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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천광청, 미 대사관 떠나 병원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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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천광청, 미 대사관 떠나 병원 입원

미중 전략경제대화 앞두고 극적으로 해결되나

중국의 시각 장애인 인권 변호사로 지난달 26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피신한 천광청(陳光誠)이 대사관을 떠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신화>는 이날 오후 기사에서 "4월 말 베이징에 있는 미 대사관에 들어간 천광청이 6일 만에 자진해서 대사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도 천 변호사가 미 대사관을 떠났다고 확인한 뒤 "그는 베이징의 한 의료기관으로 갔으며 그곳에서 치료를 받고 가족들과 다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천광청의 신변에 모종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점은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가 그의 소식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예상됐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천 변호사가 미 대사관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 일을 계기로 두 나라간의 회담이 무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설은 "두 나라의 관계가 '천광청 탈출 사건'으로 영향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변호사의 미 대사관 진입 사실이 알려진 후 나왔던 가장 유력한 관측은 미국 망명설이었다. 그러나 천 변호사 스스로는 망명할 뜻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앞서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미 국무부의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달 29일 급거 베이징을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후 클린턴 국무장관이 2일 오전 전략경제대화를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고, 그로부터 6시간 후 천 변호사가 미 대사관을 떠났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 천광청 변호사(오른쪽)과 그의 가족들 ⓒ뉴시스



천광청은 낙태·불임수술 등 중국의 폭력적인 산아 제한 정책과 관료들의 부정부패 실태를 국제적으로 고발했던 인물이다. 그로 인해 천은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0인'에 뽑혔고, 이듬해엔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기도 했다.

천광청은 폭로의 대가로 4년여의 징역을 살고, 2010년 10월부터 산둥(山東)성의 자택에서 연금된 상태였다. 그러던 그는 지난달 22일 감시자들의 시선을 피해 극적으로 탈출했고 20여 시간에 걸친 도주 끝에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미중관계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진 한편으로 한편 양국 모두 국내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 됐다. 미국은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重慶)시 공안국장에 이어 천광청까지 신변에 관한 아무런 보장도 없이 중국에 넘겨 줄 경우 인권을 포기했다는 비난을 국내적으로 받을 게 뻔한 상황이었다. 중국 입장에서도 최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공산당 서기 문제 때문에 쿠데타설까지 나온 마당에 천광청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인권 문제가 국제 이슈로 떠오르는 것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의 처리를 둘러싸고 지도부가 또 다시 분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중 양국의 당국자들은 천 변호사 문제에 대해 철저히 입을 닫아 왔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양국은 천 변호사의 '자진 퇴거' 형식으로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 짓자는 합의를 한 후, 클린턴 장관의 베이징 도착에 맞춰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주중 미 대사와 함께 떠났다"

그러나 사건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천광청이 가족들을 만난 후 어디로 갈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자진해서' 대사관을 떠났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와 달리 게리 로크 주중 미국 대사와 함께 대사관을 나갔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볼 때 여전히 미국의 보호 하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미 대사관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중국 공민 천광청을 대사관 안으로 데려갔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느낀다"면서 "미국의 방식은 중국의 내정을 간섭한 것으로, 중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미국측에 사과와 함께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 책임자들을 처리하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증해 달라고 요구했다""미국은 자신의 정책과 행동 방식을 반성해야 하며, 실제 행동을 통해 대국적인 중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이번 사건이 사실상 해결된데 따른 체면치레용 발언일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완전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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