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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정준길 통화 첫마디, '너 안철수랑 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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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금태섭 "정준길 통화 첫마디, '너 안철수랑 친해?'"

['열린인터뷰' 전문] "안철수, 책임감 있는 결심할 것"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며칠 내로'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안 원장 측근으로, 페이스북 페이지 '진실의 친구들'을 운영 중인 금태섭 변호사는 지난 10일 <프레시안> 독자들과 함께 한 '월요살롱-열린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이 어떤 결심을 하든 책임감 있는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드러난 여론을 볼때 '불출마'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출마 여부 못지 않게 민주당 후보가 확정된 상황에서 안 원장이 어떤 정치 행보를 보이느냐도 중요하다. 안 원장의 '결심'이 서기 직전에 진행된 것이지만, 금태섭 변호사와의 솔직한 인터뷰는 안 원장과 그를 돕는 사람들의 고민을 유추하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과 '협박 전화' 논란을 둘러싼 자세한 뒷이야기도 있다. 다음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프레시안 1층 강의실에서 진행된 '열린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인터뷰는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가 진행했다. <편집자>


▲금태섭 변호사. ⓒ프레시안(최형락)

"안철수 첫인상? 남자끼리 무슨…"

프레시안 : 편하게 시작하겠다. 금 변호사가 많이 알려지신 것은 검사 시절 쓴 칼럼 때문인데, 검사들 영업비밀 아닌가. 무슨 마음으로 그런 글을 썼나?

금태섭 : 좋은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수사 잘 받는 법'을 쓴 것은 검사들이 밤새워 하고 열심히 하고 강압수사 하는 것도 없다 항변하고, 저도 (검사 시절) 객관적 중립적으로 하려 노력하지만 피해를 받아 오시거나 참고인으로 오시는 분들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좋은 (사법)서비스를 받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검사 생활 11년에 가까워지고 있어서 '현재 법조에 대해 국민이 신뢰를 못 하시는 것을 책임져야 하지 않나. 제가 특별한 걸 할 수 없더라도 검찰에 오셨을 때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검사가 말씀드리면 자신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하게 됐다.

제 생각에는 검찰에서 (연재를) 끝까지 쓰게 할 거라고 생각했고, 징계할 사안은 아니고 다만 검사들이 (저를) 선호하지 않아 평생 시골 검사 할 거다 생각했는데 일이 제 생각대로 안 풀리면서 그게 계기가 돼서 검찰을 나왔다.

프레시안 : 여기 계신 분들이 검찰에 가실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람 팔자 알 수 없다. (웃음) '수사 잘 받는 법' 중요한 것 3가지만 말씀해 달라.

금태섭 : 쓰면서 검사들 영업비밀이라고 생각 안 했는데, 변호사 되니 영업비밀이다. (웃음) 제가 변호사 하면서 검찰총장을 막 마치신 분이 조사받는 것도 봤고 대학에서 형사소송법 강의하시는 전문가 조사받을 때도 따라가서 봤다. 그런 전문가들도 일단 조사 받으러 가면 잘 대처를 못 한다. 30년 검찰생활하고 검찰총장까지 하신 분도 조사를 받다 보면 앞뒤가 다를 수 있고 그걸로 얼마든지 추궁할 수 있다. 그 쪽에서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어떤 심리가 있냐면, 대부분 시험을 보며 살았고 법을 지키려 하며 노력했기 때문에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답을 하려 한다. 그러다보면 틀리고, 또 조사하는 사람들이 속기하듯 (말한 걸) 다 받아치지도 않는다. 조서라는 건 저쪽에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죄가 있든 없든 정확한 사실을 모를 때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유리하다. 많은 경우 '솔직히 말하는 게 낫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외국 변호사들하고 얘기해 보면 '한국 변호사는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실대로 얘기하고 선처 구하는 게 무슨 변호사냐는 거다.

둘째,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한다. 의사도 몸이 아프면 다른 의사 찾아가지, 자기가 안 고친다. 어떤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는 시간 내서 본인이 기억하는 것 죽 써보시고 그걸로 진술하는 게 낫다. 그 정도 말씀드리고, 다른 건 저를 찾아오시라(웃음).

프레시안 :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아주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원장을 위한 '진실의 친구들'이라는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게 무엇이며, 언제 시작했나?

금태섭 : 많은 분들이 (안 원장에 대해) 궁금해 하고 관심이 많으시다. 저는 (안 원장을) 원래 알고 (그의) 생각에 공감하고 '도와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은 상태에서, 서울시장 선거 이후 갑자기 대선주자로 얘기됐다.

민주당이나 새누리당 등 공당들은 조직이 있고 사람이 있으니 대처를 하지만 당에 속하지 않은 사람한테 관심이 쏟아지니 당황스러워 하고 '이 상황에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어떻게 대답하는 게 책임있는 자세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개인이 다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그래서) 그 부분을 좀 도와 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 페이지를 개설하고, 관심이 표현되거나 문제가 제기되거나 할 때 나름 자료조사를 하고 필요하면 안 원장에게 물어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8월 초 쯤 개설했다.

프레시안 : 이번 기자회견도 그 페이지 운영자 자격으로 한 것인가?

금태섭 : 그런 셈이다. 그런데 제가 그런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프레시안 :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자세히 들어보겠다. 금 변호사가 안 원장을 처음 만난 것은 언제인가?

금태섭 : 아는 사람들이 겹쳐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못 만났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여러 사람이 만나는 데서 만나게 됐다.

프레시안 : 그러면 작년 11월에, 여럿이 함께?

금태섭 : 네. 처음 만날 때는 여러 명이 만났다.

프레시안 : 안 원장 첫인상은 어떻던가?

금태섭 : TV에서도 물어보던데, 남자들끼리 무슨 첫인상이 있지는 않고, (웃음) 언론에서 많이 보도됐는데 (그것과) 똑같았다. 인사하고 여러 얘기를 하는데 정치참여 문제에 관심이 있으니 물어봤다. 언론에 말한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그 때는 민감한 문제고 저를 처음 만났으니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걸 그대로 하는구나' 했다. 일종의 판에 박힌 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분은 자기가 생각하는 걸 다 얘기하는 것이다. 그 후에도 여러 문제를 의논하고 '진실의 친구들'을 운영하면서는 민감한 문제도 물어보는데 에둘러 얘기하거나 그런 게 없다.

프레시안 : 시장선거 이후 자주 만남이 있었나?

금태섭 : 모임은 아니고, 자주 만나 이런저런 얘기 하고 제 쪽에서 안 원장의 생각에 공감해서 듣다가 '좋은 분이구나' 했다. 그러다가 부산대 강연 갈 때 강연할 것을 미리 써와서 의논했다.

프레시안 : 부산대 강연 내용을 두 분이서 만든 것인가?

금태섭 : 아니, (저를 포함해) 여러 사람 의견을 들었다. 그 때 쓰신 내용이 우리 사회 중심적 과제 3가지를 얘기한다면 복지, 정의, 평화라는 얘기를 하시고 마지막에 이런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통이 잘돼야 한다 했다.

그런데 우연찮게 제가 작년에 어떤 매체에 글을 썼다. 그 주제가 '내가 꿈꾸는 나라'였는데 안 원장보다 깊이는 얕지만 비슷한 얘기를 썼었다. 순서는 달랐다. 안 원장은 복지, 정의, 평화, 소통인데 저는 소통, 공정, 사회안전망, 평화 이런 순서로 썼다. 그 글을 쓰고 강연 준비 하는 것을 보면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그 강연 내용을 보면서 본인 생각과 비슷하고 공감이 가서 대통령으로 밀어도 되겠다고 한 것인가?

금태섭 : 대통령으로 민다기보다는…. (웃음) 어떤 일을 해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진실의 친구들'은 어떻게 운영되나. 같이 하는 분이 있나?

금태섭 : 저 혼자 하는 건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문제가 제기되고 관심이 생기기 때문에 필요한 때는 전문가 조언도 듣고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얘기 같은 것은 저도 잘 모르는데 함부로 얘기할 수 없어 사실관계를 조사해서 하고 있다.

프레시안 : 금 변호사처럼 안 원장과 대면하면서 이런저런 것을 상의하는 분들이 좀 많이 있나?

금태섭 : 안 원장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의논하고, 국민 말씀을 듣겠다고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많이 듣고, 여러 전문가들 말씀도 듣고 있다.

(그런데 안 원장을) 만나 보면 공부하는 것, 얘기 듣는 것 좋아한다. 생각이 참 유연하다. 어떤 생각을 얘기했다가, 예를 들면 사법 분야는 제가 전문가인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본인도 오랫동안 공적 인물로 살았고, 교수도 했고, 사회활동도 많이 해서 곁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데에) 흔들리지 않는데 얘기를 잘 듣고 의견을 잘 바꾼다. 얘기하는 사람이 대화를 재미있어 한다.

프레시안 : 안 원장을 돕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말할 수는 없나?

금태섭 : 제가 다 쫓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사적으로 만나는 분들도 있어 (밝히는 것은) 예의도 아니다. 다만 안 원장이 선거 관련 최종결심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캠프나 팀이 있지는 않다보니, 결정 안 된 상태에서 '와서 도와주세요' 할 수는 없다. 때문에 얘기를 듣고 그 가운데 공감이 생기는 거지 (캠프에) 와서 돕고 그런 건 없다.

프레시안 : 아직도 결심이 안 선 것인가?

금태섭 : 그건 본인이 얘기할 것이지만, 결심하면 바로 얘기하지 결심한 다음에 시기를 봐서 '언제 얘기하겠다' 이런 건 아닐 것이다. 결심 서면 가까운 사람들한테라도 '나는 결심 섰는데 언제 발표하는 게 좋을까' 그러진 않는다.

서울시장 선거 직후부터 갑자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면서 할 거냐 안 할 거냐 (여론에서 말들을) 했지만, 자기 입장에서는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인지, 뭘 하라는 건지, 직접 나가라는 건지, 자기 이미지를 보고 좋아하는 건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와 얘기해서 책을 쓴 거다. 정치는 본인의 인생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것이고 본인의 책임이 되니까 나오든, 안 나오든, 다른 사람을 도와주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정준길, 전화 첫 마디가 '너 안철수하고 친해?'"

프레시안 : 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준길 전 공보위원과의 통화 내용 말인데, 전후 맥락을 좀 설명해 줄 수 있나?

금태섭 : 친하다, 안 친하다 하는 문제는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고, 있었던 일 죽 말씀드리겠다. 동기고,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는 없다. 작년 말에 단체문자가 두 개 왔다. 총선 출마했는데 '12월 며칠 어디서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일시 장소를 써서 긴 단체문자가 왔고, 저는 안 갔는데 다음날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변호사 정준길' 이런 단체문자가 왔다.

평소 연락하는 사이가 아닌데 8월 20일 밤늦게 문자가 왔다. '안철수 원장 산업은행 관련은 니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준길이 검찰 출신이고 선거기획단 들어가는 것을 알았고 (검찰 재직시 이 사건을) 수사했다 들어서 제가 좀 놀랐다. 밤 10시에 그런 문자가 오니까.

산업은행 관련 문제는 강용석 의원이 블로그에 쭉 썼었지만, 일단 뇌물 문제가 전혀 없고 산업은행 쪽에서도 여기저기 투자 많이 했는데 안랩은 서로 투자하려 하는 데여서 뇌물을 받고 이런 문제가 아니다. 또 강 전 의원이 안 원장을 고발했다고 하면서 '안 원장이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문제가 있다 생각해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해외도피했다'고 주장했다.

10년 전의 일인데, 검찰이 불기소하면서 '검찰내부 전산망을 훑어봐도 조사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 그런 사실 없다'고 확인해준 게 있어서 저는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사팀에 있었다는 사람이 그런 문자를 보내니 긴장했다. 문자를 10시에 못 보고 12시 넘어서 봐서 전화할 시간은 아니고 해 '무슨 일이니, 준길아. 할 말 있으면 전화로 해' 하고 친구 사이니까 웃는 표시를 해서 보냈다.

그리고 잤는데, 다음날 8시에 문자 왔는데 안 원장이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에 와서 강연을 해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황당해서 제가 전화를 했다. (정준길이) 회의 중이라고 해서 끊었는데, 나중에 통화 돼서 '무슨 말이냐' 했더니 '강연해 달라'고 하더라. '박근혜 보고 민주당 와서 강연해달라면 하겠나, 말이 되나'라고 했는데 '왜, 박근혜는 할 수 있다' 하더라. 부르려면 정식으로 초대하든지…. 산업은행 얘기는 안 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가 9월 4일 화요일 아침에 전화가 왔다. 첫마디가 '너 안철수하고 친해?' 그랬다. 이거 저거 떠나서 안 원장이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데 그러니 예의가 없지 않나. 제가 좀 당황했는데 '무슨 일이냐' 했더니 '내가 얘기하면 안 원장한테 전할 수 있냐' 했다. 그래서 '무슨 말이냐' (했더니) 그 때부터 '뇌물하고 여자 문제가 있어서 안 원장 나오면 죽는다. 조사해서 터뜨릴거다. 죽는다' 그 얘기를 터뜨린 거다.

ⓒ프레시안(최형락)
너무나 당황했다. (회견에서 밝혔듯) '자기가 새누리당 선거기획단에서 일하게 됐는데 감정 상하지 말자' 이런 얘기를 했으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얘기이고 안 친해도 할 수 있는 얘기인데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 친구가 그저 그냥 뇌물문제, 여자문제라고만 했다. '(안 원장에게) 전하면 본인이 알고 있다, 안 나올 거다.' 거기다 대고 '무슨 근거로,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인지 알아야 전할 거 아니냐'(고 하려다가) 그걸 말하면 녹음하려 하나, (왜 전화했는지) 짐작이 안 가는거다. 제가 한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 도대체 무슨 말이냐' 밖에 없다.

그러다가 조금조금 얘기한 게 산업은행 강 모 씨한테 주식 뇌물 준 거하고, 목동 사는 무슨 여자하고 최근까지 만난 걸 다 조사했다고 했다. 황당하고 있을 수 없는 전화다. 제가 평생에 다른 사람하고 통화하다 녹음해본 적이 없는데, 이건 저쪽이 녹음하려 하는 게 아닌가 해서 (녹음을 하려고 전화기를 귀에서) 이렇게 떼어서 녹음버튼 같은 게 있나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더라.

그러다 끊어져서 그 때 있었던 대화를 적었다. 저는 뇌물 문제나 민감한 문제도 물어봐야 하는데, (안 원장에게) 주식을 뇌물로 줬다거나 어느 동네 여자라고 전화 왔다 했다. (안 원장이) '정말인가요?'라고 해서 제가 '죄송하지만 사실인가요?' 했더니 전혀 사실무근이다 했다. 그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이게 첫째로는 '조사해서 갖고 있다'고 한 걸 보니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고…. 산업은행 문제는 (정준길) 자기가 수사팀에 있었고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거다. 검찰에서 혐의를 두고 수사했다면 본인이 아는 거지 어디서 들을 수가 없다. 그러면 '네가 수사할 때 이런 얘기가 있었니?'라고 물어볼 텐데 그게 아니다.

또 제가 이런 걸 하다 보니까 안 원장과 친하지만 (개인정보 등을) 물어보려면 허락 구하고 물어야 쉽다. 그런데 강용석 전 의원 블로그나 이런 것을 보면 문제가 있다. 본인 협조 받아서 없다고 얘기하고, 검찰에서 공식 문서로 없다고 하는데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도대체 뭐냐. 저한테까지 그럴 정도면 밖에 나가서는 얼마나 얘기할까? 기자들 만나보면 전 여당 대표도 그렇고 정치인들도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한다.

안 원장은 검증 문제를 '사랑의 매'라고 하고 저도 관심이라고 생각해서 (지금 하는 일을) '네거티브 대응'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어쨌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나올지 말지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럴 때 잘못된 사실을 갖고 얘기할 수도 있다 생각한다. (그러면) '그건 그렇지 않다'고 하고 사실을 밝히면 되는 건데, 아닌 걸 알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게다가 그 사람이 공보위원이 돼 있는데, 공보 업무를 한 사람이 아닌데 왜 그 업무를 하는가? 왜 그 사건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공보위에 가 있는가? 진짜 문제가 있다면 당 대변인이나 이런 경로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기에 문제가 있다' 그런 문제(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맞는지 아닌지 해서 비판받을 건 받겠지만 전혀 아닌데 이렇게 나오게 된 건 문제 아닌가 해서 나오게 된 거다.

프레시안 : 정 전 위원은 총선 앞두고 금 변호사에게 연락도 했지만, 결국 총선을 나간 걸로 안다. 안 원장을 '죽인다'는 말을 썼나?

금태섭 : 네, 추미애 의원한테 떨어진 걸로 안다. 정치하는 친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죽는다'는 말을 썼다. '우리가 터뜨릴 거다. 죽는다. 이게 있기 때문에 안 원장은 못 나올거야.' 저한테 하는 말이면 괜찮은데, 첫 말이 '너한테 얘기하면 안 원장한테 전할 수 있냐'다. 이건 저한테가 아니라 안 원장한테 하는 말이다.

프레시안 : 통화 내용을 기록한 그 대화록을 공개하면 금 변호사 말의 근거가 되지 않을까?

금태섭 : 어떡할까 고민하는 와중에, 저쪽은 (녹음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니 '녹취록 있나'라고 물으면 '밝힐 수 없다'고 할까 그런 생각도 했다. 그러면 저쪽이 더 조심할 것이니. 그런데 그냥 있는 그대로 얘기하고 녹취록은 없다고 했다. 제가 거기 쓴 거는 기억이 틀려질 수 있으니 쓴 거고, 그걸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 생각한다.

프레시안 : 회견은 안 원장과 상의해서 했나?

금태섭 : 첫날 확인하고 재차 삼차 확인했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웃기는 일이니까, 재삼 확인해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변호사 몇 사람과 상의했다. 저도 고민하고 제 개인일도 아니라 본인에게 도움이 될지도 생각했다. (6일 오후) 3시에 회견했고 기자들한테는 1시에 알렸다. 오전에 (안철수에게) '할 생각이다' 말했다.

프레시안 : 안 원장 반응은?

금태섭 : 회견을 한다고 했을 때는 공개적으로 얘기할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찝찝한 게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주식문제 이런 건 제가 다시 점검해보고 여자문제 이런 건 제가 알 수 없다. 평생 쫓아다닌 것도 아니고. 저는 문제없다 생각한다.

프레시안 : 안 원장이 회견 여는 데에 동의했다는 것인가?

금태섭 : 별 말이 없었다.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말도 없었고.

프레시안 : 왜 묻냐면, 안 원장이 출마를 아직 결정 안했다고 하고 고민 중이라 하는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사실 대선에 나오기 위한 게 아니냐….

금태섭 : 그런 건 아니다. 나올지 안 나올지 어떻게 나올지는 본인이 최종결심을 내리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저는) 그 과정에서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프레시안(최형락)

"안철수, 기존 정치 무시하거나 정당 불신하지 않아"

프레시안 : 옆에서 보기에 안 원장의 고민은 무엇 때문인 것 같나?

금태섭 : 어떻게 하는 것이 사회에 가장 큰 기여가 될까, 어떻게 하는 게 본인 개인으로서 잘 할 수 있을까. 또 이게 일방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특정한 고민이라기보다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사람들은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도 예상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독자 출마라는 보도도 나왔다.

금태섭 : 그런 구체적 얘기는 안 나온다. 본인이 구체적으로 얘기를 안 한 상태에서 독자니 단일화니 이런 얘기 안 한다. 너무 늦지 않게 할 거라 했으니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이 충분히 판단할 시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만약 너무 늦게 나가든지 (또는 너무 늦게) 안 나가든지 해서 충분한 시간을 안 남기게 된다면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닐 것이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금 변호사의 고민은 뭔가?

금태섭 : 경제가 세계불황이고 국내는 양극화와 청년실업이 답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어렵다. 한두 사람 의견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을 열심히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 지도자로서 현재 시대가 바라는 미래정신이 그런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집권하면 5년간 따라오라' 이런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사람. 그런데 (안 원장) 살아온 것, 행동한 것도 그렇고 진영논리나 유불리가 아닌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자질이 있다 생각한다.

또 검증이니 뭐니 하지만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충실하게 살아온 사람 찾기 쉽지 않은데, 정권 말이 되면 부패문제도 있다. (안 원장은) 그런 마이너스 요인이 없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문제된 것 중에 회사에 동생이 감사로 있고 부인이 이사로 있어 족벌체제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안 원장은) 1995년 처음 회사를 차려 1999년이 될 때까지 월급주기 어려울 만큼 어렵게 살았다.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으면 김미경 교수가 벌어온 돈으로 주는 생활을 해왔다. 만약 그게 김 교수가 아닌 다른 동업자였다면 최소한 안 원장 정도 되는 주식을 갖거나 이사로 월급을 받거나 해야 하는데 다 나갔다.

프레시안 : 안 원장, 이명박 대통령과 공통점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라 간단한 나라가 아닌데, 정당의 뒷받침 없이 개인 능력으로 끌고 갈 수 있을까?

금태섭 : 개인 힘으로 끌고갈 수는 없다. 어떤 천재도 불가능할 것이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정당이 중요하다. 그거 무시하고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기존정치에 대한 불신이라고 했지만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민주당도 노력하는 데에는 안 원장이 역할을 했다 생각한다. '지금까지 정치가 다 틀렸으니 버리고 가겠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존 정치를 불신하거나 정당을 무시하지 않는다.

프레시안 : 곧 결심하신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을 예상하나?

금태섭 : 국민들 앞에 다 아시게 말씀드리겠죠. (프레시안 : 설마 <힐링캠프> 같은?) 그런 건 아니고 국민 앞에서 본인 입으로 말씀하겠다 했다. 설마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겠나? (웃음)

▲이날 행사는 서울 마포구 프레시안 1층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프레시안(최형락)

"안철수 빼고 정치인 1명만 지지한다면? …문재인?"

청중 1 : 정치에 관심 있는 60대 퇴직자다. 일반인들은 정준길 위원 기자회견 후에 금 변호사가 거짓말한 게 아닌가 궁금해 한다. 친한 사이 아닌가?

금태섭 : 가까운가, 친한가가 문제가 아니다. 그냥 동기이면 이상한 얘기도 할 수 있는데 새누리당 새누리당 공직 가진 사람이 얘기한 것이고, 친해도 그 전화는 친구 사이에 할 수 있는 전화가 아니기 때문에 정준길 위원하고 나와서 친했네 말았네 공방하는 건 좋은 것 같지 않다. 박근혜 후보도 라디오 인터뷰를 했던데, 저는 협박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 거다. 정준길이 저랑 친하다고 했다 해서, 제가 '사실 안 친하고, 이 문자가 어떤 경위로 왔다' 하면 논의 본질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일단 놔둔 것이다.

청중 2 : 첫째, 안 원장이 진보적 역사의식을 갖게 된 원인이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둘째, 사람 좋고 생각은 훌륭한데 유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안 원장의 강단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금태섭 : 진보적 역사의식이라고 하셨는데, 꼭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나름대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까 생각을 많이 해 왔고, 지방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공감하려 하다가 현장에서 생긴 게 아닐까 한다. 제 생각이다.

'강단' 얘기를 하셨는데, 정당도 아니고 개인한테 대선 주자라는 그런 (기대 같은) 게 주어졌고 언론이고 전문가들이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하면 보통 사람은 흔들리지 않나. 이런 얘기에 안 흔들리고 꿋꿋이 책을 쓰는 걸 봐도 그렇고, 검증 공세라면서 싫은 얘기 룸살롱 얘기가 나와도 휩쓸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 강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청중 3 : 프로그래머 안 아무개다. 일반 사람들의 제안 등을 안 원장에게 전달할 창구가 열려 있었으면 좋겠는데 트위터도 없고 해서 아쉽다.

금태섭 : 결심하게 되면 (창구를) 점점 늘려나갈 것이다. 하게 되면 누구보다 얘기 많이 들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안철수에게) 가장 많이 기대하는 점이 소통인데, 그거 안 할 수는 없다. 강점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청중 4 : '시민정치연합' 대표 이 아무개다. 단지 협박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하셨을 것 같지는 않다. 기대하신 어떤 부분이 있지 않았나?

금태섭 : 어떤 기대를 한 건 아니다. '진실의 친구들'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면 정확히 알리는 게 필요하겠다 했다. 강용석 전 의원이 블로그에 온갖 것을 다 써놨을 때 (사람들이) 다 찾아본 것도 정확한 정보가 없어 그런 거였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안 되겠다, 시민으로서의 의무이기도 했다. 어떤 기대를 갖거나 효과를 생각하고 한 건 아니다.

청중 5 : 40대 직장인이다. 정치인 누군가 한 명을 꼭 도와야 하는 운명이라면, 안 원장을 빼고 누구를 돕겠나?

금태섭 : 안 원장은 제외하고? (웃음) 다 훌륭한 분들이라 생각하는데, 제가 직접 아는 분은 없고 문재인 후보가 법조 출신이라 안다. 법조에서도 평 좋고 존경하는 분이라 잘 되기 바란다. 그나마 아는 게 문 후보고 손학규 후보에 대해서도 '저녁이 있는 삶'이 많은 공감을 샀기 때문에 (알지만) 특정한 사람을 찍어서 하기는 그렇다.

청중 6 : 기자회견으로 인해 오히려 지지가 떨어졌다는 말이 있더라.

금태섭 : 제가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도 안 원장을 지지하는 게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자는 게 아니다. 새로운 시대는 좀 새롭게 됐으면 좋겠다. 정치가 중요한데도 경멸받고 신뢰를 못 받는 게 구태에서 못 벗어나기 때문이다. 지지율 따지기 전에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전체로서의 국민은 올바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가면 판단하실 거라 생각한다.

청중 7 : 저는 60대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김종인 씨, 안대희 씨를 참여시켜 능력있는 인재를 영입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안 원장은 이제 대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그만한 거물급을 영입해서 발표하고 할 수 있겠나 걱정된다.

금태섭 : 그런 면을 포함해서, 만약 나온다고 결심하면 국민들이 이사람에게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지,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안정감 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지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프레시안 : 앞의 질문과 맥이 닿아 있는데, 안 원장이 평소 훌륭하게 생각하는 사람, 곁에 두고 싶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들인가? 주변에 어떤 사람을 발탁하는지는 정권에도 중요한데.

금태섭 : 다양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특징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사심이 없다. 또 합리적인 사람, 자기하고 반대되는 얘기를 할 때 스스로 틀릴 수 있고 상대방 의견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토론이 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외에는 저처럼 잘생긴 사람? (웃음)

프레시안 : 마무리하자. 정리발언 부탁한다.

금태섭 : 안 원장이 고민하고 계시기 때문에 제가 와서 말씀을 드렸는데, 결심하면 얘기하실 것이고 (그게) 어떤 결심이든 책임감 있는 결심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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