화와 관련된 배우들에게도 엇갈리는 운명을 선사했다.

<사진3>

북한군 장교 '문대령'역을 제안 받았던 배우인 차인표씨는 시나리오의 한반도와 북한에 대한 묘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할리우드 진출을 포기해 '의식 있는 배우'라는 평판을 얻었다.

반면 종전에 "할리우드에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웠다"며 언론의 칭송을 받던 재미교포 배우 릭 윤씨는 이 영화에서 살인기계 같은 북한군 '자오'역을 연기한 후 영화개봉에 맞춰 고국을 방문했다가 언론의 푸대접과 냉대에 상심한 후 호주에 머물며 술로 불편한 심사를 달래다가 공공장소에서 문제를 일으켜 경찰에 체포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뉴질랜드 출신의 리 타마호리 감독도 이전까지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드는 '변방의 작가'로 대접을 받기도 했으나, '007 어나더데이'의 프로모션을 위한 인터뷰에서 차인표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영화의 정확하지 못한 고증에 대한 궤변을 늘어놓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007의 흥행 참패를 과연 할리우드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앞으로도 계속해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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