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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서방 적대 정책의 역사적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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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서방 적대 정책의 역사적 산물"

[해외시각] "이란 핵시설은 서방이 지어줘…이란 핵의 역사적 기원은?"

현재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이란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였다. IAEA는 이 보고서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방과 이스라엘은 이를 지역 안보 질서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중동 특파원 로버트 피스크는 2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인 팔레비 왕정 시절에 서방의 도움을 받아 시작됐으며 오히려 혁명 이후 한때 중단됐다가 서방의 대(對)이란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면서 재개됐다는 역사적 맥락을 짚었다.

피스크는 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이미 1990년대부터 계속 제기됐던 '똑같은 낡은 얘기'라면서, 이란 핵개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이야말로 300기에 달하는 탄두를 보유한 핵무장 국가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
☞원문 보기) <편집자>

▲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008년 4월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핵' 이슈에 미소짓는 이스라엘

담론을 뒤집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이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란의 이미지는 이렇다. 어두운 이슬람 혁명가들의 위협, 시리아·레바논·하마스·헤즈볼라 등 세계적 테러리즘의 보호자이며 조종자인 이슬람교 시아파의 종주국, 미치광이 칼리프(이슬람 군주)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그리고 무엇보다도, 핵무기다. 이란은 반(反)유대주의의 버섯구름을 통해 이스라엘을 파괴할 준비를 하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정(神政) 체제인 이란 정권의 특성과 2009년 선거 이후 이란 정권이 민중에 가한 억압, 막대한 석유 매장량 등을 감안하면 '상식적'이기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란은 유쾌한 나라가 아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보여 준 '능력'에도 불구하고 서방, 특히 서구 언론에서 거의 맹종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입장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최근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페레스는 총리 시절이던 1996년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무려 16년 전이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992년 '이란은 1999년이면 핵폭탄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이다. 똑같은 낡은 얘기다.

우리는 이란이 정말로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선 모른다. 그러나 이미 이라크전을 경험한 후에도 엄청난 대량살상무기가 들어 있다는 사담 후세인의 무기고 같은 얘기가 또다시 빈번히 나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란 핵문제가 시작된 것은 이슬람혁명 이전인 왕정 시대다. 팔레비 왕조의 국왕은 핵무기를 원했다. 그는 심지어 "미국도 소련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유럽이 이란 독재자의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달려왔다. 이란의 부셰르 원전은 러시아가 아닌 독일 지멘스사(社)의 작품이다.

이슬람혁명의 사도이자 서방의 골칫거리인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1979년 이란 최고지도자가 됐을 때, 그는 모든 핵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었다. 호메이니는 핵개발을 "악마의 소행"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호메이니가 핵개발 재개 주장에 설득당한 것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서방의 부추김을 받아) 이란을 침공하고 독가스 공격을 가했을 때였다. (독가스 제조에 쓰인 화학물질도 물론 서방에서 들여왔다)

이 모든 것은 역사에서 지워졌다. 핵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서방의 주장에 따르면] 미치광이 아마디네자드와 검은 터번을 두른 이슬람 성직자들이며 이스라엘은 스스로의 생존을 담보하고 서방의 안위와 민주주의 등등을 보장하기 위해 이 테러 무기를 파괴해야만 한다.

요르단강 서안(웨스트 뱅크) 지역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은 잔혹한 식민 지배 권력이다. 그러나 이란과 함께 언급될 때면 이 식민 권력은 갑자기 절멸의 위협이 박두한 조그맣고 연약하며 평화적인 국가가 된다.

네타냐후의 말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는 히틀러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다. 이스라엘이 보유한 300기에 달하는 핵탄두는 이야기에서 쏙 빠진다. 게다가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는 반대파를 탄압하는 시리아 정권을 돕고 있다. 아니, 돕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증거는 없지만.

문제는 이란이 최근까지 치렀던 모든 전쟁에서 총알 한 발 쏘지 않고 승리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이란의 대적인 후세인 정권을 박살냈다. 그들은 이란이 '검은 탈레반'이라 칭했던 수니파 무장세력 수천 명을 죽여 없앴다.

이란 혁명 이후 서방에서 진로를 정해 줬던 우리의 친구 걸프 국가들은 자신들의 금빛 모스크에 틀어박혀 벌벌 떨고 있다. 따라서 영국 정부가 공포스러운 이란의 그림자 아래에 있는 이 터무니없이 무능한 나라들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첨단 장비와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제재를 가하겠다고? 어릿광대짓이 될 뿐이다. (Send in the clowns. 1975년 그래미상을 받은 동명의 뮤지컬 주제곡은 '시기를 놓쳐 버린'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옮긴이)

美 연구기관 "이란, 핵무기 연내 생산 안할 것"
"우라늄 농축 기술력 부족…제조 여부 아직 결정 안해"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이란이 연내 핵무기 생산에 나서지 않을 것 같다는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이란 핵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연내에 핵무기 생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무기화 수준까지 발전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사회 제재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ISIS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라늄 농축 능력이 현재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 이란이 핵무기 제조 착수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SIS는 또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결정했다는 증거가 하나도 없다며 이런 결정은 단기간, 비밀리에 무기등급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을 때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 당국자들도 이와 관련, 이란 지도부가 핵무기 생산에 따르는 비용과 이익을 저울질하면서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분석에 동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은 대체로 평화적 목적이긴 하지만 무기 생산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ISIS는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미 외교정책에 자문역할을 해왔으며, 이 연구소의 견해는 정부의 공식 분석과도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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