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미만 청년들의 고용 후 2년내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최초고용계약(CPE) 법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프랑스가 28일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빌팽 총리와 勞·學 대표자의 '무의미한 만남'**
프랑스 〈AFP〉 통신은 28일 프랑스가 '검은 화요일'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PE의 철회를 요구해 온 학생과 노동계가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국적인 총파업과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해 왔던 까닭이다.
CPE 법안은 프랑스의 높은 청년 실업난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그 해결책으로 26세 미만의 청년들을 고용할 경우 2년 내에 자유롭게 해고가 가능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청년실업난을 풀겠다는 것이다.
빌팽 총리는 이 법안은 만성적인 프랑스의 청년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연일 주장하고 있지만 학생들과 노동계는 이 법안이 청년들의 고용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 : 빌팽 총리+ 여자 얼굴 크게 나온 사진〉
학생들의 시위가 몇 주째 계속되면서 프랑스의 각 대학과 중고등학교는 이미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지난 주말, 84개 대학 중 60개 대학이 폐쇄되는 등 파행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의 4300개 중고등학교 중 600여 개의 학교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빌팽 총리는 지난 24일 주요 노동조합 대표단과 협상을 가졌지만 '이틀 간의 무의미한 만남'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CPE 법안의 일부를 수정할 수 있다는 빌팽 총리의 제안을 거절하고 완전한 CPE 법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학생 대표자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주요 학생 그룹 지도자들은 총리와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총리 집무실 밖에서 CPE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상에 나온 온건파 학생 대표들과의 대화도 성과를 내기는 힘들었다.
***28일 대규모 파업 예정…"유일한 해결책은 CPE 철회뿐"**
지난 23일 한 차례 대규모 시위로 도시 곳곳이 불타오른 데 이어 28일 대규모 총파업과 항의 시위를 앞두고 프랑스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이날 파업에는 철도, 항공, 교사, 병원 노조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이어서 파리의 지하철은 평소 운행 횟수의 절반 정도만 운행될 전망이며 항공기의 대량 취소와 비행 연기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교사들까지 총파업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전국적으로 200여 건이 벌어질 예정인 항의 시위에도 대규모의 참가자들이 가담할 것으로 예측된다. 프랑스가 또 한 차례 들썩일 전망이다.
프랑스 제1노총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의 베르나드 티보 위원장은 28일 총파업이 3주간 계속되고 있는 긴 항의 시위와 저항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유일한 해결책은 CPE의 철회뿐"이라며 "우리는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노동조합연맹체인 노동자의 힘(FO)의 장 클로드 마이이 위원장은 "28일 밤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응답이 없으면 반발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2개 : 시위 장면〉
학생들도 28일 노학(勞學) 연대 총파업과 시위에 이어 30일에는 기차역과 주요 도로를 점거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다 새달 4일 시위계획까지 준비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학생들은 26일 빌팽 내각의 총사퇴까지 요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은 학생들이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 사태는 가능한 빨리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프랑스 정부와 빌팽 총리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AFP〉는 지난 24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CPE 철회를 바라는 응답이 66%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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