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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캐리비안의 해적> 치열한 권력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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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캐리비안의 해적> 치열한 권력싸움

[박스오피스] 7월14일~7월16일 전국 박스오피스

불운이다. 마치 한반도의 정세처럼 영화 <한반도>도 그닥 운이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 13일 전국 500여 개의 스크린을 열며 대대적으로 개봉했지만 안타깝게도 홍수를 만났다. 이 정도 개봉 규모라면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할만 했다. 적당히만 비가 왔다면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됐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날 오히려 더 극장을 찾는 법이니까. 그러나 비가 와도 너무 왔다. 오던 발길도 되돌릴 정도로 심한 비가 왔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의 첫주 개봉 성적은 제헌절 휴일을 포함해 전국 160여 만 명이었다. 160여 만 명이 보통 수치는 아니지만 감독의 이름값, 개봉 스크린수, 개봉 전 일었던 각종 이슈 등등을 생각하면 다소 모자라다는 평가들이다. 어쨌든 <한반도>는 11주 만에 한국영화를 다시 한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향후 얼마나 더 관객을 모을지는 이번 주가 지나야 판단이 설 것이다. 개봉 전이나 개봉 후나 <한반도> 흥행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그 때문이다.
<한반도>에 눈길이 가는 사이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 2>는 소리 소문 없이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 개봉 2주째에 벌써 300만을 넘겼다. 이 영화가 처음 공개됐을 때 흥행 전문가들은 "7월의 다크 호스는 <한반도>도 아니고 <괴물>도 아닐 수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영화가 여름 극장가의 의외의 변수가 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한반도>와 <캐리비안의 해적> 외에 다른 영화들은 한마디로 지리멸렬하다. <수퍼맨 리턴즈>가 이렇게 금세 기세가 꺾일 줄은 몰랐다. 러닝 타임이 다소 긴 것이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주 3위에 턱걸이 했다. 4위를 차지한 <아파트>보다 5위를 차지한 <아랑>의 흥행이 더 주목거리다. <아랑>은 취약한 이야기 구조에도 불구하고 100만 관객을 넘기고 있다. 물론 두 영화 사이에 일주일이라는 시간 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일단 공포영화의 대결이라는 면에서 <아랑>이 한 수 앞서고 가는 듯한 느낌이다. <아랑>이 <아파트>를 앞서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연 여배우 때문일까? <아랑>이 더 무서워서인가, 아니면 덜 무서워서인가. 아마도 <아파트>보다 더 원혼의 느낌이 강하고, 요즘 공포영화의 트렌드를 생각할 때 바로 그 점을 관객들이 더 선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한 <비열한 거리>와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안타깝게도 200만 관객 선에서 가파른 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이유는 조금 더 관객을 모을 수도 있었지만 외부 환경이 더 이상 이들 두 영화를 도와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극장가들은 다른 영화에 내줄 스크린이 별로 없다. <한반도>가 520개, <캐리비안의 해적>이 420개의 스크린에 걸려있다. 거기에 <아파트> 244개, <아랑> 175개, <수퍼맨> 171개 스크린이다. 여름 극장가는 바야흐로 스크린 확보 경쟁이다. 이건 일종의 권력싸움이다. 극장가는 지금 그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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