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반노무현 세력' 합종연횡 시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반노무현 세력' 합종연횡 시작

이인제ㆍ김중권ㆍ이한동ㆍ박근혜, 부산한 연대 움직임

민주당 김중권 전 대표와 이인제 의원이 19일 대선후보 경선후 첫 골프회동을 갖고 "노무현 후보로는 연말 대선을 치를 수 없다"고 노골적으로 반(反)노무현 연대선언을 하는 등 민주당내 비주류들의 결집이 시작됐다.

이와 동시에 민주당 밖에서도 이한동 전 총리,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 정몽준 의원 등도 반노무현 전선을 공감대로 어지러운 합종연횡을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인제 의원은 이한동 전 총리와 조만간 만찬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반노무현 전선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바뀐 김중권과 이인제**

많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19일 오후 김중권 전 대표와 이인제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만나 골프를 쳤다. 이날 골프회동에는 이희규 의원과 이강희·김인영·서정화 전 의원 등 이인제 의원의 측근들도 수행했다.

이인제 의원과 김중권 전 대표간의 관계는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출 국민경선 과정에 김 전 대표가 중도사퇴, 사실상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그동안 대단히 불편했었다. 그러나 노 후보가 8.8 재보선 공천과정에 김중권 전 대표의 금천구 출마 시도를 막자 김 전 대표는 곧바로 반노무현 입장을 밝히고, 이날 이인제 의원과 회동함으로써 반노무현 전선에 공식합류한 셈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변한 감탄고토(甘呑苦吐)의 전형이다.

두 사람은 노무현 후보를 성토하는 것으로 동질감을 표시했다.

또한"두 사람이 힘을 모을 것이냐"는 질문에 김중권 전 대표는 "그동안 안타까운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른다 할 수 없다"며 노골적 연대의지를 밝혔다. 이인제 의원도 "나와 김 대표는 생각이 같다. 방향과 추구하는 가치도 거의 같다. 동질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재보선 뒤에 다시 만날 것인가"란 질문에 "늘 봐야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 분(노무현 후보)은 그 분의 길이 있고 우리도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결별을 예고하는 듯한 묘한 뉘앙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좀더 노골적으로 노 후보에 대한 섭섭함을 표시했다. 그는 8.8 재보선 공천과 관련, "김근태 특대위원장을 만나 내가 필요하면 어떤 일도 하겠다고 했으나 노 후보는 결국 내가 서울 금천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것 아니냐"며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데 내가 도울 일이 무엇이 있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노 후보와 당 지도부에 대해 "너무 걱정스러운 게 많다"며 "오늘 구당적 차원에서 많은 얘기를 할 것이고 깊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해 두 사람간의 협력을 본격 모색할 뜻을 내비쳤다.

이들의 공감대는 이른바 '개헌론'에서도 목격됐다.

이인제 의원은 지난 5일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양분하자는 '프랑스형 분권적 대통령제'를 주장함으로써 개헌론을 공론화시킨 바 있다.

김중권 전 대표는 이날 이 의원과의 골프회동 자리에서 개헌론에 대해 "난 경선 때 내각책임제 개헌을 주장해 왔다"며 "이 의원이 주장하는 분권적 대통령제의 내용을 구체적으론 모르지만 취지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한동도 개헌 전제로 한 연대전선 동참의사 드러내**

'개헌론'을 매개로 한 반노 연대 모색 움직임은 민주당 밖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나에겐 꿈이 있다"며 총리직 사퇴후 '대권 행보'를 하고 있는 이한동 전총리도 1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권력 구조 개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개헌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구체적인 개헌의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해 나갈 것이지만 권력 집중의 문제인 만큼 내각책임제나 미국식 3권분립 대통령제 등을 모두 생각할 수 있다"면서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전총리는 일각에서 자신을 제3후보로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내 행보는 지금 말하기엔 적절히 않고 좀더 관망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면서 "정국이 변화해 가는 가능성 중에 하나의 가능성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재가치 희미해진 박근혜 대표의 반노전선 합류 시사**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도 반노무현 세력을 지원할 의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 존재가치가 희미해진 박근혜 대표는 18일 'e-윈컴'과의 인터뷰에서 "8.8 재보선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이 크며 뜻이 맞으면 민주당 내 인사들과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노 후보는 정책과 생각이 현실과 동떨어져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으며, 게이트 영향도 있겠지만 노 후보의 자질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노골적으로 반노무현 입장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또 "현재는 양당구도지만 불안정하며 국민은 제3세력을 원하고 있다"면서 "나는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힌 적이 없다"고 말해 다른 후보를 지원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박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지지율이 한자리 숫자로 급락하면서 존재가치가 희미해지자, 민주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반노무현 전선에 합류함으로써 존재가치를 되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의 의미심장한 행보**

반노무현 전선과 관련,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물은 정몽준 의원이다. 그는 특히 요즘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를 앞서고 있어, 이인제 의원 등 민주당내 반노 전선 인사들 사이에서 영입대상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정 의원은 요즘 자신의 정치 행로에 대해선 가능한한 언급을 피하며, 월드컵 노고 치하를 이유로 전국 도시를 순회하는 등 의미심장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그러나 지난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보수와 진보가 개인신분으로 구분되면 정치가 무의미하고 재미없어진다. 미국의 경우 케네디 가문 등 부자들이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에 들어가고 있다. 우리도 미국처럼 신분에 제약받지 말고 부자일수록 진보정당에도 들어가야 정당이 의미있고 정치가 재미있다"고 말해 민주당 조건부 입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20일에는 조선일보 7면 오피니언란에 '원화의 국제통화화'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싣는 등 이미지 메이킹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는 분위기다.

언론계에서는 반노무현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조선일보가 정몽준 의원 칼럼을 실은 대목과 관련, '조선일보가 반노무현의 연장선 차원에서 정몽준 의원 키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아직은 재보선 결과 예의 주시**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이 정치판 역학관계에 지금 당장 어떤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 의원, 김중권 전 대표, 이한동 전 총리가 잇따라 회동을 갖는 것은 8.8 재보선 이후 예상되는 정치권의 지각변동 가능성을 고려, 일단 정서적인 공감대를 쌓아두기 위한 사전 포석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

8.8 재보선에서 설령 민주당이 또다시 참패한다 할지라도 과연 이것이 곧바로 반노무현 세력의 득세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사이에 연대전선이 구축된다 할지라도 과연 누구를 '간판'으로 할 것이냐도 장벽이 될 수 있다.

이밖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과연 이들의 연대를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고만고만한 도토리들의 이익집단적 연합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진정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으로 받아들일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 분명한 것은 노무현 후보를 겨냥한 반노 인사들의 '칼갈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이며, 이는 8.8 재보선후 한차례 극한적 정치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