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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가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

'보혁대결' '세대대결' 놓고 하루만에 이견 드러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양자대결을‘보혁 대결’로 보는 것에 대해 앞장 서 제동을 걸고 나서 그 배경과 관련,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26일 여성정책토론회에서 "노 후보 진영에 우리 당에 있다가 간 보수 세력도 있고 우리 당에는 합리적 진보세력도 많이 있기 때문에 보혁구도가 아니다"고 '보혁구도론'을 적극 부인했다.

이 후보는 또 이날 밤 ‘청년 100인, 이회창 후보를 검증한다’는 TV 토론에서도 ‘보혁구도’논란에 대해 “우리 당에도 이부영, 홍사덕 의원 등 진보적이고 합리적 인사가 많은 만큼 진보·보수 대결은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

‘보혁구도론’을 처음 들고 나온 게 한나라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 선거전략 수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또한 이같은 한나라당의 선거전략 수정은 조선일보의 '대선 대치전선' 규정과도 맥을 달리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보혁구도론’을 맨처음 꺼낸 곳은 한나라당과 조선일보**

한나라당은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직후인 지난 25일 선거대책 회의를 열고 “대선이 ‘보혁구도’로 한결 선명하게 정리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노 후보의 ‘개혁성’과 ‘불안하다’는 이미지를 한데 묶어 급진세력으로 몰아붙임으로써 반사이익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후보도 25일 경인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후보단일화와 관련, "급하고 급진적이고 불안한 세력과 안정적이고 합리적이며, 경험과 경륜이 있는 세력의 대결로 분명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일보도 26일자 '보혁과 세대가 가르는 대선'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대선을 '친DJ 대 반DJ' '보혁대결' '세대대결' '지역대결'의 4대 대결구조로 규정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상황 인식을 도왔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이같은 보혁 공세가 단 하루 만에 뒤집어졌다. 왜?

***보혁구도 외치다 세대대결로 발전할까 크게 우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 번복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후보단일화후 실시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념 대결에 대한 공감대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혁 대결이라는 이념공세에 집착하다가는 자칫 '수구세력'으로 몰릴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칫 ‘보혁대결’이 '세대 대결'로 자동적으로 이어질 경우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판세가 돌아갈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후보로 단일후보가 확정된 지난 25일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는 20~30대 연령층에서 이 후보는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40대의 경우 접전 또는 이회창 후보 약간 우세 양상을 보였다. 20-30대는 투표율은 낮지만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후보 입장에게 세대분화 현상이 더욱 극대화, 고착되는 것은 불리하다.

특히 민주당에서 노무현-정몽준 두 젊은 후보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올 게 확실한 마당에 한나라당이 '보혁대결'을 주장한다면 40대 이하에서의 젊은 유권자 층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자체 분석과 정치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20~30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보혁 대결'이나 '세대 대결' 노선을 택해서는 안된다는 최종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후보가 26일 노-정 후보단일화 TV 토론에 대한 반론권 차원에서 가진 TV 토론을 '청년 1백인'과의 질의 응답 방식으로 택한 것도 선거구도가 ‘보혁구도’나 ‘세대간 대결’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의정부 미국장갑차 여중생 압살사건 무죄평결과 관련, SOFA 개정과 부시 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더 나아가 “대통령이 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문제 등 새 정부가 풀어야 할 남북문제를 함께 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종전보다 분명 진일보한 입장변화다.

이는 젊은층을 의식한 발언인 동시에, 남북문제 및 북핵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80%에 달하고, 여중생 압살 미군에 대한 무죄평결에 대한 반미여론이 90%에 달한다는 현실을 고려한 입장변화로 읽힌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시각차가 의미하는 바**

정가 및 언론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한나라당의 수정 대선전략과 조선일보의 26일자 '4대 대선 대결구도' 사이의 차별성에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조선일보는 후보단일화후 변화된 대선국면을 '친DJ 대 반DJ' '보혁대결' '세대대결' '지역대결'의 4대 대결구조로 규정했다.
한나라당 수정전략은 그러나 이 4가지 가운데 '보혁대결'과 '세대대결' 2가지를 배제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조선일보의 논조를 중시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길을 택한 느낌이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제시한 이번 대선의 4대 대결구도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인식을 같이 한다 할지라도, 실제로 대선 전략을 그대로 추진하다가는 득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나라당측이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30대를 좌편향 적대세력으로 규정한 뒤 50대가 20대를 돈과 권위로서 올바른 길로 선도해야 한다는 식의 조선일보 논리는 현실정치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젊은층 표를 노무현후보에게 헌납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며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이같은 시각차는 뒤집어 보면 조선일보가 얼마나 노령화됐는가를 보여주는 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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