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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 어느 당에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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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 어느 당에 유리할까

<월드컵과 지방선거> 투표율 저하로 조직력이 큰 영향

6.13 지방선거가 오늘(28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6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들어간다. 95년과 98년에 이어 세 번째 실시되는 이번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험기를 지나 정착단계에 들어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역의원(비례대표 73명)에 한해 선거사상 처음으로 정당명부식 1인 2표제가 실시된다.

또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가 확정된 상태에서 실시돼 선거결과가 연말 대선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 중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월드컵 열기'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열기는 이번 지방선거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나라당과 민주당 중 어느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까?

월드컵 열기가 이번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김대중 대통령 아들들 비리 의혹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줄어들 것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대통령 일가 비리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게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전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다.

둘째 월드컵 열기는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우리 정치 상황에서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데다 월드컵 열기까지 겹쳐 특히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에 유리한 상황이다.

***"게이트 정국 한풀 꺾였다"**

두 가지 변수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작용할지는 선거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투표율이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최근 들어 권력형 비리 사건이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었으며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아들들 비리가 직접적인 쟁점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월드컵 때문에 한나라당이 정치공세를 못 한다고 해서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는 말이다.

여론조사기관인 TN소프레스 김헌태 이사는 "김 대통령의 3남인 홍걸씨가 구속되면서 게이트 정국이 여론을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월드컵으로 인한 투표율 저하로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월드컵으로 한나라당의 공세가 늦춰지면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각종 부패 스캔들이 민주당에만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최규선 게이트에서 한나라당과의 연루 의혹도 제기되는 등 우리나라 정치구조상 야당도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부패 정국은 정치권 전체에 대한 환멸감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젊은 층 투표율 저하, 조직력이 크게 작용할 것"**

결국 권력형 비리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면서 투표율이 이번 지방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전통적으로 미칠 것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이제까지 투표율 저하는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해왔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자금과 조직력에서 우세한 여당이 '바람몰이'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것.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다르다. 월드컵 열기로 젊은 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오히려 한나라당이 유리한 상황이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과거에는 여당과 투표율이 높은 50-60대 보수층의 지지정당이 일치해 투표율 저하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지금 민주당 지지층은 호남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개혁적인 젊은 층"이라면서 "젊은 층의 투표 저하는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 노규형 사장은 "투표율이 낮아지면 후보보다 정당 위주의 투표가 많아진다"면서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 사장은 "특히 호남이나 영남 등 정당 고정 지지층이 두터운 곳보다 수도권이 투표율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낮아지게 되면 조직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여당격인 민주당이 조직력에서 더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헌태 이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풍부한 자금력 등을 앞세워 일찍부터 조직을 정비한 데 비해 민주당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새로 후보가 돼서 언론을 통한 이미지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수록 민주당 후보들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 추세로 간다면 40%대의 투표율이 예상되는데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민주당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손혁재 박사도 조직력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나라당의 우세를 점쳤지만 "다만 한나라당이 과거 여당을 했을 때와 달리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금은 DJ에 대한 반감만으로 조직을 동원해야 하는데 얼마나 동원력이 있을지가 변수"라고 덧붙였다.

***유권자 무관심 속에 혼탁선거전 가능성 높아**

그러나 문제는 조직력이 중요한 변수로 인식될수록 각종 불법, 탈법 등 극심한 혼탁선거전이 전개될 개연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한 중앙선관위의 사전선거운동 단속건수는 5천1백14건으로 98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또 조직력에 기반한 동원선거로 치러진 선거는 민심왜곡에 따른 정치구조의 왜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각 정당과 선관위는 투표율 높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선관위는 장나라와 베이비복스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홍보에 나서는가 하면 학생들을 통해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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