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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내부논쟁 확대, 명계남 "회장 후보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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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사모 내부논쟁 확대, 명계남 "회장 후보 사퇴"

한 노사모 회원의 '말' 7월호 기고가 계기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가 지금 '내부 논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노사모 전 경기중부 대표일꾼 권갑상(44. 아이디 지리산)씨가 "어느덧 흘러든 구태와 관료주의를 경계하라"는 제목으로 노사모의 의사결정구조 등 내부문제에 대한 비판글을 월간 <말> 7월호에 기고한 게 발단이다.

권씨의 기고 이후 노사모 내부에서 치열한 찬반논쟁이 벌어지자 명계남 회장은 차기 대표일꾼(회장) 선거 후보직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명계남 회장은 21일 노사모 홈페이지(www.nosamo.org)에 "디지털말 사태와 관련하여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게재, "이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제 4대 노사모 대표일꾼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모는 오는 26-28일 전자투표를 통해 4대 대표일꾼을 뽑을 예정인데, 명씨와 경기 고양·파주지역 회원인 김신혜(아이디 시네아짐)씨가 경합을 벌였으나, 명씨의 사퇴로 김씨가 단일후보가 됐다.

논쟁의 발단이 된 권씨의 글이 실린 디지털말(www.digitalmal.com)과 노사모 홈페이지에는 권씨의 주장에 대한 찬반 의견이 활발히 게재되고 있으며, 디지털말은 앞으로 권씨의 글에 대한 반론을 게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사모는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으로 민주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자발적 정치참여의 새로운 모델로 부각,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조직이다. 국민경선을 거쳐 민주당 노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노사모는 자신들의 생각 이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따라서 노사모의 활동 방향, 조직의 성격 등에 대한 논쟁은 어쩌면 불가피한 것일 수도 있다. 노사모가 이번 논쟁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권갑상, "내부의 쓴소리, 외면해서야..."**

권갑상씨는 노사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자신의 글을 본 <말>지 기자가 청탁을 부탁해 글을 기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씨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것이고, 조기 진단, 조기 치료는 만병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또 그 유명한 <말>지에서 이 평범한 시민 권갑상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사실은 무척 흔감한 일이기에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노사모를 말해보려 한다"고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권씨는 "노사모는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지 노무현이 속한 정당을 지지하는 모임이 아니다"라면서 "정치인 노무현은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수단이고 대안일 뿐 목적 자체는 아니다. 노사모가 사랑하는 노무현일지라도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노사모가 노무현 팬클럽일지라도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일반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끌어내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며 "노사모임을 빙자해서 노무현 지지가 우리의 전유물인 양 행동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권씨는 노사모가 저질렀던 잘못을 지적했다.

첫째, 권씨는 "국민경선 과정에서 '자발성'이라는 원칙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노사모가 민주당 국민경선 신청서에 번호를 매겨 회원들에게 신청서를 받는 것을 독려했던 점, 부산상고 동문회 및 노씨 문중에 국민 경선 참여 권유 전화를 했던 점 등은 노사모 최고의 자긍심인 '자발성'을 훼손했다는 것.

권씨는 두번째로 "노사모 내에서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사무국에 대해 문제점을 계속 제기하던 나 같은 사람은 아예 적군인 양 취급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자발적으로 노사모 사이트를 찾아와 클릭하고 가입하고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그가 말하는 내용이 좀 맘에 들지 않으면 그저 시비거는 것으로, 또는 해를 끼치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버리는 경우를 자우 봐 왔다"고 밝혔다. 권씨는 또 명계남 노사모 회장에 대해서도 "처절한 헌신과 카리스마를 매개로 하여 일부 독선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셋째, 권씨는 노사모의 허술한 회계 보고 방식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권씨는 "이제까지 노사모 회계보고를 보면 누적잔고도 불분명하고 회계감사의 흔적도 얺는 등 미비한 점이 많았다"면서 "더 늦기 전에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계남, "외부에 폭로하는 방식으로 문제제기해서야..."**

이러한 비판에 대해 명 회장은 "국민경선 참여과정에서 일부 무리한 추진이 계획되기도 하고 또 진행과정에서 수정되기도 하고 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나를 비롯한 집행부가 미숙하여 실수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사실을 밝히는 일이 이와 같은 방법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노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는 또 "더군다나 12월 대선을 앞두고 중요한 제4대 노사모 대표일꾼 선거 국면에서 발생한 사태이기 때문에 그 파장은 더욱 더 크다"면서 "이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고 한나라당과 조중동에게 이롭게 이용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점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제 4대 노사모 대표일꾼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씨의 글에 대한 노사모 회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권씨가 이전부터 강도 높은 비판의 수준을 넘어서 노사모를 비난하는 글을 여러번 게재해 왔다는 점을 지적, 권씨의 행태와 전후 사정을 파악하지도 않고 권씨의 글을 실은 <말>지를 비난하는 글들이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 노사모에 적지 않은 상처를 줬다는 지적이 상당수였다.

노사모 중앙집행부 상근자인 진솔씨는 "권씨는 이미 노사모 윤리위원회 회부가 거명되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권씨의 글은 철저히 왜곡과 오도로 점철됐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권씨 글에 대한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지적하면서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아이디를 '지나가다'라고 밝힌 네티즌은 노사모의 대응 방식에 "내부 문제를 바깥으로 끌어내서 문제라느니, 반 명계남 측의 음모라느니, 말지가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 편에서 노무현을 공격한 것이라는 등 터무니없는 상상과 폭력적 편견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이디를 '진보적 독자'라고 밝힌 네티즌은 "일부 노사모 회원들이 권갑상님의 충분히 제기할만한 글에 대해서 광분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반론'을 통해서 쌍뱡향 의사소통과 쌍뱡항 민주주의를 솔선수범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말>지의 양해를 얻어 권갑상씨가 기고한 글 전문을 싣는다.

***"어느덧 흘러든 구태와 관료주의를 경계하라"-진통 앓는 노사모**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팬클럽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노사모가 창립 이후 '최대 논쟁'에 휩싸여 있다. 노사모의 활동 지향점, 진로를 놓고 열전을 벌이는 이번 논쟁은 이미 예견됐던 '잠재적 논쟁'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노사모가 각종 선거 과정에서 노무현이란 정치인의 팬클럽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지방선거를 비롯한 각종 정치적 사안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냐는 논쟁으로 이어진다.

이 논쟁은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서울시장 후보 이문옥 지지냐 아니면 민주당 김민석을 지지하느냐 등 이른바 '옥석논쟁' 등을 비롯해 제3차 총회를 앞둔 명계남 회장의 연임 문제, 노사모의 투명한 재정운영과 의사결정 구조 등 절차적 민주주의 등 노사모가 새로 태어나기 위한 각종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노사모는 모든 정치인이 부러워하며 아류 팬클럽을 앞다퉈 만들 정도의 '무서운 기세'로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냈다.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정치문화로 획을 그은 '정치적 팬클럽' 노사모의 진로 논쟁은 6월 말 총회에서 대표일꾼(회장)을 뽑을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월간 『말』은 노사모 자유게시판에서 처음으로 논쟁의 불씨를 당긴 노사모 전 경기중부 대표일꾼(회장) 권갑상(44, 아이디 지리산)의 문제 제기를 『디지털 말』(www.digitalmal.com)과 『월간 말』7월에 싣고, 이후 반론 등 활발한 토론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글에 대한 의견이나 반론을 투고하고자 하는 필자는 mail to digitalmal 로 보내주시기 바란다. <편집자>

나는 노사모에서도 딴지쟁이로 소문난 지리산 권갑상이다. 아마도 여의도 노사모 사무국에서는 '지리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아휴! 또야?"하며 지겨워 할 것이다. 하긴 하도 사무국을 물고 늘어져 한나라당 알바(아르바이트)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 달리 말해 무엇하겠는가?

내 나이 어언 마흔 하고도 네살, 그런데 지금 나는 무척 재미있고, 행복하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알고, 좋아하게 되고 급기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노사모라는 단체에 가입하더니 천지사방 안 다닌 곳이 없다. 하기야 내가 하는 일이 지방 출장이 많은 일이라 그러잖아도 전국 방방곡곡 다니던 참이지만 노사모 일 때문에 다니는 것이 한결 신나고 재미있다. 지난 민주당 경선은 정말 재미있었다. 누가 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 안 나오면 안 된다고 한 것도 아닌데 광주, 대전, 춘천, 대구, 청주, 부산 그저 싱글벙글 쫓아다녔다. 이 나이에 말이다.

그런 내가 요즘은 잠시 자숙하느라 노사모에 접속하지 않는다. 뭐 인터넷 모임에 흔한 게시판 논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내 글 때문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있어서 그 미안함을 나름대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 논쟁을 『말』지 기자가 봤는지 내게, 노사모의 '영원한 딴지쟁이'를 자처하는 내게 노사모의 문제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청했다.

"이런! 내 사랑하는 노사모의 문제점을 바깥에다 대고 설명하라니…. 도대체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러는 거야?"
하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것이고, 조기 진단, 조기 치료는 만병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또 그 유명한 『말』지에서 이 평범한 시민 권갑상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사실은 무척 흔감한 일이기에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노사모를 말해보려 한다.

'노사모' 조용히 입속으로 되뇌면 가슴 깊은 곳에서 기쁨이, 감동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2000년 4·13 총선에서 지역주의에 항거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 출마하여 낙선한 노무현을 격려하기 위하여 결성한 노사모는 지금 5만명에 육박하는 회원의 규모에 이르더니 민주당 국민경선장에 불어닥친 노풍의 뇌관역할을 하면서 언론 매체를 비롯한 정치권의 주시를 받고 있다.

***우리가 만나고 지내온 날들**

1. 노사모의 주체는 누구인가

나는 누가 뭐래도 우리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그걸 위해 올 연말 대선까지는 정말 열심히 뛸 거다. 그리고 노사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자세가 돼 있다. 이런 마음은 내 주위 모든 노사모에게서 볼 수 있다. 아무도 강제하지 않아도 그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또 자기가 좋아하는 동아리에서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술 먹고, 등산 다니고, 사진 찍고 키득키득 즐기다가 어느 순간 '노무현님'께 어떤 일이 생기면 누가 오라고 하지 않아도 모여든다. 어디 있던 사람인지,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단 한 가지 공통점만으로 만나자 마자 십년지기가 돼 버리는 게 우리다. 처음에는 참 이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2. 노사모 활동은 어떻게 전개됐는가

요즘은 가능하면 언론이나 외부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기야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있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노사모라는 모임을 꾸려가고 있다는 것을 소문내고 싶었다. 왜냐하면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알리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등산을 다니면서도 이 나이에 가슴과 등판에 노사모와 노무현을 알리는 몸벽보(우리는 이렇게 부르는데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를 붙이고 다녔고, 그러는 내가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그것도 어느 회원이 자비로 만들어 온 것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주면서 행복해 하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들이 "노사모가 뭐요?"하고 물어오면 열성을 다해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설명하는 것이 우리가 몸벽보를 붙이고 등산하는 목적이었다. 현 대표일꾼인 바밤바 명계남 회장은 산행 때 마주치는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보고 사인이나 사진을 찍자고 청해오면 아주 반갑게, 다정하게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노무현을 광고했다. 그때는 정말 노짱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것조차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3. 노사모는 순수한가?

내가 요즘 자숙하게 된 것은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 노사모 활동은 순수해야 하며 노사모 활동을 이유로 어떤 대가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건 모든 노사모가 무언중에 합의한 일인데 노파심에 또 말하다가 다른 노사모의 가슴을 아프게 해 버린 것이다. 솔직히 말하겠다. 진솔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정치학 강사가 자신의 생업을 접고 사무국 상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그의 순수성을 의심했던 것이다.

사실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 한창일 때도 생업 때문에 뒷전에서만 놀던 내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다만 "저렇게 생업마저 포기하는 사람이 나오면 노무현에게 부담을 느낄 텐데…"하는 단순한 생각을 주위 몇 사람에게 말한 것이 그만 소문이 나 진솔님께 상처를 주고만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내 머리로, 내 깜냥으로 생각도 못한단 말인가? 누군지 내 생각을 그에게 전한 그놈이 더 나쁜 놈이라고 나를 위로하며 자숙하는 중이다. 하긴 노무현 선거캠프도 아니고 후원회도 아니며 팬클럽일 뿐인 노사모에서 무슨 대가를 바라겠는가. 대가를 바라는 사람은 선거캠프로 갔을 터인데…. 정말 괜한 걱정을 했다.

4. 노사모는 정치단체인가?

요즘 자주 쓰는 말로 당근 아니다. 그런데 국민경선 이후 노사모라는 단체가 뜨자 대뜸 우리를 정치단체로 보는 시선이 생겼다. 들기 쉬운 예로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그 흔하고 자유롭던 번개조차 조심스러워졌다. 어떻게 알았는지 지방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이 자꾸 찾아오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다.

노사모는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지 노무현이 속한 정당을 지지하는 모임이 아닌 것은 확실한데 사실 6·13 지방선거에서는 그 원칙이 조금 흐트러지긴 했다. 워낙 노짱이 속한 민주당이 죽을 쑤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우리라도 뛰어야지. 하지만 결과를 보니 별 힘도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생각은 아직도 이 땅에 지역주의와 일인보스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패거리 정치는 청산되어야 하고 정치인을 지지하는데 있어 지역과 정당과 계파가 고려되어서는 안 되며 참신하고 개혁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이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원칙은 노무현 후보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5. 노무현이 우리의 목적인가

노짱이 들으면 서운할지 모르지만 정치인 노무현은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수단이고 대안일 뿐 목적 자체는 아니다. 노사모가 사랑하는 노무현일지라도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비판하여야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 되어서는 설득력이 없다. 노사모가 노무현 팬클럽일지라 하더라도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일반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끌어내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게다가 노사모임을 빙자해서 노무현 지지가 우리의 전유물인 양 행동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이다.

***노사모, 이래선 안 된다**

이렇게 내가 생각하는 노사모를 정리하고 보니 몇 가지 국민경선을 앞두고 노사모가 보여준 몇 가지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 말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마도 『말』지가 원하는 것은 이런 이야기 아닐까 싶어 눈 딱 감고 말해보려 한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노사모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심지어 위기라고까지 생각하는 노사모인들이 자기 생각을 털어놓고 노사모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빈다.

1. 민주당 국민경선 신청서 - 필승티켓의 넘버링

노사모는 자발성이라는 것을 최고의 자긍심으로 가지고 있는 모임이다. 그런데 관리와 독려의 효율이라는 이유로 경선인단 참여신청서에 넘버링을 하여 회원들에게 주며 배부하였다. 이 신청서는 단위 지역 노사모가 모여서 결의한 것도, 요청한 것도 아닌 중앙집행부에서 몇몇 사람이 결정하여 인쇄해 놓고 지역대표자회의에서 동의를 구하며 나누어 준 것이다. 꼭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을까? 노사모의 최대강점을 자발성이라고 본다면 회원들이 관리 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보다 매끈하고도 무리 없이 참여를 유도할 수는 없었을까?

2. 부산상고 동문, 노씨 문중에 국민경선 참여 권유전화

지난 1월말에 중앙사무처장 명의로 노무현 잠재지지그룹 3만명(부산상고 동문)에게 전화작업을 하여 민주당 국민경선에 참여토록 하자며 그 일을 할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글이 노사모 자유게시판에 올랐다. 그걸 본 여러 회원이 지연, 혈연, 학연 같은 패거리 정치를 버리자고 모인 노사모에서 할 일이 아니라고 반대해 철회했다.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노벗(노무현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의 모임)을 동원하여 부산상고 동문뿐 아니라 노씨 문중에까지 조직적으로 전화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 정말 실망했다. 중앙집행부는 노무현이 이기기만 한다면 회원들의 의견이나 대의명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

3. 중앙집행부를 비판하는 회원은 적(敵)인가?

쉽게 말하면 사무국에 대해 문제점을 계속 제기하던 나 같은 사람은 아예 적군인 양 취급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자발적으로 노사모 사이트를 찾아와 클릭하고 가입하고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그가 말하는 내용이 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무국의 일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말만 하면 그저 시비 거는 것으로, 또는 해를 끼치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버리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데….

이번의 아이디 마왕의 글 관련해서 몇몇 회원들이 그의 인신공격성 글에 분노했던 것도 그 대상이 평소 중앙집행부에 쓴 소리를 했던 회원들이 대부분이었고 마왕이 중앙집행부 멤버는 아니지만 회원들에게 노사모 방송국으로 인식되는 마왕방송국의 책임자이고 욕설 내용이 평소 사무국에서 나온 말들과 관련성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것이 급기야 회원간의 고소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태까지 와 있는데 앞으로 노사모의 자정능력을 지켜볼 일이다.

4. 회계 보고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노사모 회계보고를 보면 미비한 점이 많다. 누적잔고도 불분명하고 회계감사의 흔적도 없고, 5천 원 1만 원씩 운영자금을 보내온 회원들에게 내놓는 회계보고란 것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 돌아오는 말은 "누가 돈을 떼어먹느냐" "우리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헌신하는 줄도 모르고 딴지만 거느냐" 대개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돈 문제가 걸리면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는 게 우리 사회다. 이렇게나 불투명한 재정과 회계를 한나라당이나 『조선일보』에서 문제삼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마음을 열고 도움을 구해 보라는 것이다. 부족한 인원으로 너무나 많은 일을 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기 마련이다.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 바로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5. 회원들의 자발성을 활용해야 한다.

명계남 회장은 이제까지의 그 처절한 헌신과 카리스마를 매개로 하여 일부 독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점이 노사모의 양적인 팽창을 가져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근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앞으로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 유명인사를 내세워 양적 팽창을 자랑하고 대외적으로 요란한 구호를 외치는 노사모가 아니라 회원들의 생활 속에 파고드는,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는 노사모가 되어야 한다. 노사모가 추구하는 사회는 그렇게 성급하게 서둘러서 이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이라면 이미 이루어졌을지 모른다 .

6. 명계남 회장, 이제는 다시 생각해보자.

지난 4월 명계남 회장은 중앙일꾼의 개편에서 상근인원 네 명을 증원하였다. 이때는 이미 민주당 국민경선이 끝났을 때이었고 두 달 전 두 명이던 상근인원을 어렵게 두 명을 더 늘린 것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대폭 늘린 것이었다. 필자는 현 노사모의 상근은 늘리려고 마음먹자면 50명이 되어도 적다고 생각한다. 상근을 무작정 늘릴 것이 아니고 회원들의 자발적 도움을 시스템화하여 움직여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보다 4월 상근의 대폭적인 증원이 있었을 때 이미 차기 중앙회장선거의 선출논의가 있었을 때라는 것이다. 당시 상근을 대폭 늘릴 만큼 국민경선 같은 바쁜 사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늘려 놓으면 줄이기 어렵고 차기회장이 선출되면 그 사람에 맞추어 새로운 사람으로 짜일 중앙 상근일꾼을 부랴부랴 선임했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명계남 회장이 스스로 다음 회장도 자신이나 자신이 지명하는 사람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은 해보긴 하지만 이것은 독선으로 비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한국 최초의 인터넷 정치인펜클럽인 노사모가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 대내외적으로 수많은 논쟁을 거치면서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해 갈 것을 믿으면서 이 글을 마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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