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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검사들 만나자", 檢 "만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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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검사들 만나자", 檢 "만나겠다"

9일 사상초유의 공개논쟁, 검찰개혁 본격화

노무현 대통령은 8일 법무부의 검찰 인사지침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과 관련, "문제를 제기한 검사들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원할 경우 공개석상에서 만나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검찰 인사를 법무부장관에게 맡기려 했지만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까지 상황이 확산돼 부득이하게 직접 개입하기로 했으며 사전에 강금실 법무장관과 의논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7일 검찰의 집단 반발 움직임에 대해 "징계사유에 해당된다면 징계하겠다"면서 단호한 대처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울지검 평검사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집단 행동을 보이자 정면돌파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노 "9-10일 검찰 만나 토론하겠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검사들을 직접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원칙적으로는 법에 주어진 권한을 행사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고, 정당한 요청은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내일(9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또는 월요일(10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시간이 있으니 이 점을 고려해 면담을 신청해 달라"면서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언론과 국민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 대담.대화를 허용하겠으며, 이를 제안으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면담 대상과 관련 "(성명을 발표한) 서울지검 검사가 70명이라고 하는데 1백명이어도 좋고 2백명이어도 좋고, 아니면 대표를 선출해도 좋다"면서 "말하고 싶은 게 있는 분들이 결정토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야당이 검찰인사를 검찰 장악기도로 주장하고 있지만 국정원으로부터 단 한건의 국내정치 관련 정보도 보고받지 않았고 검찰에 단 한통의 전화도 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의 확실한 독립을 항구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검찰 체질개혁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권의 검찰에 넘기라는 평검사들의 요구에 대해 "앞으로 보완을 해나가겠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혀 서열파괴 인사방침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 "대표단 짜 만나겠다"**

이같은 노 대통령 제안에 대해 검찰측은 대표단을 짜 노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노무현 대통령이 9일 오후 2시 정부중앙청사에서 강금실 법무장관과 전국 지검의 평검사 50명과 함께 공개 대화를 갖는다"고 밝혔다.

송 대변인은 검찰 인사를 둘러싼 집단반발 사태와 관련, 노 대통령이 이날 제안한 ''검사 직접면담''이 성사됐음을 발표하면서 "토론 과정은 언론에 전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그러나 현재 노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며 이번 인사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만큼 이번 토론회에서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며, 그 파장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7일밤 검란 수습차 국정토론회에 늦게 참석한 강금실 법무장관을 '철의 여인'으로 부름으로써 서열파괴를 추진중인 강 장관에 대한 강한 신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토론결과가 어찌되든 간에 공개석상에서 대통령과 검찰이 검찰개혁을 주제로 격론을 벌일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앞으로 검찰의 중립성이 크게 강화되며 각계에 매서운 사정의 물결이 몰아닥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평검사들 99년 대전 법조비리 이후 처음으로 성명 채택**

이에 앞서 서울지검 24개 부서의 평검사 70여명은 7일 오후 전체회의를 가진 뒤 "현재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사 인사를 즉시 중단하고 인사권을 검찰총장으로 이관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하고 연대서명했다.

평검사들이 연대서명한 성명을 채택한 것은 99년 대전 법조비리사건 직후 나온 소장검사들의 연판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평검사들은 '다시하면 올바른 검찰 개혁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최근 검사인사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검증 절차없이 정치권력의 선호에 따라 일부 검사를 파격적으로 발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사의 신분보장에 역행하는 검사 인사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검사 인사권을 법무부장관에서 검찰총장으로 이관해야 하며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뇌부도 그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지검 평검사들도 '법무장관의 검사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이양하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김규섭 지검장에게 전달했다.

부산지검 평검사들도 "정치검사를 청산하려면 적법 절차에 따라 전력을 검증해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순리임에도 무조건 검찰 간부들을 인적 청산하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지검 평검사들은 김각영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찰권 중립에 대한 내부 입장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대북비밀송금 사건 수사를 유보하는 등 과정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검찰총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 26명도 이날 밤 회의를 갖고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우리의 입장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법무부·검찰 개혁이 검사들이 간절히 염원해왔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면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법무부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한 검찰은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은 역사가 증명해왔고 인사와 예산의 독립 없이는 소신있는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일선 검사들이 보여준 순수한 열정에 찬 고언을 개혁에 저항하거나 집단이기주의의 발로로 매도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 검사들이 인사에 연연하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소신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 '호소문' 발표**

강금실 법무장관은 검사들의 집단적 반발이 이어지자 이날 밤 검찰 개혁에 대한 이해와 동참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배포했다.

강 장관은 '검찰 인사와 관련하여 법무부장관이 일선 검찰에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검사장 인사를 앞두고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찰 내외의 신망있는 인사들로부터 다양한 고견을 듣고 있다"며 "검사장 인사는 3월10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차후 최종 인사 제청(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검찰총장과 충분히 협의하는 등 검찰 내부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검사장 인사를 둘러싸고 몇 가지 오해와 추측 속에서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거나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만, 앞으로는 위와 같은 점을 혜량해 자중자애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강 장관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검찰 개혁방안의 실현을 통해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가 되어있다"면서 "조속한 시일내에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기구화 등 검찰 인사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당초 인사지침에서 고검장 승진대상자로 올랐던 사시 14-16회 검사장 4명 중 2명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서울지검 평검사들 발표한 글과 강 장관의 호소문 전문이다.

***다시 한번 올바른 검찰개혁을 촉구하며**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이나 당선 후에도 검찰을 개혁하여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천명하였고, 법무부장관도 '검찰의 정치화'를 단절하고 정치적 독립을 위하여 대대적으로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검사들은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2월15일 저희 평검사들은 새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공감을 표시하고 그동안 검찰이 잘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하여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대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검찰개혁방안을 마련하여 대검을 통해 법무부장관께 건의 드린 바 있습니다.

그 내용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검찰 인사권을 정치적 공무원인 법무부장관에게서 검찰총장으로 이관하고,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평검사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며,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 사건지휘권 또한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검찰 인사를 비롯하여 검찰개혁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과연 법무부장관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줄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여망대로 검사들이 정치권력의 통제와 간섭으로부터 독립되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검찰의 정치적 예속을 가져오는 각종 불합리한 제도부터 먼저 개혁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최근 검사 인사 과정은 검찰인사위원회 등 공개적이고 투명한 검증절차 없이 정치권력의 선호에 따라 일부 검사를 편파적으로 발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검찰개혁 방식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할 검사들로 하여금 정치권에 줄대기를 조장하지 않을 수 없고, 또다시 검찰의 정치적 예속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저희 서울지검 평검사 일동은 다시 한번 올바른 검찰개혁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지난 2월 15일 평검사들이 건의한 검찰개혁방안을 조속히 추진하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는 우선, 검사 인사권을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법무부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이관하여야 하고, 검사장을 포함한 모든 검사 인사가 검찰인사위원회의 실질적인 심의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밝힌다.

3. 현재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검사 인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검사의 신분보장에 역행하므로 이를 즉시 중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평검사와 외부인사가 포함된 검찰인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검사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4.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수뇌부도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지 못한 점을 깊이 바성하고, 직위를 걸고 검찰을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지켜 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앞으로 우리 서울지검 평검사들은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모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며, 이러한 검찰개혁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제대로 실현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2003. 3. 7.
서울지방검찰청 평검사 일동

***검찰 인사와 관련하여 법무부장관이 일선 검찰에게 드리는 말씀**

친애하는 검사 여러분!

법집행의 일선에서 투철한 정의감으로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시는 검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법무부장관으로서 일선 검사 여러분께 이렇게 예정에 없던 각별한 말씀을 드리게 된 이유는 상반기 검찰 인사와 관련하여 최근 일선 검찰에서 우려하는 목소리와 동요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장관으로서 혹시 불필요한 오해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고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정확히 설명하여 일선 검사 여러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2003년 상반기 검사장 인사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3월 10일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검사장 인사를 앞두고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내의의 신망 있는 인사들로부터 다양한 고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차후 최종 인사 제청(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검찰총장과 충분히 협의하는 등 검찰 내부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검사장 인사를 둘러싸고 몇 가지 오해와 추측 속에서 검사 여러분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거나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였었습니다만, 앞으로는 위와 같은 점을 혜량하여 자중자애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검사 여러분!

최근 국민들의 검찰 개혁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검찰 개혁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조직으로 반드시 거듭나야 하는 시대적 명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검사 여러분들께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앞으로 법무부장관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검찰 개혁 방안의 실현을 통해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기구화 등 검찰 인사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혁을 완수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부디 사랑하고 존경하는 검사 여러분들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이해와 동참을 기대하면서,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03년 3월 7일
법무부장관 강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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