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주당 "일단 8.8 재ㆍ보선 치르고 보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주당 "일단 8.8 재ㆍ보선 치르고 보자"

노 후보 재신임 의결, '재ㆍ보선 후 재경선' 수용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재신임하고, 노 후보가 전날 제안했던 '재·보선 후 후보 재경선'안을 전격 수용, 지방선거 참패 이후 불거진 당내 논란을 일단락지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19일 당무회의에서 추인받기로 했다고 정범구 대변인이 발표했다.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책임문제는 19일 당무회의에서 재신임 여부를 묻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8.8 재보선 특별대책기구와 당발전쇄신을 위한 대책위를 구성키로 하고 구체적인 인선안은 오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 당 안팎에서는 재보선 공천 및 당 쇄신방안 마련에 있어 노 후보가 전권을 갖는 형태의 인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8 재보선까지 노무현 중심으로**

이로써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내분사태의 수습 가닥을 잡았다. 19일 당무회의에서 노 후보 및 당 지도부 재신임안이 순조롭게 통과될지는 '노 후보 사퇴'를 주장했던 비주류 측의 움직임에 달려 있으나 현재 상태로는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후보의 재신임안이 당무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민주당은 일단 노 후보 책임하에 8.8 재보선을 치른 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는 형태의 재경선 실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의 결론은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17일 최고위원·당무위원·현역의원 연석회의에서 무려 22명이 발언에 나서며 백가쟁명식 논의가 분출하는 과정에서 '대안부재론'이 절대 다수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 후보 스스로 8.8 재보선 이후 재경선도 받아들이겠다는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에 일단 노 후보를 재신임하고 재보선 이후 모든 것을 다시 논의하자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 것이다.

***'재보선후 재경선'안, 당권파와 구동교동계 입장 절충**

현재 민주당의 계파 분포는 대단히 복잡하다. 하지만 노무현-한화갑체제 직계인 당권파, 쇄신파, 구동교동계, 친(親)이인제 중부권 의원 등이 중요한 변수라고 할만하다.

이 가운데 당권파와 쇄신파는 어차피 노 후보 중심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쇄신파 내부에서 다양한 논의가 나왔지만 그것은 당을 노무현 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방법론과 수순에 대한 견해 차이일 뿐, 후보교체론까지를 염두에 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여기에 '8.8 재보선 이후 재경선 수용'이라는 노 후보의 승부수가 던져진 이상 쇄신파는 노 후보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17일 밤 기자와 만난 김근태 의원도 "노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쇄신파의 분위기를 확인했다.

17일 연석회의에서 구동교동계 의원들도 대다수가 '대안부재론'을 폈다. 다만 탈DJ 방법론에 견해차를 보였을 뿐이다. 그런데 노 후보가 "일단 8.8 재보선을 치르고 보자"며 청와대와의 전면 단절 시기를 늦춰 놓은 이상 구동교동계 의원들 역시 노 후보에 동의하지 않을 까닭이 없어진 것이다.

***후보교체론 극소수로 몰려 발언권 상실**

문제는 친이인제 중부권 의원들이었다. 17일 회의에서 노 후보에 대해 가장 강력한 공격을 퍼부은 것은 바로 이들이었고, 따라서 이인제 고문이 후보교체를 염두에 두고 대리전을 펴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17일 회의에서 이들의 주장이 극히 소수 견해임이 확인됐고, 역으로 지방선거 패배국면에서 당의 분란을 확대시키는 해당행위라는 식으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초래됐다.

급기야 국민경선 당시 이인제 고문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전용학 의원은 18일 아침 KBS 라디오에 출연, "DJP 공조로 정권을 만들었던 중부권 의원들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 중부권 지지층이 이탈하고 반대로 영남권 지지는 얻지 못한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일 뿐"이라며 17일 연석회의 발언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기에 이르렀다.

전 의원은 아울러 "이인제 고문은 두 가지 원칙이 확고하다"며 "첫째 결코 당을 떠나지 않는다. 둘째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후보교체론'의 뿌리를 잘랐다.

***"당 내분사태 일시 유예일 뿐"이란 비판론도 대두**

이처럼 17일 노 후보가 던진 '8.8 재보선 후 재경선' 승부수는 당권파와 구동교동계의 입장을 모두 충족시켰고, 쇄신파의 지지를 얻었으며, 일부 비주류의 반발을 무력화시켰다. 이로써 재신임 논란을 조기 종결시킨 셈이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재신임문제를 재보선 이후까지 일시 유예하면서 오히려 당의 위기를 증폭시켜 놓았을 뿐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재보선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그냥 넘어갈 수 있겠으나, 만약 재보선에서도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노 후보는 지금보다 훨씬 심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 후보에 대한 재신임 문제는 재신임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 쇄신, 노무현 당으로의 전면적 탈바꿈과 맞물려 있는 문제다. 그런데 이번에 이 문제를 불투명한 상태로 유예해 놓은 이상 재보선까지는 당의 전면적 쇄신도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따라서 당의 쇄신도 없이는 재보선에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패배한다면 노 후보는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제 모든 것은 재보선 결과에 달렸다. 노 후보 '승부수'의 성패 여부는 재보선 결과가 말해준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벌써 8.8 재보선을 향한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