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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15명, 언론사주 일가 3명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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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15명, 언론사주 일가 3명 공개하겠다"

또다른 '정치공작' 논란 피하려면 권력층 전체명단 공개해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는 20일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98~99년 검ㆍ군 합수부 수사에 참여했을 때 병역비리에 연루된 고위층 인사 70~80명의 명단을 작성했다"고 주장하며 이 가운데 전.현직 의원 15명과 조선일보 등 언론사 사주 일가 3명의 명단과 비리의혹을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가 명단을 공개할 경우 병역비리 의혹이 이회창 후보외에 한나라당과 언론계로 비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김씨가 명단공개를 하지 않는 재계와 관료계, 군부 등 권력집단 전반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대업씨, "한나라당과 언론사사주 명단 공개하겠다"**

김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한나라당 12명, 자민련 2명, 민주당 1명 등 전ㆍ현직 의원 15명의 병역비리 혐의가 담긴 녹취 테이프를 갖고 있다"며 "이들 중 처음 거론된 사람이 5명,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사람이 4명"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다음달 한나라당 의원 12명과 함께 조선일보 등 언론사 사주 일가 3명의 비리 의혹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씨측 주장에 대해 검찰은 김대업씨가 말한 명단 중 대부분은 이미 재작년 2월부터 1년에 걸쳐 진행됐던 검ㆍ군 합동수사반의 수사대상에 올랐던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대업씨가 자신이 확보한 명단 중 "5명은 처음 거론된 사람이며 4-5명은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정치인 아들의 병역비리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검ㆍ군 합수반은 2000년 2월 반부패국민연대로부터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의혹대상자 2백10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 5백여건의 비리에 관련된 1천7백50여명을 수사했다.

당시 반부패국민연대가 이첩한 자료에는 현역의원 21명(한나라당 15명, 자민련 5명, 민주당 1명) 등 정치인 51명, 재계인사 11명, 연예인 22명, 군장성, 교수, 체육계인사 등이 망라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겨레가 입수해 지난해 5월9일 보도한 병역비리 3차 검.군 합수반 수사대상 의원 명단에 따르면, 전ㆍ현직의원 27명(한나라당 13명, 자민련 8명, 민주당 2명, 기타 4명)이 집중 수사 대상으로 올랐었다.

***정치권, 언론뿐 아니라 권력층 전체 명단 공개해야**

그러나 실제로 사법처리된 정치인은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이 유일했다. 김 의원은 96년 1월 당시 서울지방병무청장에게 2백만원을 주고 아들의 병역면제를 청탁해 고도근시로 5급 판정을 받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합수부는 이런 수사결과에 대해 "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정치인 아들의 경우 일부는 금품공여 사실이 확인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이 불가능했고, 나머지도 금품수수 여부가 입증 안 됐거나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기 힘들었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권력층 봐주기 수사라고 강력비판했었다.

이밖에 8개 언론사 사주들에게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됐던 언론계의 경우 동아일보사 김병건 부사장 부인만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2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았으며, 재벌2세 10여명이 병역비리 의혹을 샀던 재계의 경우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과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등이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는 데 그쳤다. 이에 당시 재계에서는 "망한 재벌 관계자들만 속죄양으로 처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김대업씨가 한나라당등 정치권 인사들과 언론계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한다면 환영할만할 일"이라면서도 "특정정당 및 언론사의 명단만 공개할 경우 또다른 '정치공작' 의혹에 휩싸일 소지가 있는만큼 차제에 검찰과 군은 당시 조사했던 권력층 모두의 명단과 병역비리 의혹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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