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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중국은 미국에 위협" 첫 공개 지목 파장

오바마, 호주 방문해 중국 견제용 군사협력 강화하기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공개적으로 인도와 중국에 대해 '위협'이라고 언급했다. 대변인이 재빨리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패네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군의 공격용 잠수함을 건조 중인 코네티컷주(州)의 조선소를 방문해 노동자들에게 연설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직면한 일련의 위협으로 이란, 북한, 사이버 공격을 꼽았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인도와 중국 등 부상하는 강국들로부터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패네타는 "우리는 이를 항상 의식해야 하며 언제나 태평양에서 충분한 방어력을 갖추고 있음을 그들에게 확신시켜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패네타는 인도와 중국을 안보 위험 요소로 추가함으로써 미국의 공식 정책적 표현을 일탈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우려하고 특히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이 보인 태도를 '공격적'이라고 비난하면서도 한 번도 중국을 공개적으로 안보 위협으로 묘사한 적은 없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즉시 진화에 나섰다. 대변인 존 커비 대령은 기자들에게 장관이 인도와 중국을 군사적 위협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패네타가 말한 '위협'은 '그들이 미국에 가하는 도전'이 아니라 '그들과 우리가 함께 직면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커비 대령은 "장관이 중국과 인도 중 어떤 나라라도 군사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은 틀린 것"이라며 "사납고 역동적인 안보 환경 속에서 우리가 그들과 발전된 관계를 세워야 한다는 도전을 그들과 우리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네타는 지난 7월에도 "미군이 이라크에 있는 이유는 9.11 테러 때문"이라거나 "2014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 7만 명의 미군 병력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는 말실수를 해 대변인을 고생시킨 적이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분야 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 ⓒ로이터=뉴시스

미국의 중국 견제 노골화되나

패네타의 발언은 미묘한 시기와 장소에서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패네타의 연설 장소가 공격용 잠수함을 건조 중인 조선소에서 이뤄졌음을 주목했다. 코네티컷에서 건조 중인 것은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이다.

통신은 "미군의 잠수함은 중국의 성장하는 군사력에 대한 주요한 대응 수단 중 하나로 고려돼 왔다"며 "이에는 함대지 미사일로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는 미사일 기술 진보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시점이다. 패네타의 연설이 있었던 같은날 호주를 방문 중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호주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호주 의회 연설에서 미군이 예산감축에도 불구하고 아태 지역에서 역할을 확장할 것이라며 이라크‧아프간에서의 철수 이후 군사 분야의 최우선 순위를 아태지역에 두라고 국가안보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오후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2016년까지 미군 2500명을 호주 북부 다윈에 추가로 주둔시키겠다고 확정 발표하고 "호주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은 중국의 공격적인 태도에 우려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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