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단일후보로 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뛰어든 한명숙 의원은 "나는 여성 상임중앙위원이 목표가 아니라 이 시기에 당을 구하는 당의장이 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다"며 "여성이기 때문에 뽑아달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보수에 갇힌 박근혜와는 역사적 경험이 다르다"**
한 의원은 28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당의장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한명숙과 같은 리더십이 집권여당을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필요하다고 호소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여성 후보에 대한 '배제투표'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표현으로 비쳐졌다. 우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지도부 5명에는 반드시 여성1명이 포함되도록 규정돼 있어 지도부 입성이 '따논 당상'인 한 의원으로서는 표의 응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이미경 의원이 한 의원을 공개지지한 점도 '비교효과'를 유발할 수 있어 부담이다.
반면 한 의원은 사석에선 "박근혜 대표와 내가 왜 비교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 등 민주화운동 경력, 그로 인한 투옥 경력 면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비교평가되는 부분은 경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에 따라 한 의원은 박근혜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자 "박 대표의 리더십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나 상당한 개인적 자제력도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박 대표가 갖고 있는 역사적 경험, 보수 일변도의 지향, 그리고 지지층이 보수세력에 갇혀있는 점 등에서는 그 분이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내 지향점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박 대표와 달리 선명하게 해 나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권 대리전 양상 잠재, 조직선거로 발전할 가능성 있어"**
한 의원은 한편 본인의 리더십을 "어느 계파에도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통합형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의원들간 정보나 의견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하는 환경이 중요한데, 특정 계파에 속해있으면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낼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계파갈등이 극렬하다고는할 수는 없으나 전당대회가 조직선거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다"며 "대권 대리전의 양상이 잠재해 있지만 우리당 의원들이 양식이 있고 이 시가가 어떤 시기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자제하리라고 본다"고 유력 대선후보들 사이의 전대 신경전을 우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실용'과 '개혁'이 각각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트레이드마크'인 점을 의식한 듯, "의제설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같은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문희상 의원과의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현실에 너무 안주해서 대중추수주의에 머무르느냐, 단계적으로 추진하더라도 개혁 목표를 분명히 하고 긴장감 있게 박차를 가하느냐의 차이"라며 "나는 개혁을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데 마음이 가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또 "내가 왜 친노직계로 분류되는지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현정부에서 장관을 하다 나와서 그런듯하다"며 "하지만 정부에 있을 때도 대통령을 설득시켜야 하는 일이나 대통령의 견해와 반대되는 일이 있을 때는 서슴지 않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친노이기 때문에 안되지 않을까 하는 것은 괜한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한 의원은 이어 경선 출마 배경에 교육부총리 고사설과 맞물려 청와대의 주문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선 "청와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내가 (교육부총리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라는 얘기를 들은 정도다. 그 얘기가 흘러나온게 당의장 출마와 공교롭게 맞아떨어진 것이지 마치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난 것처럼 돼버렸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환경단체, '모 아니면 도'식 접근 말아야"**
새만금 사업, 천성산-사패산 터널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백번이든 이백번이든 설득하고 대안이 마련될때 까지는 진실되게 협의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참여정부의 환경부장관을 역임한 입장에서 드러내놓고 정부를 비판할 수 없는 곤혹감이 엿보였다.
그는 "정부로서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환경을 최대한 고려하는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큰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환경단체도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 접근 보다는 대안을 마련하고 서로 양보하고 접근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처리와 관련해선 "이대로라면 논란이 정기국회때까지는 갈 것이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는 어떤 형태로든지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올해 안에 끝을 내야 한다"고 연내 처리를 강조했다.
기업의 과거 분식회계 유예, 비정규직 대책 등 참여정부의 경제개혁 후퇴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그런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불가피한 측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축된 내수경기를 풀어주기 위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옹호했다.
다음은 한명숙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청와대가 출마 주문? 근거 없는 얘기" **
프레시안: 당의장에 출마하게 된 배경부터 말해 달라.
한명숙: 이 어려운 시기에 집권당 당 의장 선거에 나오는 것은 그 누구에게나 쉬운 문제가 아니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나 역시 당 의장이라는 자리가 갖는 막중한 책임의 무게 앞에서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여러 사람을 만나 상의도 많이 했다. 결국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내가 이 시점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내 역할을 기피하거나 방기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많았고, 또 이번 기회에 우리당이 한명숙과 같은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는 기대도 커서 개인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했지만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프레시안: 청와대가 당에서의 역할을 주문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명숙: 그런 얘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청와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스스로 고민을 했고 또 많은 의원들과 의논을 한 결과다. 여성의원들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과 의논을 하는 과정에서 이번에 반드시 나가서 우리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당을 책임져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프레시안: 교육부총리를 제안설이 있었는데, 그 여부를 확실히 해둘 수 있나.
한명숙: 교육부총리 제안은 구체적으로 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유력한 후보 중 하나라는 얘기를 들은 정도다. 그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당 의장 출마와 공교롭게 맞아 떨어져 기자들이 그렇게 쓰기 시작했고 마치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난 것처럼 돼 버렸는데 사실이 아니다.
프레시안: 명단에는 검토됐지만 청와대와 직접 접촉을 한 일은 없다는 말인가.
한명숙: 그렇다.
***"계파에 매몰되지 않은 내가 통합형 리더십의 적임자" **
프레시안: 본인의 리더십을 자평해 달라. 부드러운 리더십, 혹은 통합형 리더십을 자랑하지만 검증 기회가 없었다.
한명숙: 우리당은 국민들의 절대지지 속에 과반 정당이 됐지만 이후로 다양한 스펙트럼 속 일치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간 갈등과 혼선 요인이 많았고 그 점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불신을 안겨줘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에까지 처했다. 다양한 의견 속에서 일치된 힘을 모아내는 것이 통합능력이지만 우리당은 그런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가 통합형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우선 나는 어느 계파에도 속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계파에 매몰되면 혼선을 통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의원들 간 정보나 의견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하는 환경이 중요한데 특정 계파에 속해 있으면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의원총회를 해 보면 항상 얘기하는 몇 사람만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은 의견이 있어도 침묵하는 분위기다. 내가 말하는 리더십은 의원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 따뜻한 리더십은 국민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다. 그간 경제가 나빠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그에 대한 비판이 심할 때 정부나 여당이 몇 개월 안에 경제를 되살릴 수는 없더라도 국민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민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협의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진심으로 보였다면 국민들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당은 민생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을 충분히 보이지 못했다. 나는 일에는 단호하게 하되, 국민에게는 따뜻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가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계파에 매몰된 리더십을 비판했는데, 현재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계파 경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건가.
한명숙: 그런 측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당내 계파는 존재하는 것이고 현재 계파 갈등이 그렇게 극렬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조직 선거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다. 현재 이 시기에 우리당을 위기에서 구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계파를 초월하고 통합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사람이 지도부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임기가 2년이라 다음 대선 코앞까지 임기가 계속되는 의장 선거다 보니 유력한 대선주자들 간 대리전으로 경선이 치러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명숙: 항상 그 문제는 잠재해 있다고 본다. 대권 대리전의 양상은 잠재해 있으나 현재 우리당 의원들이 양식이 있고 이 시기가 어떤 시기인지알고 있어 자제하리라 본다. 자제된 모습 속에서 누가 되든 간에 방향 자체는 통합형으로 이끌 수밖에 없으리라 예상한다.
***"국가보안법, 올해 내 결판내야" **
프레시안: 전당대회 화두는 실용노선과 개혁노선인데, 이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같다.
한명숙: 의제설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 개혁이라는 가치는 우리당의 기본적인 가치일 수밖에 없다. 개혁이라는 깃발을 내리면 우리당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우리당에서 개혁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개혁을 왜 해야 하느냐에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의 문제를 두고 현실에 발을 붙이고 국민과 함께갈 것인가 아니면 강하게 추진력을 발휘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는 사안사안마다 조건에 맞게 추진의 강약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고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의 기본 가치는 항상 굳게 세우되 실현 방법은 유연성 있게 선택하자는 것이다.
프레시안: 현실에 발을 붙인 실사구시형 개혁이라는 말은 실용노선을 내세운 문희상 후보와도 비슷하다. 어떤 차이가 있나.
한명숙: 우리당 의원들 대부분이 국민과 함께 가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원론적으로는 대개가 비슷하나 차이는 좀 있다. 현실 쪽에 너무 안주해서 대중 추수주의에 머무르느냐, 단계적으로 추진하더라도 개혁 목표를 분명히 하고 긴장감 있게 박차를 가하느냐의 차이다. 나는 개혁을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데 마음이 가 있다.
프레시안: 국가보안법 문제가 차기 지도부의 부담으로 남아있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한명숙: 우리당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및 형법보완 특위를 꾸릴 때 내가 위원장을 하라는 부탁을 받았다. 사실 국보법과 관련해서는 나는 인생의 역정에서 잊을 수 없는 처절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고 국보법 폐지에 대해서는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다. 당시 내 위치가 상임중앙위원이었고 지도부가 그 위원장을 맡는 것은 당론 결정에 편견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맡지는 못했지만 심정은 위원장을 맡은 것과 같은 심정으로 애착을 갖고 있었다. 한나라당의 법사위 불법 점거 행태가 벌어질 때에는 늦게까지 남아 회의장을 지켰고 당내 논의가 긴박하게 벌어질 때에는 2백40시간 의총을 하는 분들과 상임중앙위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데 애쓰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내 의지는 강하다. 2월 정기국회에서는 법사위 상정만이라도 해 놓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자는 것인데 아직까지 불투명해 아쉽다. 이대로라면 논란이 정기국회 때까지는 갈 것 같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는 어떤 형태로든지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국보법 논란은 올해 안에 끝을 내야 한다.
프레시안: 내용과 처리 방식이 문제로 남아 있다. 대체입법 등처럼 내용상의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나.
한명숙: 한나라당과는 협의를 해 나가야 한다. 다만 작년 연말 국회에 대해 내가 아쉬웠던 점은 여론 조사 결과가 폐지 쪽에 불리하게 나왔을 때 집권여당 지역구 의원들이 국보법이 어떤 법이며, 왜 폐지돼야 하며, 이것이 있으면 어떻게 해악이 되고, 얼마나 국제 사회에서 떳떳치 못한지를 국민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자기 지역구를 상대로 홍보하고 이끌어 냈어야 한다고 본다. 한나라당과도 4자회담이라고 해서 대표끼리만 협의를 할 것이 아니라 각 당의 여러 의원들과 만나 여러 가지 합의 이끌었어야 했다. 폐지를 해야 한다는 명분과 의지만 갖고 밀어 붙이다보니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어떻게 접근해서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 하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집요하게, 과학적으로 또 애정을 갖고 섬세하게 일을 해 내야 한다고 보고 그렇게 해 나갈 것이다.
프레시안: 대체입법은 전혀 고려 대상인 안 되나.
한명숙: 지금 현재 폐지 후 형법보완이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당론이기 때문에 당론을 추진하고자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대체입법 등은 당 의장 혼자의 결정으로 할 수는 없다.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는 외부에서도 지대한 관심 갖고 있기 때문에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고 본다.
***"지도부 진출이 아니라, 당 의장이 목표" **
프레시안: 여성 단일후보로서의 유불리가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평가하나.
한명숙: 남성 의원들은 여성이 하나이다보니 '여성후보를 찍어줄 필요 있나, 우리를 찍어달라'는 식의 선거 전략으로 이용하는 듯도 하다. 여성 후보가 하나라는 점이 긴장감과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여성 상임중앙위원이 목표가 아니라 이 시기에 당을 구하는 당 의장이 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다. 여성 의원들이 당 의장 후보 단일화를 해서 한 사람을 내 보냈다는 의지를 홍보하고 강조한다면 호응이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 그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겠다.
프레시안: 여성후보다 보니 한나라당 박근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비교가 많이 된다.
한명숙: 야당 대표가 여성이라 집권당 대표도 여성이 맡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진 듯 하다. 그러나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당의장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한명숙과 같은 리더십이 집권여당을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여성이라 뽑아달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프레시안: 민주화운동 경력, 투옥 경력 등에서 박근혜 대표와 많이 비교된다. 박 대표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한명숙: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점, 상당한 개인적 자제력에도 긍정적 평가를 한다. 그러나 박 대표가 갖고 있는 역사적 경험, 보수 일변도의 지향, 그리고 지지층이 보수 세력들에 갇혀 있는 점 등에서 그분이 어떤 행보 하더라도 내 지향점과는 확실히 다르다. 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박 대표와 달리 선명하게 해 나갈 수 있다.
프레시안: 박정희 정권에 대한 재평가를 비롯, 과거사 청산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당 의장이 된다면 속도를 좀 내겠는가.
한명숙: 이미 그에 대한 법이 만들어 졌고 집행되고 있다. 과거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된다던지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진다던지 하는 것은 방향이 잘못 됐다고 본다. 그러나 역사적 자료와 증빙에 의해 바르게 되면 문제없다고 본다. 과거사는 반드시 해결하고 지나가야 하는 문제다.
***"환경과 국책사업의 마찰, 서로간 합의 전제돼야" **
프레시안: 환경부, 여성부 장관 시절 성과에 대한 자평을 부탁한다.
한명숙: 나는 일을 할 때 군림하는 리더십이라기보다는 일하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다. 환경부 장관일 때도 자유롭게 토론하고 지위가 높건 낮건 구성원들을 참여 시키고 발로 찾아가는 행정을 했다. 같이 일했던 식구들에게 상당한 반응을 얻고. 신뢰를 쌓게 되고 빠른 시간 안에 수평적 리더십을 구축했다고 자평한다. 여성부 장관일 때는 여성 보호 관련 3법을 만들어 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기업가들 반발이 많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뤄냈고, 환경부 장관이었을 때에는 대기환경을 그대로 둘 경우 우리나라 국민 건강을 지켜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수도권 대기 환경 개선 특별법을 만드는데 4,5개월 동안 죽을 힘을 다 썼다. TFT를 만들어 1백번 넘게 회의를 주도했고 산자부, 건교부, 재경부 등 개발 부처와의 부딪힘이 엄청나게 컸음에도 이뤄내 많은 사람들이 기적적이라고 했다. 할 수 없었을 것이라 단언하는 사람 많았지만 해 냈다. 환경부에서 주도하는 직원들이 나와 함께 일사분란하게 머리를 맞댔던 저력이 발휘됐다고 본다.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법은 정부 부처 내에서도 가장 정부 조정력 드러낸 입법 사례로 칭송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내 리더십의 장점은 구성원들에게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이끌어 내되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지와 집념을 갖고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설득에 성공한다는 두 축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당시에도 새만금 사업, 천성산, 사패산 터널이 문제가 됐다.
한명숙: 내가 있을 때만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수년간 문제가 돼 있었던 것이다.
프레시안: 요새 다시 큰 갈등으로 부각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정부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한명숙: 지금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생각을 해 봐야 하는데 새만금 문제는 노태우 정부 때부터 된 것이다. 당시에는 법이 없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규모가 큰 개발 사업을 할 때 환경 영향 평가나 사전 환경 검토만을 갖고 환경문제를 모두 해결하려고 하니 한계가 뚜렷한 것이다. 이미 택지 개발이나 택지지정, 설계가 다 끝난 다음에 환경적으로 적절한가를 사후에 평가하려면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큰 개발 사업을 할 때에는 이 사업의 타당성과 택지 구입시 경제적 측면이라든지 하는 모든 것들을 사전에 협의해 낼 수 있는 전략 환경 영향 평가를 해야 하고, 그러고 나면 큰 문제가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간과하고 하다보니 문제가 계속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도 같은 문제 발생할 수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해야할 법적 근거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환경부가 입법화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환경 보전을 최대한으로 염두에 두면서 개발을 해야 하다보니 경제적 손실이 커진다. 정부로서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환경을 최대한으로 고려하는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큰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단체도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 접근 보다는 대안을 마련하고 서로 양보하고 접근해 내야 한다. 이 작업도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서로 접근해야 하는 성공하는 작업이다.
프레시안: 환경을 중시하는 쪽에서는 정부의 태도가 너무 완고하다는 불만이 많다. 정부 쪽에서는 환경단체가 강경하다고 보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는 법원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한명숙: 행정부에도 있어 봤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경제적 손실이나 지연으로 인한 여러 문제를 정부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다만, 만약 내가 한다면 백 번이든 이백 번이든 설득하고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진실되게 협의를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프레시안: 서로 간 이해가 충분해질 때 까지는 법원판결과 무관하게 공사를 좀 미뤄두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인가.
한명숙: 어느 쪽 편을 든다든지 하는 말씀을 드릴 수는 없고 그런 진행들이 진지하게 조금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진지하게 협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프레시안: 의정 생활과 장관생활을 비교하자면 어떤 차이가 있었나.
한명숙: 장관을 할 때 보람이 컸다. 일정 정도의 일의 틀이 있고 수백 명의 공무원 뒷받침이 있었고 예산 확보돼 집행하며 이뤄낸 결과에 대한 보람이 컸었다. 여기 와서는 의원 생활을 하면서는 정쟁이 심하다든지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폭로전이 이뤄지고 여야가 양극화돼 있을 때는 의원 역할을 하기 힘들구나, 참 소모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미 있는 입법할 때는 보람이 크니 다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을 4대법에 한정한 것은 전술상 문제" **
프레시안: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분식회계에 대한 유예 기간을 둔다든지, 출자총액제 완화 등 경제개혁이 후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명숙: 그런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불가피한 측면이라 생각한다. 출자총액제도 등 여러 경제 개혁 정책이 원안대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싶지만 경제 때문에 국민 고통이 많은 가운데 위축된 내수 경기를 풀어주기 위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참여정부가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경제가 활성화 되고 국민적 요구가 이제는 정도로 가는 게 좋겠다는 분위기가 마련되면 목표를 뚜렷이 두고 목표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프레시안: 뉴딜정책의 핵심은 건설경기를 통한 경기 부양이고 대기업 투자 여건을 완화해야 하는데 목소리도 높다. 이 가운데 당도 무비판 적으로 따라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한명숙: 일단 투자는 활성화시키고 투기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점에 대해서는 당정이 같은 의견이다. 경제 부분에 있어 대기업 위주로 간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우리나라 대기업 위주 구조는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가 어떻게 하든지 간에 대기업은 대기업 매커니즘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가 신경을 써야할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지원, R&D 지원의 강화 측면이다. 중소기업 지원을 어떻게 할지를 내놓겠다고 약속했으니 봐야겠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R&D 지원이 특히 강화돼야 한다. R&D 지원이 학교에 집중돼 상품화에 지장이 있다. 중소기업에게도 기술 투자를 하는 중소기업이 1만개 정도라면 이를 대상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R&D 자금을 중소기업과 연계해 준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상품화돼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본다. 또 다른 나라를 보면 공무원들과 기업들이 긴밀하게 연계해서 중소기업이 상품 만들어 내는데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홈닥터 제도같은 것인데 좀 더 연구해 봐야겠지만 그 제도를 도입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있다.
프레시안: 전체적으로 봤을 때 노무현 정부 3년차에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보인다고 하는데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가 확산되면서 처음 강조했던 개혁은 후순위로 밀려나지 않았냐는 평가가 있다.
한명숙: 작년에 4대 개혁입법에만 개혁을 한정한 것이 전술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당의 경제 정책에도 여러 가지 개혁입법이 있고 교육, 남북 문제 등 모든 분야에 여러 가지 개혁 과제가 있는데도 마치 국보법 문제가 조금 늦게 되면 개혁 후퇴라고 등식화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그렇게 봐선 안 된다.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각 분야마다의 개혁 입법은 꾸준히 진행돼야 하고 실기하면 정체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개혁은 선명해야 한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도 다를 바 없다고 본다.
프레시안: 국정 운영 기조가 변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대통령의 발언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보법에 대해서는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가 산이 높으면 돌아가자고 말을 바꿨다. 대통령의 편차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바뀌기도 해 당과 청와대가 여전히 수직적 관계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명숙: 그 당시 대통령의 그 말씀은 국가보안법을 여당이 추진하는데 영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인터뷰 과정에서 그 말을 물어보니깐 표현을 강하게 한 측면이 있다. 열린우리당의 국보법에 대한 당론을 정한 것은 대통령이 그 말을 했기 때문에 아니라 이미 기조가 잡혀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불을 지핀 정도였다. 우리당 기조 자체가 그렇게 잡혀 있었고 대통령 그 말을 안 해도 그 길을 갔을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국정과제 추진특위 위원장으로서 당정 정책조율에 참여해왔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명숙: 정책위는 현안 과제를 맡고 나는 중장기 과제를 맡았다. 중장기 파트너인 정책기획위원회에 TFT 구조와 당내 구조를 만들어 상대 역할을 해 왔다. 같이 앉아 토론을 하고 조율을 하고 그쪽에서 내는 국정 과제를 입법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40개 법안 재정됐는데 실제로 가장 아쉬운 점은 당내에서 회의를 하다보면 국회의원들이 너무 바쁘다 보니 위원회를 활성화시키는데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 부분은 정비를 해서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당정청 사이의 의견 조율은 잘 됐다고 평가하나.
한명숙: 내가 맡은 것은 중장기 과제였기 때문에 정책위에서 현안 과제로 다루는 것을 제외했고 조율에서 삐걱거리진 않았다. 당내에서 의견을 많이 수렴해 당 입장을 대변해 많이 얘기했고 TFT 마다 분과위원장들이 많은 주문을 하고 국정과제를 홍보하는 역할을 많이 했다.
프레시안: 한 의원은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친노 직계라는 말을 많이 하고 당 의장이 된다면 청와대에 어떤 목소리를 낼 지를 의심하기도 한다.
한명숙: 나는 내가 왜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지 모르지만 추측컨데 내가 장관을 하다 나와서 그런 듯하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동의하는 사람이라 반노는 아니니까 그런 분류를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내가 확신하는 것은 대통령은 소위 노심으로 당권 좌지우지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대통령은 인사권이나 공천권 등 당에 영향을 주는 어떤 권한 행사치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정책을 입안하는데 당정청 간의 협의는 얼마든지 하려는 생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이견이 있으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행정부에 있을 때도 대통령을 설득시켜야 하는 일이나 대통령과 반대되는 일 있으면 서슴지 않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친노이기 때문에 안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은 괜한 걱정이다. 사람들이 나를 부드럽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냐는 식으로 생각하지만 나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나는 사심이 없어 해야할 일은 단호하게 하는 편이다.
프레시안: 노무현 정부의 2년간 권력 운영에 있어 가장 아쉬운 점을 꼽자면.
한명숙: 일단 민생을 보살피는데 좀 더 가까이 국민에게 다가가서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보고 그 부분에 아쉽다. 나라면 좀 더 따뜻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워낙 파란만장했었기 때문에 2년 동안 잘 극복해 왔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화살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책을 집행하고 견지해야겠다는 의지를 꿋꿋하게 지켜온 것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과의 합당은 당원 간의 공감대가 우선돼야" **
프레시안: 민주당과의 합당론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한명숙: 민주당과는 뿌리가 같고 지향점이 같다고 보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연대는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합당 문제는 어떤 한 사람이 합당을 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 정서와 직결된다고 생각해 반드시 당원들과의 공감대와 상향식 의견 제안에 토대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프레시안: 시기는 언제쯤이라고 보나.
한명숙: 합당이란 문제는 당원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고 다른 형태의 여러 가지 방법도 있을 수 있어 당원들과의 광범위한 의견 조율이 우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대선빚을 변제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한명숙: 구체적으로 보고를 받지 못했다. 지나가는 소리로는 빚이 없다는 쪽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변제를 해야 한다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 것 같은데 예민한 문제라서 좀 신중하게 검토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프레시안: 사법부와의 여당 간의 기류가 좋지 않다. 사법부가 편파적이라는 혹은 정치적이라는 불만이 여당 내에 있는 것 같다.
한명숙: 그런 불만 있는 것 사실이다. 그러나 사법부가 보수적이기 때문에 사법부 판결을 열린우리당이 수용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사법부의 판결 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으나 사법부가 좀 더 공정하게 해 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정치인들의 사면복권 문제는 어떻게 보나.
한명숙: 물 밑에서 많이 얘기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얘기가 있는데 시기는 국민 정서와 연관해서 판단할 문제다.
프레시안: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한명숙: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보고, 만약 북한이 핵을 갖고 위험하게 되면 일본이 무장할 것이고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 동북아가 핵의 기지로 대두될 것이고 앞으로 동아시아 역사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 비핵화 문제는 반드시 실현돼야 하고 북핵 문제도 그 기조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지금 6자회담을 거부하고 나오는 것은 결국은 북핵 문제를 본질적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보다는 협상에서 좀 우위를 점하고 협상을 선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어쨌든 북한은 6자회담에서 복귀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위해 미국에서 좀 더 구체적인 안을 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좀 더 구체적으로 카드를 들고 북에다가 제시를 하면 북에서는 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보나. 필요하다면 언제쯤이 적기이겠는가.
한명숙: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만날 수 있다고 보는데 북핵 문제가 전혀 깜깜한 상태에서 도저히 해결의 기미가 없는 상태라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느 정도 해결의 기미가 보여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핵 문제가 가시화될 수 있는 시점에 만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프레시안: 대북 특사로 DJ가 거론되고 본인도 긍정적인 답을 하고 있다.
한명숙: 다양한 형태로 접근할 필요하다고 본다. 그중 한 형태로 김대중 대통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바람직하다고 본다. 딱 한 가지가 아니라 특사, 의원외교, 민간외교, 제 3국에서의 만남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접근해서 양적인 접근이 이뤄지면 질적인 비약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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