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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 구축'이냐, '기성 정치권 연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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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 구축'이냐, '기성 정치권 연대'냐?

<대선 D-100, 이것이 포인트> - 정몽준

16대 대통령 선거 D-100일인 10일, 정몽준 의원은 아직도 '구름' 위에 머물고 있다.

'출마선언' 시기가 8월말, 9월10일, 9월12일을 거쳐 9월17일로 늦춰지면서 대선과 관련된 정 의원의 구상은 드러난 것이 거의 없다. 월드컵 후광, 노무현 후보 대신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민심을 업고 한껏 부상, 아직까진 '천상에서 노니는' 상태다.

그러나 정 의원은 오는 17일 출마선언을 계기로 '천상'에서 대통령 선거'판'으로 내려와야 한다. 정 의원의 착륙이 불시착이 될지, 안착이 될지는 '어떤 세력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혼자 가느냐, 함께 가느냐. 여기에 '정풍'이 제2의 '노풍'으로 그칠 것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가 달려 있다.

***혼자 가느냐, 함께 가느냐**

정 의원의 높은 지지율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염증의 반사물이다. 정치적 변화를 원하는 민심이다. 때문에 혼자 가야 한다.

현재 정치권에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유하는 세력은 자민련, 이인제 의원을 필두로 한 민주당내 반노 진영, 한국미래연합의 박근혜 의원, 이한동 전 총리를 비롯한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있다. 정 의원이 현재 상태에서 손쉽게 원내교섭단체를 만들려면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과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다. '제왕적 총재'에 도전하며 탈당했던 박근혜 의원만이 다소 부합할 뿐이다.

따라서 사실상 이들은 정 의원의 지지도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노무현 후보가 YS를 찾아간 뒤 '노풍'이 급속히 하락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구정치인들과 연루됨과 동시에 '정풍'이 가라앉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렇다고 홀홀단신으로 대선까지 치르기엔 힘에 부친다. 일정한 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정말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대중적 의구심을 떨쳐 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 의원의 딜레마가 있다. 혼자 가느냐, 함께 가느냐. 함께라면 누구와 어제 어떤 방식으로.

***자민련과 연대?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

정 의원은 8일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만찬 회동을 갖고,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민련과 연대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자민련과 손잡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시대정신과 초당적 정치, 국민통합이란 취지에 공감하는 모든 분들에게 참여를 부탁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JP와 연대하면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에 대해 "시대가 다 연결되는 것"이라면서 "김치 담글 때 배추 겉잎사귀는 떼어내고 깨끗한 속잎사귀로 담그는데 밖이 있으니 안이 존재하는 것처럼 역사도 그런 것"이라고 대답했다.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신당에 자민련을 포함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해 볼 수도 있는 대답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이 3金을 모두 등에 업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0월께 지지 후보를 밝힐 예정인 김영삼 전 대통령도 정 의원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월드컵, 대북사업 등을 통해 정 의원에게 호감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정 의원의 한 측근에 따르면 8일 JP와의 회동은 JP쪽의 거듭된 요청 때문에 정치원로에 대한 예를 갖추는 차원에서 응했다고 한다. 자민련과의 연대설을 부인한 것이다.

결국 아직까지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얘기다.

***'후보 검증'도 넘어야 할 산**

'후보 검증' 문제도 남아 있다.

출생 등 개인 신변과 관련된 문제, 경영자로서의 자질 문제, 현대중공업 및 노동조합과의 관계, 4선 국회의원 의정 활동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수세적인 태도보다는 제기된 의혹이나 문제점에 대해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치권, 노동계, 시민단체 등에서 쏟아질 '네거티브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시 현대중공업 주식 처분 문제와 생모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한 것도 그 맥락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노무현 후보 측은 정 의원에 대한 상당한 '자료'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의원의 출마 선언 이후 그 '자료'들이 본격 공개되기 시작할 때, 그때도 모든 것을 정면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검증문제 때문에라도 세 구축은 필요하다.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검증과제라도 세력이 있으면 보완이 되고, 역할분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구와 어떻게?

선거'판'에 발을 내딛는 정몽준 의원.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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