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정치적 위기가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총선 이후 새 정부 구성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총선에서 최대 의석을 차지한 시아파의 새 총리 후보를 둘러싼 정파간 이견으로 의회 소집이 다시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총리 후보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의회 소집 또다시 연기…총리 후보 문제 등 현안 때문**
총선 이후 4개월 동안 이라크 정파들은 누가 다음 내각을 이끌 것이며 다음 의회의 핵심 지위에 누가 앉아야 하는가를 두고 끊임없이 다퉈 왔다. 수니파와 쿠르드족은 시아파가 후보로 내세운 현 총리 이브라힘 자파리를 다음 총리로 내세우는 데 반대해 왔으며 시아파 역시 이같은 반대에 대한 보복으로 다른 직위에 대한 수니파 후보들을 반대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더욱이 시아파는 수니파가 새 정부 구성 작업에 참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시아파를 대상로 한 폭탄 테러 등 저항세력의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쿠르드족 국회의원 마흐무드 오트만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정치적 위기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자파리 총리의 연임 문제가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고 또 다른 문제는 시아파가 수니파의 국회의장 후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44석을 차지한 수니파가 이끄는 국민일치전선은 국회의장 후보로 이라크 이슬람당의 지도자 타레크 알-하셰미를 제안한 바 있다.
이같은 문제들로 17일로 예정됐던 이라크 의회 소집이 또다시 "며칠 더" 연기됐다.
의회의 가장 큰 정치세력인 시아파 정당 통합이라크연맹(UIA) 소속 의원 바셈 샤리프는 의회 소집 연기 결정은 "모든 정파들이 그들의 후보를 결정짓고 의회의 각 역할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총선 이후 단 한 차례 전체 모임을 가졌을 뿐인 275명의 의원들이 며칠 안으로 많은 정치 현안들에 대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주재 이라크 대사 "새 총리 후보는 알리 알-아디브 유력"**
새 정부 구성 작업의 난관 중 하나인 신임 총리 선출 문제에 대해 미국 주재 신임 이라크 대사인 사미르 수마이다이는〈CNN〉과의 인터뷰에서 자파리 현 총리의 교체가 조만간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수마이다이 대사는 "여러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같은 정파의 알리 알-아디브"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라크 정국은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바그다드에서는 연일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최소 34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17일에는 총상을 입은 12구의 시체가 바그다드 시내 곳곳에서 발견됐다. 수니파의 유명 정치인인 살레흐 알-무틀라크의 동생 타하 알-무틀라크도 이날 바그다드의 한 시체보관소에서 시체로 발견됐다고 이라크 관리들은 밝혔다.
영국의 〈BBC〉 방송은 이날 바그다드 서부 115㎞의 라마디에서 미군 관측소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주변 건물들이 부서지고 차량이 불탔다고 전했다. 이날 공격으로 미군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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