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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 성추행 녹음테이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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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근민 지사 성추행 녹음테이프 공개

<속보 1> 제주검찰, 성추행 사건 본격수사 착수

우근민 제주도지사 성추행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물인 녹음테이프 내용이 공개됐다.
우지사도 이날 오전 피해자인 고모씨와 제주여민회 대표를 검찰에 고소함에 따라 검찰이 곧 성추행 사건의 진위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제주여민회는 14일 오후 2시 제주여민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지사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제주여민회는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은 우 지사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므로 녹취록 공개 이전에 스스로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질 것이라고 우 지사의 최소한의 양심을 믿었고, 또 중요한 법적 증거물이기 때문에 테이프 공개를 미뤄왔다"고 밝혔다.

제주여민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지사가 이 사건을 정치음모론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을 왜곡해 왔기 때문에 테이프를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여민회가 이날 녹음 테이프를 공개하게된 것은 지난 13일 천주교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제단들의 중재 노력이 물거품이 됐으며 우지사가 이날 오전 상대여성인 고모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우 지사도 14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3일 상대여성인 고모씨와 제주여민회 대표를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사법당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우지사는 "이 사건에 관한 한 한점 부끄럼이 없다"며 "개인의 명예회복 뿐 아니라 제주도민 전체의 자존심을 위해서도 이번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지사 성추행 사건 녹음 공개 기자회견 전문**

제주도지사의 성추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밝히고자 했을 때, 피해자나 제주여민회는 많은 두려움과 우려를 가졌습니다. 그것은 선거시기임을 이용하여 여성인권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 피해자와 제주여민회 대한 비방, 제주도의 최고 권력자를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의 유형 무형의 압력들을 우려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든 우려는 한치의 빗나감 없이 현실이 되었다는 데 절망과 분노를 느낍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지막 희망으로 지사의 양심과 사회의 정의를 믿고 있었습니다. 제주도 최고의 지도자로서 존경과 신뢰를 받는 지사께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며,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공개한 지 20여일, 지사는 오히려 배후세력이나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본질을 외면한 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어 갔습니다.

또한, 여성정책과장의 거짓 기자회견을 비롯, 일부 여성단체, 언론은 이번 성추행 사건의 원인 제공을 한 지사께보다 피해자와 제주여민회를 공격하는 양상으로 나타나 도민 여론을 분열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피해자와 제주여민회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 도를 넘은 유언비어로 퍼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진실을 망각하고 마지막 양심까지 내던져 버린 지사께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며 이번 성추행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기 전에 지사께서 양심에 따라 행동하길 기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사는 이제 그 기회를 완전히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부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으면서도 정작 여성부에 가서는 2주일을 연기하였으며 종교적 양심에 따라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나선 천주교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님들의 노력에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사는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통하여 피해자와 제주여민회 대표를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음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사의 양심에 걸었던 기대마져 사라진 이상, 이 녹음테이프를 공개하는데 따른 모든 책임은 지사께 있습니다.

지사 개인의 비도덕적인 성추행 사건을 가지고 도청 조직 및 공무원을 이용하거나 여성단체, 개인 여성들의 의견, 여성정책과장의 거짓 기자회견에도 시간을 두고 기다렸던 것이 무용지물이 된 데 대하여 아쉬움과 분노가 크나 이제 진실을 밝힘으로써 도민들이 직접 사실을 확인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봅니다.

성추행 사건이 선거시기에 맞물려 있음을 이용,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정치 음모론, 배후세력의 흉계를 운운했던 지사는 이제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길 바랍니다.

우리는 여성인권 유린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어떤 세력도 반대하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모든 세력과 싸워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우리는 더 이상 도민 여론을 분열하는 사태나 선거시기에 따른 억측과 비방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선거가 더 가까워지기 전에 이 사건이 마무리되길 기대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사건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무수한 억측으로 떠돌아 크게 상처를 받았을 피해자가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그 모든 어려움을 건너 온 것에 격려를 보냅니다.

우리는 이번 성추행 사건을 통해서 단지 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여성의 문제로 성폭력 없는 세상, 우리 딸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여민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지역 사회에서 성추행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성추행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진 점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제주여민회는 공직사회의 성차별 및 성폭력에 대한 감시를 일상적으로 하고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고위 공직자의 성 윤리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2002년 3월 14일

사단법인 제주여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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