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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용비어천가만 부르다간 당-정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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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송영길 "용비어천가만 부르다간 당-정 공멸"

[릴레이인터뷰] "한미-대북관계, 이회창 집권한 것과는 달라야"

'386 세대'의 단일후보로 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뛰어든 송영길 의원은 28일 "정부의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지적하고 대통령 앞에 바른 소리도 하고 스스로 정책 개발에 참여해 정권을 무한 책임지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도부 입성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대통령에게 바른말 할수 있는 소신 지도부 필요"**

송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386 세대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386 세대와 대통령과의 관계는 역사의식을 공유하고 시대를 함께 감당해 가는 동지적 관계다. 과거 3김 시대와 같은 직계부대 혹은 가신 개념과는 다르다"며 "대통령과 논쟁할 수 있을만한 관계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각오를 가지고 분명히 대통령에게 올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소신있는 지도부 필요하다"며 "국정을 뒷받침한다고 해서 용비어천가만 부르다가는 서로 죽는다"고 강조했다.

출마를 결심한 배경도 "386 세대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국정운영의 능력을 보여주고 차세대 집권을 담당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세대로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보수진영의 비판대로 경제도 모르는 아마추어들, 혹은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초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있다"며 "지도부 선거에 나가려고 하는 것도 당원과 국민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려 하는 것인지, 당과 정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천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이어 "386 세대에 대한 그간 평가는 최측근인 안희정-이광재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나타난 상징 조작적인 면이 많았지, 실제적인 구성으로 봐서는 386이 점하고 있는 비율은 얼마 안 된다"고 밝힌 뒤, 386세대에서의 차기 리더십이 창출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 다만 우리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감당할 만한 자세와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고 적극성을 내비쳤다.

***"노무현 정부 한미-대북 정책 미흡"**

송 의원은 이어 노무현 정부 2년의 공과와 관련, "노무현 정부가 대북정책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 한미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가고 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햇볕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대북송금 특검을 좀 더 고민하고 진지하게 접근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한 한미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들쭉날쭉했다. 진폭이 안정되고 일관되게 가지 못했다. 반미면 어떠냐부터 거제도 수용소 발언까지 나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따라 "그런 부분에서 보다 정통성 있게 자주적인 관점에서 북핵문제 풀어갈 수 있는 국제 역량과 외교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보완할 계획이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특히 여권 내부의 한미동맹 강화론에 대해 "한미동맹을 중시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접근하는 시각이 우리당 답지 않다는 것이다. 이회창씨가 집권한 것과는 달라야 한다. 한나라당과 같은 시각의 접근이라면 차라리 이회창씨가 집권했다면 더 잘 했을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당의 정체성에 입각해서 한미관계, 대북관계를 단호하게 추진할 수 있는 철학적 깊이와 고민의 토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보법이 왜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 없나"**

경선 화두인 '개혁'-'실용' 논쟁과는 한발 떨어진 입장을 취했다. 그는 "수도관리나 식량관리는 어느 권력이나, 누가 집권을 해도 하는 것이다"고 '실용론'을 반박하는 한편, "말로만 하는 개혁, 국민과 유리된 개혁이 아니라 개혁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개혁과제 추진에 있어 전략적 치밀함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처리와 관련, "올해 안에는 끝나야 한다고 본다"고 시한을 명시했다. 다만 여론을 얻기위한 방법론에 있어서는 '인권' 문제에 천착한 지난해와는 달리 평화전략과 경제적 관점에서의 접근법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보법 문제가 왜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를 설득력있게 제시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와 산업공동화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이나 남북경협이 남과북이 사는 길이다. 이것을 이 시기에 추동해내지 않으면 안되는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 놓으면 안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증권관련집단소송법 개정, 출총제 완화 등에 대해선 불가피성을 적극 옹호했다. 다만 당정의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선 "파견근로제라는 것은 단순노무직을 상대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력과 전문성을 가진 특수 전문직에 해당하는 것인데, 오로지 임금을 깎을 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반대했다.

다음은 송영길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386세대는 대통령과 자주적 관계"**

프레시안: 386 세대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386 세대에게 이번 전당대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송영길: 386 세대가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17대 국회에 386 세대가 30명 이상 들어와 있다. 이 세대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국정운영의 능력을 보여주고 차세대 집권을 담당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세대로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보수진영의 비판대로 경제도 모르는 아마추어들, 혹은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초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넘어 당의 지도부 선거에 나가려고 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려 하는 것인지, 당과 정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천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선 그룹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당은 신경 쓰지 말고 국회 활동이나 열심히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더 이상 당을 방치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프레시안: 구체적으로 당의 위기를 진단하자면.
송영길: 당이 국민들에게 확고한 리더십과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고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모든 점에서 부족하다. 특히 원내와 원외가 분리돼서 의원들은 당을 귀찮아하고 국회 활동이나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많다.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큰 선거를 앞두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원외를 신경 쓸 필요 있느냐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소선거구제 시스템에서는 원내만 강조할 수는 없다. 기간당원제도 만들어 놓고 원외를 방치할 수만도 없다. 원내외가 상호보완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크다고 생각했다. 또 원내에 초선이 1백8명이나 되는데 재선그룹이 지도부에 들어가 3,4선 중진들과의 중간 허리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386 세대에 대해선 권력의 실세, 친위부대라는 평가가 있었다.
송영길: 국회의원들이야 친위부대라 할 수 있나. 386 세대에 대한 그간 평가는 최측근인 안희정-이광재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나타난 상징 조작적인 면이 많았다. 실제적인 구성으로 봐서는 386이 점하고 있는 비율은 얼마 안 된다.

프레시안: 오히려 386 세대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송영길: 386 세대가 갖고 있는 강점은 서로간의 관계가 동반자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대통령과의 관계도 역사의식을 공유하고 시대를 함께 감당해 가는 동지적 관계가 크다. 과거 3김 시대와 같은 직계부대 혹은 가신 개념과는 다르다. 그런면에서 우리는 권력과 자주적이다. 대통령과 논쟁할 수 있을만한 관계다.

다만 386 세대는 노무현 후보에 올인해서 정권을 탄생시켜 정권에 갖는 책임감 또한 크다. 그러나 점차 정권에 실망한 사람이 많아지고 역사의식이 큰 40대의 지지율이 한나라당보다 떨어져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기에 우리가 방관자에 머무를 수는 없다. 권력 창출에 앞장서 온 우리로서는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지적하고 대통령 앞에 바른 소리도 하고 스스로 정책 개발에 참여해 정권을 무한 책임지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386 세대가 노무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송영길: 개혁을 추진하는데 일관성이 부족한 측면이 많았고 남북관계나, 서민 경제 등 여러 가지 문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극단적인 찬반양론이 있는 가운데 끼여 어려운 점이 있는 구조인 것은 인정하지만 미흡한 점이 많아 실망을 산 것이 아닌가 싶다.

프레시안: 작년 말 이철우 의원 공방이 커지면서 세간에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립을 70년대와 80년대의 싸움으로 빗대기도 했다. 386의 시대정신이 과연 미래지향적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송영길: 이제는 그런 논쟁을 넘어설 수 있지 않나 싶다. 열린우리당의 386, 특히 '새로운 모색'에 참여하고 있는 386 세대 의원들은 과거 패러다임에 안주하는 80년대식 좌우 편향을 벗어났다고 본다. 이제는 386 세대들이 국제 시대에 국가 생존에 관한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또 포괄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프레시안: 386 세대에서 차기 권력을 담당할 리더십도 창출될 수 있다고 보나.
송영길: 모든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 다만 우리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감당할 만한 자세와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나이가 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각 시대를 담당할 연령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빨리 하려고 애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이 맡겨졌을 때 진정으로 능력있고 책임있게 사명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지난해 이라크 파병, 국보법 폐지 등의 사건을 겪으며 어떤 면에서는 386보다 475세대가 제목소리를 확실하게 낸 측면이 많았다. 386 재선그룹이 현실론으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비판이 동시에 떨어졌다.
송영길 : 475세대의 초선 의원들은 유신 때 피부로 맺힌 한이 있다. 상대적으로 386 재선 그룹은 당직을 많이 맡고 있어서 이를 아울러야 할 입장이었다. 일종의 역할분담이라고 봐야한다.

***"민족 자주의 개념없는 실용-개혁 논쟁은 협소"**

프레시안: 386 세대의 대표로서의 취지는 잘 알겠지만, 송 의원 개인의 리더십은 검증의 기회가 없었다. 본인의 리더십을 자평하자면.
송영길: 큰 흐름 속에서 중심 잃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고 3때 80년 5월을 몸으로 겪었다. 그후 자연히 학생운동을 하고 구속된 이래 총학생회장 출신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공장 2년, 택시노조 5년 등 총 7년간 노동운동을 했다. 안기부에서 얻어맞기도 했다. 변호사가 된 것도 도망가서 한 것이 아니라 같이 일했던 노동조합장들의 동의 얻어 공부했던 것이었다. 지금 민주택시 노조 위원장들도 그때 동지들이고 지구당 사무국장도 그때 만난 인연이다. 그때 인간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안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양김이 분열됐을 때 김대중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4년 북핵 위기 났을 때 사시 2차 준비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더라. 그때 DJ가 카터를 보내고 일괄타결론 주장했을 때 마음 속으로 DJ와 화해를 하게 됐다. 양김분열로 인한 감정을 개인적으로 풀었다. 그래서 DJ와 함께 했지만 동교동계 안주하지 않고 당내 개혁 일관되게 주장했다. 국민 경선 만들고 노무현 후보를 지켰고 후보 수행하면서 마지막날 정몽준 후보 집에까지 같이 갔다. 탄핵 때는 마지막까지 단상을 지켰고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이어왔다. 이렇게 볼때 큰 흐름에 나는 어긋나지 않는 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 할 수 있다.

프레시안: 당 의장이 아니라 상임중앙위원 출마를 선언했는데, 지도부에서 본인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송영길: 상임중앙위원 출마를 선언한건 나뿐이다. 겸손한 자세로 상임중앙위 일원으로 지도부에 들어가서 노장청을 조화시키려한다. 나는 노무현 정부가 대북정책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 한미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보다 정통성 있게 자주적인 관점에서 북핵문제 풀어갈 수 있는 국제 역량과 외교역량을 발휘할수 있도록 적극 보완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기남 전의장의 방미시에도 내가 비판했듯이 한미동맹을 중시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접근하는 시각이 우리당 답지 않다는 것이다. 이회창씨가 집권한 것과는 달라야 한다. 한나라당과 같은 시각의 접근이라면 차라리 이회창씨가 집권했다면 더 잘 했을수도 있는 것 아닌가. 우리당의 정체성에 입각해서 한미관계, 대북관계를 단호하게 추진할 수 있는 철학적 깊이와 고민의 토대가 있어야 한다.

죽을 각오를 하고 이라크에 달려갔던 것처럼 나의 제 1의 미션은 한반도 전쟁을 막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깽판' 발언을 한 적 있지만, 구설수가 됐더라도 취지에는 공감한다. 우리가 개혁이냐 실용이냐 떠들고 있지만 민족 자주의 개념 없이 개혁과 실용 논쟁이 얼마나 협소한 컨셉인가. 국보법 문제도 남북관계를 제대로 뚫어내면 저절로 해소될 것이다. 중국어를 배우는 이유도 적어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당당히 나의 견해를 피력할 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다.

프레시안: 개혁이냐 실용이냐의 논쟁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당과 정부에 실용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송영길: 워낙 경제가 어렵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개혁이라는 것이 국민적 지지가 뒷받침 안되면 쉽지 않은 것 아니겠나. 그런 면을 관리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수도관리나 식량관리는 어느 권력이나, 누가 집권을 해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왜 집권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이해와 비전이 필요하다. 하기에 나의 노선은 확실히 개혁이다. 문제는 말로만 하는 개혁, 국민과 유리된 개혁이 아니다. 개혁의 내용이 중요하다.

***"평화전략 차원에서 국보법 문제 접근해야"**

프레시안: 개혁 추진의 방법론에서 전략적 치밀함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많다. 만약 지난해 지도부였다면 어떻게 처리했겠나.
송영길: 리더십이 부족했다. 국보법만 봐도 우리당은 그것을 인권문제에 한정해서 접근했다. 국보법은 수차례 개정해서 그 부분은 많이 수정이 됐다. 현재는 상징성만 남은 것이다. 국민들은 국보법 폐지가 개혁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도대체 우리 먹고사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를 모른다고 했다.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우리당이 주지 못했다.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나는 국보법 문제가 왜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를 설득력있게 제시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와 산업공동화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이나 남북경협이 남과북이 사는 길이다. 이것을 이 시기에 추동해내지 않으면 안되는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 놓으면 안되지 않겠나. 따라서 적극적인 평화전략의 차원에서 국보법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국보법을 설명했다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70~80년대 국보법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만 얘기하면 국민들은 유령과 싸우는 줄 안다. 70년대 국보법과 노무현 정부의 국보법이 다른것 아닌가. 유령과 싸우는 국보법 반대 투쟁은 인텔리들의 관념적 투쟁일 수 있다.

또한 국회 밖에서 시민단체가 단식농성을 하고 원내에선 240시간 연속의총을 했는데, 이런 흐름을 자신있게 싸안으면서 교섭력과 협상력으로 승화시켜낼만한 능력과 신뢰가 부족했다. 내가 지도부였다면, 이런 흐름을 단호하게 싸안고 세련된 원내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사립학교법 과거사법 언론법 등과 패키지로 묶다보니까 어려움이 가중됐다.

프레시안: 원내전략의 문제는 어떻게 평가하나.
송영길: 완벽하게 통과시킬 의지가 있었다면 법사위를 먼저 확보했을 것이다. 애초 원구성협상 시 법사위를 포기하는 순간 개혁입법을 통과시킬 의지가 없었다고 본다. 법사위원장은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소추기관이었다. 김기춘 법사위원장이 검사 역할을 한 것이었다. 그것을 국민들이 비판해서 다수당을 만들어줬으면 상징적으로 법사위원장은 우리가 가졌어야 한다. 그것이 첫째다. 두번째는 공안검사가 사상검열 하듯이 우리의 개혁입법을 법사위원장에게 사상검열 받아야 했는지 의문이다. 그때부터 개혁입법 좌초는 예견됐었다. 아쉬운점이 많았다.

박창달 체포동의안 때도 그렇다. 지도부는 의총에서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단호하게 당론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정리를 해 줘야 했다. 지도부는 의원들이 당연히 알아 하겠지 순수하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안이하게 원내전략을 짠 것이다. 그런 과정들을 겪으며 우리당 지지자들이 분노하고 실망하고 답답해 했다.

프레시안: 전당대회의 화두인 개혁과 실용 논쟁이 당내 유력 대권주자들의 대리전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송영길: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유권자들이 성숙해 있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위해 모인 정당인데 방법상 차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프레시안: 어느 계파에서 특정 후보 지원한다는 얘기도 있다.
송영길: 글쎄, 성향적으로 그런 흐름 있을 수 있지만 조직적으로야 그렇게 되겠나. 의원들도 자주적으로 알아서 하고 있다.

프레시안: 타 후보진영과의 연대에 대한 구상이 있나.
송영길: 지금 당장 된다 안된다를 규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선거운동 진행 과정에서 흐름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나.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는 과거 민주당이나 지금의 한나라당처럼 당권 세력과 개혁세력과의 전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조화와 역할 분담 통해 당원들이 5명의 지도부를 균형있게 조각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프레시안: 국보법을 올해안에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법으로 할텐가.
송영길: 국민적 지지와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6자 회담 돌파와 맞물려 적극적 평화전략을 강화할 것이다.

프레시안: 1기 지도부도 처리 시기를 못박아 부담이 된 경험이 있다.
송영길: 올해 안에는 끝나야 한다고 본다. 남북간의 공방을 종식시기기 위해 외교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올해 안에 될 수 있다고 보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뜻으로 봐달라.

프레시안: 국보법의 내은 어떻게 되나. 한나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당론이 달라질 수 있나.
송영길: 핵심은 2조와 7조다. 실제로 그 부분만 개정되면 다른 것은 형법으로 수렴될수 밖에 없다. 지금 대체입법 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지도부 그만둘 각오로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어야"**

프레시안: 정부가 잘못한 부분은 과감하게 지적하겠다고 했다. 참여정부 2년간의 미흡한 점을 지적한다면.
송영길: 햇볕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대북송금 특검을 좀 더 고민하고 진지하게 접근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한 한미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들쭉날쭉했다. 진폭이 안정되고 일관되게 가지 못했다. 반미면 어떠냐부터 거제도 수용소 발언까지 나오지 않았나.

그런 점이 보완돼 안정감 있게 민족 자주적 관점에서 한미동맹에 접근해야 한다. 우리당도 한미관계의 채널이 취약해 대폭 외교역량 강화시킬 필요 있다. 내가 미국에 다녀온 바로는 미국도 부시만 있는게 아니라 재야세력과 수많은 민간 단체가 건설적인 남북관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조용한 외교를 말하면서 일본 내부의 여론시장에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과정이 대단히 취약했다는 것이다. 정당은 미국과 중국, 일본 국민들을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과거와 비교할바는 아니겠지만 당정청 관계가 과연 말 그대로 수평적이었는지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노 대통령 말한마디에 당의 입장이 정리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송영길: 당과 정부 청와대는 근본적으로 조직의 성격이 다르다. 당은 국민이 뽑아준 사람들이고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 아니기 때문에 훨씬 자주적이다. 민심과 유리되지 않도록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가감없이 대통령 편협해지지 않도록 항상 동력 제공해야 한다. 지도부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각오를 가지고 분명히 대통령에게 올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소신있는 지도부 필요하다. 국정을 뒷받침한다고 해서 용비어천가만 부르다가는 서로 죽는다.

프레시안: DJ 정부에 비해 햇볕정책 토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두고한 말인가 참모진의 문제인가.
송영길: 한마디로 자르기엔 어려운 말이다. 총체적 문제라고 봐야하겠다.

프레시안: 남북관계 돌파구로 DJ 특사론이 거론된다. 어떤 견해인가.
송영길: 우리 같은 국회의원들이 불쑥불쑥 말한다고 될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든지 김정일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든지 해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건 특사는 필요하다. 다만 북핵 문제가 일단 핵포기의 수순으로 들어간다는 상황으로 정리돼야 정상회담 되지 않겠나.

***"민주당과 합당 불가, 대선빚 변제는 긍정"**

프레시안: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송영길: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안타깝다. 경제 리더십을 경제 주체로부터 세워야한다.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희망을 주는 일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개인적으로 기업 분식회계 유예에는 찬성하는 입장으로 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출총제 완화움직임, 비정규직 문제 등과 함께 경제개혁의 후퇴로 보고 있다.
송영길: 분식회계 문제는 양 측면이 있다고 본다. 부정적 의미의 분식과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실적을 가공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분식이냐 과거의 분식을 해소하기 위한 역분식이냐를 가늠하기도 쉽지않다. 출총제는 기본 틀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솔직히 걱정된다. 원래 파견근로제라는 것은 단순노무직을 상대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력과 전문성을 가진 특수 전문직에 해당하는 것인데, 오로지 임금을 깎을 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친 대기업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은 어떻게 받아들이나.
송영길: 그렇게 볼수도 있다. 하지만 워낙 투자가 안되고 있다. 투자 여력을 갖고 있는 것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투자를 선도하지 않으면 안되는 면이 있다. 하기에 대기업을 꽁꽁 묶어놓기에는 답답한 면이 있다.

프레시안: 민주당과의 합당론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송영길: 전혀 말할 단계도 아니고 할 필요 없다. 당당하게 해야지 그렇게 비겁하게 해서 되겠나. 호남에서도 민주당과 경쟁해야지 지역에 의존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다. 다만 민주당과 정책 공조를 진지하게 했으면 좋겠다. 국보법 문제가 그렇다. 민주당도 자신들이 강조한 대로 호남 자민련 아니고 DJ 정치 계승하는 개혁 정당이라면 개혁 못할 일 없다. 공조와 신뢰 쌓이면 누가 보더라도 양 당원들이 서로 다를게 없다면 자연스럽게 공식적인 당의 의결과정을 통해서 다룰 문제다. 지방선거 이기자는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빨리 하자는 식은 정정당당한 태도 아니고 열린우리당 답지 않다.

프레시안: 민주당에 대선빚을 변제해줄 것이냐로 찬반론이 당내에 있다.
송영길: 갚는게 좋지 않나. 어쨌거나 노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시절 진 빚 아닌가. 우리가 민주당보다 좀 더 여유가 있고 어쨌던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기에 대통령이 된 것이니까 그 과정에서 생긴 빚이라면 갚는데 좋을 것 같다.

프레시안: 우리당과 사법부와 관계가 좋은 편이 아니다. 사법부가 편파적이라고 보나.
송영길: 그 문제는 언급을 자제하고 싶다. 사법부 판결에 대해 다소 불만 있을 수 있지만 상호간에 견해를 제시할 수는 있다고 본다. 승복하느냐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승복하는수밖에 없지만, 판결에 대한 의견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프레시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자금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송영길: 기업 후원금을 허용하는 문제 등은 잘못됐다고 본다. 모집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면 한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이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지금은 힘들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국회가 신뢰를 얻어 풀어주자는 말이 나올 때까지는 더 노력해야한다.

프레시안: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영길: 하나만 말하고 싶다. 386세대의 후보 단일화가 간단한 사건이 아니다. 조그마한 조직도 수많은 파벌이 서로 대립하는데, 우리당에서 나보다 훌륭한 분들 30여명이 모여서 후보를 단일화했다는 것은 중요한 사건이다. 386 세대가 자부심 갖는 한 면이라고 본다. 이 흐름은 무척 소중하다. 일제하 독립운동사 보면 왜 일제라는 강력한 적을 두고 좌, 우로 싸웠는지, 해방 이후에도 양김 분열로 6월항쟁 정신이 왜곡됐는지를 보면, 우리는 물론 초보 정치인 수준이지만 단일화의 경험이 무척 소중한 것이다. 80년대 세대들이 가진 쟁점은 수평적 리더십과 역할 분담론이다. 이름없이 고생한 동년배들의 역할 분담으로 의원이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30~40대의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런 사명과 책임감 많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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