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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국적기업 인간복제의 실험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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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 다국적기업 인간복제의 실험장인가

<단독인터뷰> 클로네이드 한국지사, "복제 신청 10명, 대리모도 5명 확보"

인간복제를 추진중인 미국의 다국적기업 클로네이드사가 지난 6월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 국내에서 인간 복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클로네이드의 국내 자회사인 '바이오퓨전텍' 이성식 대표이사는 12일 "한국에서 인간복제 실험을 안 하고 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인간복제실험이 진행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 대표는 "이미 여러 명의 한국 여성이 대리모를 하겠다고 자원했다"면서 "내주중 (국내에서의 인간복제실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리모 지원 한국여성 5명, 인간복제 신청자는 10명"**

또 클로네이드 한국지사 마케팅 디렉터 곽기화씨는 12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 인간복제 배아를 임신하겠다고 대리모를 자원한 여성이 5명 이상이며 인간복제를 신청한 사람은 10명"이라고 밝혔다. 클로네이드사 창설자 라엘씨는 지난해 8월 내한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간복제 대리모인 김진희씨(34. 화가 겸 미술모델)를 공개한 바 있다.

곽씨는 "바이오퓨전텍은 5-6개월전에 세포융합기를 자체 개발했다"며 "이 세포융합기만 가지고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도 인간복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RMX 2010'이란 이름의 세포융합기는 인간 배아를 배아세포 단계로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안정적 전자 충격을 창출하는 기기로, 바이오퓨전텍 측은 '2010'이란 숫자는 2010년까지 인간 복제가 도처에서 이뤄지기를 바라는 희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씨는 또 "현재 클로네이드사는 한국에만 자회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회사를 설립하고자 접촉하고 있는 다른 나라 벤처 기업들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곽씨는 바이오퓨전텍 회사 규모에 대해 "아직 설립 단계라 구체적으로 밝히긴 힘들다"면서 "세포융합기 개발에는 한국과학자 3명을 포함한 6명의 클로네이드 본사 직원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1일 설립된 바이오퓨전텍은 현재 대구광역시에 있고 ▲동물의 복제 ▲형질변경 ▲대체장기생산 ▲세포보관 ▲세포융합기 제조판매업 ▲DNA칩 개발 및 생산 등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다.

***클로네이드사는 어떤 회사**

클로네이드사는 인간복제를 목적으로 지난 97년 바하마에 설립된 회사다. 이 회사 설립자인 라엘은 우주인에 의한 생명창조설을 믿는 신흥종교인 '라엘리안 무브먼트' 교주다.

본명이 클로드 보리옹(Claude Vorilhon)인 라엘은 프랑스 스포츠 잡지 기자와 카레이서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라엘은 1973년 12월13일 다른 혹성에서 온 '엘로힘'이란 외계인과 조우했고, 지구상에 이들을 맞이할 대사관을 세워주도록 요청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1975년에는 광속보다 수십배 이상 빠른 UFO로 외계인 혹성에 가서 지구보다 2만5천년이나 진보된 과학문명을 체험했다고 주장했다.

라엘은 외계인이 전달한 메시지에 대해 지구상의 생명체는 자연적인 진화의 결과나 초월적인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진보한 외계인들이 DNA를 통해 만들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엘로힘'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 인간이라고 라엘은 주장했다.

라엘은 '엘로힘'이 이미 한 개인의 개성이나 기억, 경험까지 모두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 복제를 통해 영원한 삶을 살고 있다면서 인간도 같은 방식으로 '영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엘은 <우주인의 메시지> <YES! 인간복제> 등 저서를 통해 이런 생각을 전세계에 퍼뜨리고 있다. 현재 세계 80여개국에 5만5천여명의 '라엘리안'이, 한국에만 2천여명의 '라엘리안'이 있다고 곽기화씨가 밝혔다.

곽씨는 "클로네이드사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철학적 배경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엘리안'인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가 소장으로 있는 클로네이드사는 지난 2000년 연구소를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옮겼다가 지난해 미 식품의약청(FDA)에 의해 폐쇄됐다.

영국의 타임스는 "이 연구소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니트로라는 작은 시골 마을의 폐교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월세 3백50달러짜리 이 비밀 연구실에는 실험기기와 인큐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유전학자와 생화학자, 체외수정 전문 산부인과 의사 등 3명의 연구원이 고용돼 있지만 전깃불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실험실 복도에서는 부서진 사물함과 쓰레기가 나뒹굴고 실험실 장비들도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어 미 연방대배심은 클로네이드가 복제능력이 없으면서도 투자자들을 속인 것은 아닌지 사기혐의 적용을 놓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곽기화씨는 "미 식품의약청은 연구소를 강제 폐쇄할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으며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클로네이드사는 현재 약 50명의 대리모들과 인간복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수개월내에 일부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10일 열린 일본의 바이오엑스포에서 주장했다.

클로네이드는 또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1인당 20만 달러를 받고 인간복제를 해주겠다고 선전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애완동물 복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세포 냉동보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왜 한국에서 인간복제실험이 시도되고 있나**

그렇다면 클로네이드사의 자회사가 한국에 가장 먼저 설립된 이유는 뭘까?

곽씨는 "클로네이드사와 뜻을 같이 하는 일부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인간복제를 막을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라엘도 지난해 방한해 한국에서 인간복제실험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에 인간복제금지법이 없다는 점을 거론했다.

또 인간복제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여성의 난자를 구하는 데 제약이 거의 없는 상태다. 서울대에서 이용되고 있는 난자 제공시 동의서 양식을 보면, 난자 제공자는 난자에 대한 모든 권한을 포기하도록 되어 있다. 한 바이오벤처가 제시하고 있는 표준동의서 양식에는 기증한 난자의 의학적 이용에 대해서 물어서는 안 된다고 쓰여 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여성민우회 등 종교·보건의료·시민단체들은 지난해 '조속한 생명윤리 기본법 제정 공동 캠페인단'을 구성해, 인간복제를 규제하는 법 제정을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도 지난해 8월 인간 배아 복제는 금지하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부간의 주무부처 논란과 생명과학계의 반대로 법안 제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윤리 기본법 제정 시급**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과학자들은 복제인간 탄생의 성공률이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성공률이라고 해도 난치병 치료목적의 배아복제연구가 결국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기형, 정신장애 등 심각한 결함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커 문제가 되는 것이다.

참여연대 배태섭 간사는 "인간 복제는 생명 윤리뿐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사회 구성원들간의 동의나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인간 복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배 간사는 "국내에서 인간복제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조속한 법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 차원의 인간복제 금지협약이 추진되는 등 세계 각국은 인간복제를 강력 규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등은 수정란 생산조차 금지하는 등 인간배아연구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출산 목적으로 인간복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했다. 미국은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을 입법했으나 치료목적의 냉동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길을 열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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