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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권, “노무현 패배주의 개탄” 성명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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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중권, “노무현 패배주의 개탄” 성명 파문

노후보측, "출마 반대하자 비겁하게 본질 왜곡"

민주당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8.8 국회의원 재보선을 치르기도 전에 공천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신경전이 8.8 재보선 이후의 대선 구도를 둘러싼 명분 축적 및 힘겨루기로 해석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경기 광명의 남궁진 전 문화공보부 장관, 영등포을에의 장기표씨 공천 갈등에 이어 이번에는 금천구의 김중권씨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노무현 후보진영과 반대진영 간에 갈등이 빚어졌다.

***김중권, "노무현 후보의 패배주의를 개탄한다"**

금천지역 출마가 거의 확실시됐던 김중권 전 대표는 지난 14일 느닷없이 "노무현 후보의 패배주의를 개탄한다"는 노무현 후보 비난성명을 내며 '불출마 선언'을 해, 민주당을 혼란에 몰아넣었다.

김중권 전 대표는 14일 성명에서 "최근 노 후보의 최측근 인사를 만났더니 이번 재보선의 13곳 선거구 중 호남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패배한다는 결론을 내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자세와 인식으로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가 만난 노 후보 최측근인사는 노 후보 정무특보인 천정배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또 "노 후보는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후보가 공천됐다고 홈페이지에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 등 서로의 가슴에 칼을 겨누고 있다"면서 "민주당원들은 지금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라며 노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는 노 후보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 11일 쓴 '장기표씨 공천 논란에 대한 단상'이란 글에서 장기표씨 입당 및 공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대목을 지적한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이어 "당과 특대위에게 8.8 재보선에서의 나의 거취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 며 "8.8 재보선 출마를 하지 않고 앞으로 새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입장을 자세히 밝히겠다고 예고해, 앞으로 본격적으로 노무현 공격의 선봉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노 후보측, "김중권, 비겁하다"**

이같은 김중권 전대표의 성명에 대해 노무현 후보진영은 한마디로 '비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측이 DJ측근인 김 전대표의 출마에 반대하자, 비겁하게 '노무현 후보의 패배주의' 운운하며 공천 반대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정략적 공세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후보 정무특보인 천정배 의원은 "지난 12일 김 전 대표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13일 찾아뵙고 '금천 지역에 지역연고가 없고 대통령 측근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말했다"며 "대화 과정에서 '내가 보기에 선거지형이 어렵다'고 했으나 절대 패배주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후보측은 비록 김중권 전 대표가 민주당 대통령후보 국민경선과정에 중도에 후보사퇴를 함으로써 노 후보에게 도움을 준 대목은 인정하나, 6.13 지방선거때 표출된 민의를 볼 때 영남 지역구 출신의 김 전 대표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 금천에 출마한다는 것은 명분도 승산도 없다는 판단에 따라 김 전대표의 출마에 반대입장을 밝혔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무현 후보측의 입장에 대해 당지도부는 김중권 전 대표에게 금천구 출마를 권하기로 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남궁진, 장기표에 이어 세번째로 노 후보의 반대를 묵살하는 형상이어서, 앞으로 8.8 재보선 선거결과에 따라 민주당내 한차례 뜨거운 책임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내 일각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남궁진, 장기표, 김중권 등 수도권 출마 희망자들에게 연이어 제동을 건 것은 8.8 재보선후 제기될 책임 공방에서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향후 당체제를 노무현 칼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며 "경우에 따라선 DJ 및 민주당 기득권 세력등과의 결별 등 최후의 승부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14일 김 전대표가 배포한 성명서 전문이다.

***"노무현 후보의 패배주의를 개탄함"**

8.8 재보선을 앞두고 금천 지역에 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오늘 (7월 14일) 오후 6시에 특대위에서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진 바, 이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겠다.

그동안 (장성민 현 지구당 위원장 등) 당을 걱정하는 여러분들의 거듭된 출마 권유가 있었다. 이번 8.8 재보선에서의 승리를 통해 거대 정당의 독식을 견제하고, 이를 계기로 12월 대선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본인이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간곡한 권유였다.

당의 대표를 지낸 본인으로서는 깊은 고뇌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근 노무현 후보의 최측근 인사를 만났는데, 이미 13개 선거구중 호남 2곳을 제외한 11곳에서는 우리 당이 패배한다는 결론을 내고 있었다. 당의 대통령 후보와 측근이 이같은 패배주의에 빠져있음을 한없이 개탄한다.

이러한 자세와 인식으로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민주당이 될 수 없다.

우리 민주당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가를 직시해야 한다. 하루빨리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봉사하는 희망있는 정당을 건설해야 하며, 서로 아끼고 감싸면서 적심(赤心)을 주고받는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제가 그 일에 앞장 서겠다.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후보가 공천되었다고 홈페이지에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 등 서로의 가슴에 칼을 겨누고 있다.

이에 나는 우선 당과 특대위에게 8.8 재보선에서의 나의 거취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 본인은 8.8 재보선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 브로커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진정한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고 한다. 앞으로 제 자신 새로운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나갈 것이다.

금명간 이에 대한 나의 입장을 공개적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힐 것이다.

2002. 7. 14

김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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