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제출한 사표를 즉각 처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각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제2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 앞서 양 실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양길승 실장 사표건은 조사를 철저히 하고 나서 그 후에 최종판단해야 한다"면서 "(징계) 절차를 정확히 밟아야 한다. 무엇보다 진상을 정확히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오늘 중으로 사표 수리가 안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표 수리 가능성은 현재 50대 50"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날 오전에 문희상 비서실장을 통해 제출된 양 실장의 사표 수리 여부가 최종 결정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노 대통령이 1~2일 국정토론회를 마치고, 3일부터 9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난다는 점을 고려할때 노 대통령이 전날 언급한 대로 8월25일께로 예정된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맞물려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양 실장의 사표를 곧바로 처리하지 않는 것은 양 실장의 청주 방문 일정을 제3자가 일일이 따라 다니면서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제기된 ‘음모론’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번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6월 새만금 지역을 시찰하면서 전북도 소방헬기에 가족들을 동승시키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었던 비서관 3명의 사표는 제출 당일 전격 수리했었다.
윤 대변인은 그러나 대통령이 언급한 조사 범위에 대해 “음모론에 대한 조사는 아니고 순수하게 청주 방문건”이라고 말해, 음모론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양 실장의 사표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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