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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佛 노동계, 총파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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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佛 노동계, 총파업 경고

20일 저녁 時限…빌팽총리, 노동계와 청년 설득나서

"CPE에 죽음을!"
"우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새 노동법을 둘러싼 프랑스의 소요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18일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진 이후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노동계와 청년 대표들을 직접 만나 최초고용계약(CPE)의 중요성을 설득하겠다며 사태 진화에 부심하고 있지만, 프랑스 노동계는 20일 저녁까지 정부가 CPE를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20일 저녁까지 철회 안하면 23일 총파업할 것"**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정부가 고집하면 하루 동안의 총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며 CPE에 맞선 총파업을 경고했다. 티보 위원장은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같은 모멘텀이 유지되면 빠른 시일안에 CPE 철회를 받아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8일 대규모 시위를 벌인 프랑스 학생들과 노동단체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를 겨냥해 20일 저녁까지의 48시간을 최후통첩 시한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프랑스 일간지 〈리베리시옹〉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빌팽 총리가 이 법안을 철회할지 회의적이라는 대답이 응답자의 63%에 달했다.

〈사진 : 시위 장면 + 물대포 쏘는 경찰〉

CPE는 고용주가 26세 미만의 청년을 채용하면 첫 2년간은 별다른 사유 없이도 자유로이 해고가 가능토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심각한 사회문제인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정부가 입안하고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이다.

학생과 노동계는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CPE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며 잇따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CPE를 '(한번 쓰고 버리는) 클리넥스 계약'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사태로 현재 16개 프랑스 대학의 기능이 마비됐으며 다른 수십 개의 대학도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진 18일, 경찰 추산으로만 50만 명이 파리에서 가두 행진을 벌인 뒤 발생한 폭력 사태로 52명이 다치고 167명이 검거됐다고 프랑스 경찰측이 밝혔다.

이날 오후 6시께 나시옹 광장에서 시위대의 행진을 경찰이 막아서자 시위대는 빈병과 돌을 던지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시위대 진압에 나섰고 학생들을 구타하면서 경찰 차량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외신들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사진 : 경찰에 끌려가는 학생 + 경찰 속에 둘러싸인 시위대〉

학생 시위의 상징인 소르본대 앞의 담과 바리케이드에는 "모두가 불복종하면 아무도 명령할 수 없다", "경찰은 도처에 있지만 정의는 어디에도 없다"는 격문이 눈길을 끌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빌팽 "CPE 잘 이해하면 법안 지지하게 될 것"**

CPE를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과 더 큰 대중집회에 직면할 것이라는 압박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도 내비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빌팽 총리는 법안 반대 세력을 직접 만나 설득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설문조사 기관 BVA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0%의 프랑스인이 이 법안의 철회를 바라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다각도의 압박을 받고 있는 빌팽 총리는 노동계와 청년 대표들을 만나 설득에 나설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빌팽 총리는 20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노동계와 청년 대표들을 만나 새 노동법의 중요성을 설득할 계획이다. 빌팽 총리는 그동안 사람들이 이 법안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면 그들도 새 고용 창출의 방안으로 이 법안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해 왔다.

***빌팽 총리 '사면초가'…정치적 입지 더욱 줄어들 듯**

그러나 CPE 법안에 대한 노동계와 청년층, 야당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빌팽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것이 프랑스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나아가 대통령 출마 의지를 갖고 있는 빌팽 총리가 CPE 법안에 대한 범국민적 반발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열망도 접게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빌팽 총리가 다음 주말까지 여론을 돌려놓지 못한다면 대규모 학생시위에서 비판의 도마에 올라 물러났던 프랑스 정치인들의 길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9일 프랑스 일요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37%로 지난달 43% 보다 6%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CPE에 반대하는 여론은 지난주 55%에서 13%포인트 상승한 68%로 나타났다.

최근 CPE를 둘러싼 파장으로 지지도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빌팽 총리가 노동계와 청년 대표들과의 대화를 통해 연일 격화되는 사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지만, 노동계와 학생들은 'CPE의 철회'를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어 CPE를 둘러싼 대규모 혼란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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