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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붉은악마여 딱 한번만 도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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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붉은악마여 딱 한번만 도와다오"

붉은악마,KTF 동원한 선거참여 방송에 마지막 기대

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월드컵 축구 한미전이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6.13 지방선거 다음날인 14일 포루투갈전 결과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최소한 무승부를 해야 자력진출이 가능한 삼엄한 상황이다.

16강 진출이 안개속 국면으로 들어가자, 각 당도 이 새로운 상황이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부지런히 주판알을 놓고 있다.

***14일 포르투갈전에 관심 집중, 투표율에 어떤 영향 미칠까**

현 상황이 투표율에 미칠 영향은 두 가지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이 14일 경기 결과에 노심초사하면서 투표당일인 13일 집을 떠나지 못하게 되면 투표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오히려 포르투갈전에 온통 신경이 쏠려 선거 자체에 관심이 없어져 투표율이 더 낮아질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말해, 한-미전 무승부의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 선관위나 정치권으로서는 도통 감을 잡기 어렵다는 얘기다.

***선관위, 붉은악마여 제발 도와다오**

현재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 투표율은 4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연히 선관위에 비상이 걸렸다. 선관위는 당면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선 월드컵 열기를 선거판으로 끌어들이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장나라 등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연예인들을 동원해 선거참여를 호소해온 중앙선관위(위원장 유지담)는 이번에는 한국 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와 ‘KTF(Korea Team Fighting)' 측의 협조를 얻어 “투표하고 축구보자”는 방송용 공익광고를 제작해, 선거일까지 집중 방영할 계획이다.

당초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히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율이 대단히 저조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월드컵 열기로 젊은층의 관심이 정치판을 떠난 지 이미 오래이고, 더욱이 이 기간이 각 대학의 학기말 시험기간이어서 굳이 투표장으로 오려는 젊은층이 대단히 적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 운동이 폭로전 일색의 네가티브(Negative) 선거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는 점도 젊은층의 외면을 자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선관위가 이번 월드컵 기간중 장외에서만 1백만명의 군중 동원력을 과시한 붉은악마 등에 거는 기대는 내심 대단하다.
특히 이들 응원단은 학생과 30대 직장인 유권자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어,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요컨대 월드컵 열기로 고양된 젊은 층에 ’애국심‘에 기반한 한 표를 강조하려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7곳, 민주당 2곳 우세 점쳐**

이같은 선관위의 투표율 제고 노력에 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외형상으론 '전면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도 내부 생각은 약간씩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젊은층의 투표율 제고가 각당에게 안겨줄 득실을 부지런히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각 당의 자체분석과 각종 언론에서의 분석에 따르면,16개 시도 광역단체장의 경우 한나라당은 부산 경남 대구 경북 강원 충북 인천 등 7곳, 민주당은 전남·북 등 2곳, 자민련은 충남 1곳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경기,대전,울산,제주, 광주 등은 아직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경합지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제주는 민주, 경기는 한나라, 울산은 민주노동당 후보가 각각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울(한나라-민주)과 대전(한나라-자민련)은 오차범위내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 만큼 각당은 경합지를 중심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주된 지지층이 20~30대인만큼 이번 선관위의 젊은층 투표율 제고 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심 기대가 크다. 한나라당은 반대 계산을 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젊은층에게 인기 높은 장나라양을 모델로 동원한 선관위의 투표참여 호소 광고에 대해 친한나라당측 네티즌들이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번 선거의 최대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젊은층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이번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젊은층 및 대다수 유권자의 시선은 냉랭하다. 원인 제공자는 구태의연한 네가티브 게임으로 일관한 정치권이다.
과연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는 정도의 선거참여라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또한 이같은 참여유도에 과연 선관위가 목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붉은악마등의 호소가 설득력을 발휘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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