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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과 영화 찍게 돼서 좋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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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고현정과 영화 찍게 돼서 좋냐고…?"

[핫피플] 김승우, 세 작품 잇달아 찍으며 제2의 전성기 누려

배우 김승우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력을 선보인 김승우는 이번 주 개봉하는 김해곤 감독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소심한 바람둥이를 능청스레 연기한다. 두 영화를 오가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김승우. <해변의 여인>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본지와 한 김승우의 인터뷰를 다시 싣는다. 내용조차 모른다던 <해변의 여인>은 이미 개봉돼 관객과 만나고 있고, 침이 마르게 칭찬하던 영화 <보고싶은 얼굴>은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이름을 바꿔 관객과 만날 준비 중이다. 인터뷰도..너무 일찍하면 아쉬운 법이다. - 편집자 주
홍상수 감독의 신작 <해변의 여인>의 기자회견을 취재하고 온 후배기자에게 물었다. "김승우는 안 왔어?" "왔어요." "근데 왜 그 친구의 코멘트는 아무 것도 없어?" "있긴 있었지만 워낙들 고현정한테만 질문을 하는 분위기여서요" 자, 그래서 우리는 얘기 끝에 김승우를 인터뷰 하기로 했다. 모두들 똑같이 고현정 얘기만 할 때 우리는 그녀의 상대역인 김승우에 대해 얘기하기로 했다. 그게 신선하니까.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김승우는 지금 인터뷰를 해야 하는, 스타 중의 스타다. 김승우는 요즘 바야흐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TV에서는 사전제작된 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에서 주연으로 나왔다. 영화만 해도 줄줄이 세 편을 찍었거나 찍고 있다. 새로 들어간 <해변의 여인>을 비롯해서 얼마 전에는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김해곤의 감독 데뷔작 <보고싶은 얼굴>을 마쳤다. 무엇보다 한국 배우로는 보기 드물게 일본영화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어서 그것 역시 촬영을 마쳤다. 일본영화의 제목은 <스테키나 요루, 보쿠니 구다사이>다. 우리말로 하면 <멋진 밤, 제게 주세요>이다.
김승우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매니저를 통해 김승우와 간신히 연락이 닿았다. 연락하기가 힘들다고 툴툴댔다. 당연하다는 투로 그가 말했다. "내가요, 요즘 동방신기 스케줄이라니까요." 기자회견 때 고현정한테만 질문이 쏟아져 섭섭했겠다고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성질 났겠다고) 했더니 전화 너머로 특유의 우하하 웃음이 터진다. 마치 별 걸 다 얘깃거리로 만든다는 투다. 그리고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딴 거 신경 안씁니다." 그러면서도 덧붙이는 말은 이랬다. "만납시다." 그래서 급하게 시간을 잡았다. 그리고 그를 만났다. 실로 오랜만에. - 요즘 왜 그렇게 인기가 좋은가? 우하하.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이렇게 운이 좋은 인간인지.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나오는 영화마다 흥행성적이 안 좋았다. - 그랬지. <비밀> 같은 영화를 시작으로 해서…. 이래서 오래된 기자를 만나면 싫다. 감추고 싶은 '비밀'을 너무나 많이 안다.
김승우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그런가? 하기사 <예스터데이> 같은 작품도 기억하니까. 난 그 영화 진심으로 좋아했다. 특히 터프한 형사 역으로 나왔던 당신 캐릭터를. 으… 정말….아무튼 그랬다. 나오는 영화마다 다 깨졌다. 그런데 요즘 많은 영화에서 나를 찾는다. 내가 잘나서이겠는가. 운이 좋아서다. 고마운 팬들 덕분이다. - 최고 연장자 한류 스타라던데? 내 참…. 당신이 아무리 비아냥거려도 일본에서 꽤 괜찮은 분위기다. - 어느 정도인가? 매번 너무 놀라는 건, 팬 레터를 보내는 사람들이, 물론 우리 식으로 말하면 대부분 아줌마들이지만, 모두가 다 우리말로 글을 써서 보낸다는 거다. 그 정성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 <멋진 밤, 제게 주세요>라고 했나? 어떤 내용의 영환가?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의 러브스토리. 음… 거기서 난 운동선수다. 컬링 국가대표. 컬링이 뭔지는 알겠지? 스포츠 스타이긴 한데 약간 한물 간 스타다. 나는 주로 한물 간 인생을 많이 맡는다. 근데 <해변의 여인>은 언제 얘기하나? - 맨 나중에. 그보다 궁금한 게 더 많으니까. 특히 <보고싶은 얼굴>이라는 작품. 음… 맞다. <보고싶은 얼굴>, 정말 좋은 작품이다. 아니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겠다. 매우 징그러운 작품이다. 아내와 정부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 얘기다. 그렇고 그런 신파 같지만 그게 아니다. 이 남자는 그 둘 사이에서 지독한 사랑을 경험한다. 특히 정부와의 사이에서. 예컨대 이런 거다. 막 결혼을 한 남자 주인공이 부인과의 첫날 밤을 앞두고도 애인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면 그 애인이라고 하는 여자가 하는 말이, 너희 둘이 섹스를 나누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밤새 달콤하게 지내는 것만 생각하면 속이 뒤집어진다며, 그러니까 아무 생각하지 말고 섹스만 하고 오라는 거다. 전화통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거지. 사랑이라는 게 뭔지, 그 지독한 열병이라는 게 뭔지, 사람들은 왜 어떤 상대에게 집착하게 되는지, 뭐 그런 얘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누가 그러더라. 이거 내 얘기라고. 아마도 보는 사람들이 겉으로는 얘기하지 않더라도 속으로는 다들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 그 누가 누구인가? 밝힐 수 없다. 그걸 어떻게 얘기해. 스캔들 난다. - 영화 속 얘기가 당신 얘기 같지는 않고? 참, 나…. 난 처음에 주인공 마음에 동화가 되지 않아서 혼났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난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다. 아내를 두고 딴 여자를 생각하지 않는다. 아, 참. 그리고 그 영화에서 애인 역을 맡은 친구가 장진영인데, 아마도 장진영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아내를 두고 등등의 얘기는 인기 발언같다. 하기사 지금의 당신 아내라면…. (핸드폰에 있는 부인 김남주의 사진을 보여주며 "내가 봐도 너무 예쁘다"고 한다. 그럴 때의 김승우는 정말… 얄밉다.)
김승우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하여간 오늘 만나서 <보고싶은 얼굴> 얘기를 제일 길게 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인가 보다. 그렇다. 다만 걱정인 것이 6월에 개봉한다는 거다. 월드컵 때. 흥행이 될까? - 당신 작품 중에 그러다 망한 작품이 있었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개봉한 <예스터데이>. 또 그 작품 얘기한다. 딴 얘기하자. - 드디어 물어봐야겠다. <해변의 여인>. 어떤 영화인가? 나도 모른다. 홍상수 감독 영화는 촬영장에 가는 순간까지 그 누구도 어떤 내용인지 모른다. - 에이 설마…. 잘 알면서 왜 그러나. 아침에 촬영장 가서 감독님 어디 있냐고 스탭들에게 물어보면, 저기서 집필중이라고 대답한다. 처음엔 정말 웃음밖에 안 나왔다. 곧 슛이 들어갈 텐데 집필중이라니. 근데 겪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정말 현장에서 그때그때 집필하고, 그때그때 얘기를 만든다. 정말로 정말로 대단한 감독이다. - 근데 그 영화가 어떤 내용이냐니까? 나도 모른다니까. 다만 그건 얘기할 수 있겠다. 고현정 씨가 맡은 역은 후배의 애인이다. 근데 내가…. - 흠 알겠다. 한 가지만 더 묻자. 고현정과 영화를 찍게 되어서 좋은가? 참, 나…. 대답하지 않겠다…. 아니다 하겠다. 난 이번 영화를 홍상수 감독 때문에 선택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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