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윤리강령을 어기고 향응을 제공받아 물의를 빚고 있는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1일 오전 8시20분께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나 노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문 실장이 이날 오전 9시께 대통령에게 양 실장의 사표 제출을 보고했으나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양 실장 거취와 관련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서 예단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대통령이 재조사를 지시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이 이날 "양 실장이 청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검찰 수사 무마 청탁을 댓가로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씨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했으며, 차에 현금 5억원이 있었다"고 한 주장과 관련, 양 실장이 "전혀 사실 무근이며 귀경길에 민주당 오원배 충북 부지부장 동생 차량(에쿠스)을 이용했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문희상 실장, "비디오 테이프건은 검찰에서 할 일"**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을 민정수석실에서 전면 재조사할 방침이나, 제3자가 양 실장의 청주 방문 일정을 따라 다니며 몰래 카메라로 찍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검찰에서 이 사건을 맡긴다는 방침이어서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이날 조영택 국무조정실 기획수석조정관 등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비디오 테이프 공개와 관련 "그런 건 청와대에서 할일이 아니라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말해 검찰 수사 가능성을 강력시사했다.
이에 대해 윤태영 대변인은 "청와대 내에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철저히 진상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 민정수석실에서 재조사 중이며, 검찰 수사 여부도 민정수석실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자체 재조사 중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전날 양 실장을 불러 2시간 가량 자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실장은 이날 "당시 술값은 45만원가량 나왔으며 오 부지부장이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음모론' 제기에 신중한 반응**
한편 이번 사건 현장을 담은 장면이 SBS를 통해 공개됨에 따라 제기된 '음모론'에 대해 청와대는 그럴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일단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 대변인은 "누가 비디오를 왜 찍었으며 어떻게 언론에 전달됐는지 등이 다 밝혀져야지 현 상황만 놓고 음모의 소산이라는 건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일보 보도과정에 기자가 청와대에 확인전화를 했던 대목과 관련해서도 "부속실 직원이 한국일보 기자와 친분이 있는 걸로는 알고 있지만 부속실 직원이 그 기사를 흘렸던 것은 분명히 아니다"면서 "부속실 직원이 보도 전날 해당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것도 기사가 작성된 상태에서 확인 차원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한국일보 보도가 나가기 전날 밤 양 실장에게 '관련 사진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알고 있냐'고 확인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양 실장이 이번 사건을 가지고 협박을 받은 일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BS는 "어제 공개된 테이프 이외에 추가로 공개할만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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