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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장관 경질, 제약사 압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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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장관 경질, 제약사 압력 논란

이태복, “약값 인하하자 제약계가 노골적으로 협박" 주장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장관 취임 반년여만에 전격 교체되자 자신의 경질 이유와 관련,"보험약가 인하정책에 반발한 국내외 제약사들의 경질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전장관은 이날 오전 개각발표 직후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떠나며'라는 성명서를 배포, "장관이 바뀌는 이유에 대해 어디에서도 분명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도와달라는 말 밖에 없었다"며 "이는 최근 우리가 추진해온 건강보험재정 안정대책의 핵심적 내용이 보험약가제도의 개혁이었는데, 이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장관은 "국민의 공정한 고통분담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의료계 수가를 인하했으며, 마지막 차례는 국내외 제약사의 고통분담이었다"면서 "이에 대해 국내외 제약산업은 심각하게 저항했고 다양한 통로를 통한 압력을 행사해왔다"고 밝혔다.

이 전장관은 "누가 장관을 맡는다 하더라도 이 과제의 수행없이 국민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보건복지정책을 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장관은 퇴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전화를 해서 '그 자리에 오래 있을 줄 아느냐'는 내용의 협박도 했다"고 폭로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약사, 그 중에서도 특히 외국계 제약사들은 이 전장관이 추진해온 최저실거래가제와 참조가격제 등 약가 인하정책에 대해 주재대사까지 동원, 거세게 저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전장관은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등 모두 6차례나 외국대사를 공식 면담했다.

또 외국계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산업협회(KRPIA)를 결성해 한미통상회담을 통하거나 복지부 약가제도개선소위 등에 참가해 약가인하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으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부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장관의 주장에 대해 다국적제약산업협회 관계자는 "복지부의 약가 정책과 관련해 자의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어 투명성, 형평성, 일관성을 요구한 적은 있으나 장관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내정간섭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장관은 80년대 초 이른바 전민노련(전국민주노동자연맹)사건으로 사형 구형을 받았던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지난해 3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에 이어 지난 1월 복지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 전장관은 취임후 한달여간을 장관실에 간이침대를 놓고 생활하는 등 의욕적 활동으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다음은 이 전장관이 배포한 성명서 전문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떠나며**

저는 취임 이후 한국 복지의 기초를 다지고 보건행정의 체계와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복지분야는 그동안 불합리한 요소들을 제거하여 어느 정도 새로운 틀을 구축할 수 있었으나, 보건분야는 이제 겨우 가닥을 잡는 수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충분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국민이나 한국 복지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장관이 바뀌는 이유에 대해 어디에서도 분명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도와달라는 말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최근 우리가 추진해온 건강보험재정 안정대책의 핵심적 내용이 보험약가제도 개혁이었는데, 이와 관련된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의 공정한 고통분담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의료계의 수가를 인하했으며, 이제 마지막 차례는 국내외 제약사의 고통분담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제약산업은 심각하게 저항했고, 다양한 통로를 통한 압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약가의 거품을 제거하지 못하고는 건강보험재정의 안정도 제약산업의 발전도 불가능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누가 장관을 맡는다 하더라도 이 과제의 성공적 수행없이 국민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보건복지정책을 펴갈 수 없을 것입니다.

변화와 개혁은 매우 어렵고 또한 사회구성원 일부에게는 고통을 감내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은 국민 다수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저는 어디에서든 우리의 조국을 세계 제일의 일등강국을 만들고 인간의 존엄이 실현되는 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이 변화와 개혁을 지속해 갈 것이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것입니다.

2002. 7. 11
보건복지부장관 이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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