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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 이라크전략 "시아파를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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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 이라크전략 "시아파를 공격하라"

이라크 상황에 대한 미군 통제력 회복이 목적인 듯

지난달 26일 미군과 미군이 지원하는 이라크 특수부대가 바그다드 시내의 한 건물을 공격해 최소 16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다. 시아파 지도자들은 이들이 공격한 건물이 시아파 사원이었으며 이 공격으로 사원에서 저녁 기도를 올리던 무고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미군은 이들의 주장을 대부분 부인했다.

제3세계 전문 통신매체인 〈인터프레스서비스(IPS)〉는 3일 이 공격이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공세적인 작전을 시작하는 미국의 새로운 정책의 첫 시작점이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그날 공격을 기점으로 '시아파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라는 전술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美, '시아파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전술 전환?**

〈IPS〉는 당시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의 회합장'이라고 주장했던 건물에 대한 공격을 벌이기에 앞서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가 미국은 그 작전의 주요 공격 대상으로 시아파 민병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전했다.

칼릴자드 대사는 시아파 민병대는 아직까지 한 번도 집중된 공격을 받은 바가 없지만 이들은 저항세력보다 더 많은 이라크인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모크타다 알 사드르에 충성하고 있는 마흐디군을 꼭 집어 지목했다. 지난 총선에서 다수석을 차지한 시아파가 소위 '위험 세력'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시아파를 못마땅해 하는 또 하나의 주요 원인이 바로 이란과의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얘기는 이미 새로울 것도 없다. 특히 칼릴자드 대사가 지목한 마흐디군은 어떤 시아파 정치조직보다 이란과 가깝다. 지난 1월 테헤란을 방문한 알 사드르는 "마흐디군은 이라크와 이슬람 국가들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 만약 이란이나 또 다른 이슬람 국가들이 공격의 대상이 된다면 우리는 그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시아파의 민병대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계없이 시아파는 민병대를 포기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아파 정치지도자들은 민병대가 시아파 주도의 정부 구성을 훼방 놓으려는 그 어떤 움직임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여기고 있다.

시아파 지도자들은 미국이 새 이라크 정부 구성에서 시아파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쿠다이르 알 쿠자이 다와당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그와 같은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시아파와의 싸움은 그들이 위험한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IPS〉는 결국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군사적 작전 감행이라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은 오히려 미군 점령에 대한 시아파의 광범위한 단결을 불러올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군의 꼭두각시 이라크 특수부대, 경찰 특수부대 등 이용**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듯 이라크의 시아파 주요 3개 정치조직은 지난 26일의 사태에 대해 이는 '대학살'이라며 일제히 미군을 비난했다. 더욱이 이들은 미군은 이라크의 치안권을 이라크 정부에게 이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라크 주요 정치인들의 이같은 요구는 이라크 정부가 가진 군대와 경찰의 통제권은 형식적인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이라크 군대 조직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실제 미국은 이라크 특수부대와 경찰 특수부대 등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미군의 군사적 공격의 창끝에는 구성원의 대다수가 쿠드르족인 1300여 명의 이라크 특수부대가 있다. 미 국방부는 이들이 이라크 중앙정부보다 미군 특수부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랑삼아 언급하기도 했다.

이라크 특수부대는 2개의 대대 규모로 이뤄져 있는데, 반테러합동군사조직과 이라크 특수부대가 그것이다. 지난 26일 미군 특수부대와 함께 사원을 공격한 것은 반테러합동군사조직이었다.

또 CIA 고문관들은 이라크 내무부 산하에 5000여 명의 엘리트로 구성된 경찰 특수부대도 만들어냈다. 이 부대는 이론상으로는 내무부 산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지원하는 아드난 타비트 장군에 의해 지휘되고 있어 이라크 특수부대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더 잘 훈련되고 더 좋은 무기를 가진 이라크 군대를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시아파 민병대의 주력군은 알 사드르의 추종자들이다. 2004년 미국 정보 기관은 마흐디군이 1만 명의 전투병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한 바 있으나, 지난해 알 사드르의 추종자들의 신규 지원으로 현재는 대략 그보다 7배 정도 더 많은 수의 민병대원이 조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아파의 바드르 조직도 1만 명의 민병대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 호위대가 그 훈련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란이 재정지원까지 하고 있다는 의혹이 미 고위관리들에 의해 제기된 바 있는 조직이다.

이처럼 시아파 지도자들이 민병대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미국에 대한 불신이 근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뤼셀에 위치한 '국제위기그룹'의 주스트 힐터맨은 이라크의 시아파 지도자들은 미국의 '두 번째 배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 배신은 1991년 걸프전 막바지에 미국의 지원 약속을 믿고 사담 후세인 체제에 봉기했던 시아파가 미군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수천 명이 후세인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일을 일컫는다.

***이라크 재앙에 대한 백악관의 근심의 결과물?**

〈IPS〉는 시아파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한 미국의 움직임은 이라크에 임박한 재앙에 대한 백악관의 우려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내전 일보 직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라크 사태의 해법을 찾지 못한 미국이 시아파를 눌러 애초의 목표를 이뤄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인들과 이라크 현지의 미군 장교들은 이라크가 내전 위기는 아니라며 연일 강변하고 있지만 이라크 현지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백악관은 이라크의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정치적 협상이 현재의 이같은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방책이 될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은 이라크를 자신의 입맛대로 통제하기 위해 시아파 민병대에 대해 더욱 더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바그다드 거리에 수천 수만의 추종자들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시아파 민병대를 미국이 뜻대로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결국 이같은 미국의 전략은 궁극적으로는 명백히 점령의 정치적 실패라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IPS〉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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