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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음모냐"

SBS 몰카 보도로 '양길승 죽이기 음모론' 급부상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6월말 청주지역 고급술집과 호텔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한 장면이 31일 SBS 8시 뉴스를 통해 방영되면서 이 사건이 처음부터 치밀하게 의도된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양 실장이 6월28일 밤부터 29일 새벽 2시쯤까지 K나이트클럽 306호 룸에서 술을 마시고, 인근 포장마차에서 여자들과 국수를 먹고, R호텔 501호 스위트룸에 투숙할 때까지 일거수 일투족을 사진기와 비디오 카메라에 기록, 이중 일부가 택배를 통해 SBS에 전달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초 지역신문인 충청리뷰에 이 사건이 보도돼 청와대내에서 자체 징계가 내려졌던 일이 사건 발생 한달 뒤인 지난 7월31일 한국일보를 통해 대서특필된 데 이어, 같은날 밤 사건 현장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까지 공개되자 '음모론'이 청와대 안팎을 강타하고 있다.

한편 양 실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1일 오전 사표를 낼 예정이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수리하고 철저한 재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지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몰카' 공개로 '음모론' 급부상**

한국일보 보도로 다시 불거진 이번 사건은 SBS에서 사건 현장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내 공직 기강해이 문제에 방점이 찍혔었다. 특히 양 실장에 대해 윤리담당관인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구두로 경고조치를 내리고, 문희상 비서실장이 이 사건을 '경미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는 등 안이한 대처를 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문화일보가 31일 청와대 한 관계자 발언을 근거로 "청와대내 특정대학 세력이 양 실장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라는 '제2의 음모론'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실체도 없고 근거도 없는 보도가 나가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를 부인했었다. 윤 대변인은 "양 실장 문제와 관련해 일부 언론 보도에 언급된 음모론은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며 "누구를 견제한다거나 해서 이 사건을 일부 언론에 (먼저) 흘린 사실은 분명히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8시 종합뉴스시간에 SBS가 "양실장이 고급 술집과 호텔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나 화면을 입수했다"며 문제의 몰카 테이프를 공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SBS는 양 실장이 사건 당일 나이트클럽에 자가용을 타고 도착하는 장면, 나이트클럽 앞에서 여종업원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옆에 있는 가운데 술자리를 함께 했던 다른 인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 포장마차에서 여종업원과 국수를 먹는 장면 등을 30초가량 방영했다.

SBS는 테이프 입수 경위와 관련, "20여일전인 7월초께 회사로 전화 제보가 와 건네받은 화면"이라며 "제보자 전화는 발신번호 제한으로 돼 있어 우리도 연락처를 모르며 테이프도 택배로 보내왔다"고 밝히고 있다. 제보자는 그후에도 여러 차례 SBS에 전화를 해왔으며, 신분을 묻자 "시민단체 관계자"라고 밝혔다고 SBS는 밝혔다.

SBS는 테이프에는 이밖에 여러 장면이 찍혀 있었으나 방송하기에 부적합한 내용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은 방송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태, "이런 식으로 가선 안된다"**

SBS 보도가 나가면서 누가, 어떤 목적에서 양 실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으며, 왜 이 테이프를 1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공개했느냐는 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청지역 노무현지지자들 사이의 암투설 등 여러 해석이 난무하고 있으나, 정가에서는 이번 파문이 적게는 양길승 부속실장, 크게는 노무현 정부를 겨냥한 '보이지 않는 손'의 산물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문제의 테이프가 단지 양길승 부속실장을 압박해 반대급부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면, 양실장을 압박하는 일이 없이 촬영한지 며칠 안지난 7월초에 곧바로 SBS에 문제의 테이프가 택배로 보내졌을리 만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번 테이프는 양길승 부속실장의 몰락, 더 나아가서는 노무현정부에 도덕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몰래 촬영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경위를 알아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누가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내가 이번 사건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아는 것은 양 실장이 억울하고, 이런 식으로 가선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를 파괴하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만들어낸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여권내 '모 정파'에 강한 혐의의 눈길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노 대통령의 사건 진상 엄중 조사 지시에 따라 1일부터 이 사건을 재조사할 방침이다. 민정수석실은 당시 술자리와 숙박 비용을 누가 치뤘는지 등 양 실장의 청주 방문과 관련된 자세한 경위 뿐아니라, 양 실장의 행적이 비디오테이프로 담겨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따라서 비디오를 촬영한 사람과 이유 등이 밝혀질 경우 이 사건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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