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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외교'? 중동 민주주의 외면하는 고립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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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외교'? 중동 민주주의 외면하는 고립된 모습"

<FT> "중동 문제 소극적 대처" 비판

리비아 사태가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글로벌 외교'를 내세우면서도 중동 문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한국이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원한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시장에 미칠 파장에만 사로잡혀 중동 관련 문제에 대한 공식 언급은 조심스럽고 고립된(insular)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한국 건설사들이 초고층 빌딩에서부터 핵발전소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건설 발주를 독점하다시피 했다는 점을 소개하며 "이 경제적 역할(이익)들은 한국이 스스로 거리 투쟁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중동의 대중 운동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고 꼬집었다.

또 신문은 내전으로 발전한 리비아 사태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 건설업체들은 리비아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고 전했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총 107억 달러에 이르는 53개 프로젝트가 한국 건설사들에 의해 진행중이다. 이중 4개 프로젝트가 리비아 시위 와중에 공격을 받았으며 한 건설 현장에서는 한국인 노동자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신문은 지난해 한국 국가정보원의 직원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뒤를 캐고 다니다가 추방돼 한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건설사 고위직들은 식은 땀을 흘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투자자들은 리비아 사태로 코스피 지수가 추락하고 있는데 대해 불편함과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주로 대형 건설사들의 손실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6% 떨어졌는데, 현대건설 주가는 23%, 대우건설은 25% 떨어졌다.

또 신문은 "한국과 이란의 경제적 관계와, (이로 인해)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하는데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 것이 한미 유대관계에 긴장을 불러왔다"고도 전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바아 사태에 대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리비아 중재안'을 거부했으며, 프랑스·이탈리아 정부와 리비아 반정부 세력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AP=연합

카다피軍, 리비아 동부 유전 인근 전투기 폭격

한편 리비아에서는 카다피군의 전투기가 반정부 세력에 의해 장악된 동부의 유전 인근 도시 브레가를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있었던 이 공격에서는 총 2발의 폭탄이 투하됐으며 석유시설 단지 내의 활주로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이 폭격은 단지 위협용이었으며 살상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레가는 석유 수출 항구로 전략적 요충이기에 절대 반정부 세력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용납치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리비아 반정부 세력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안한 중재안을 거부했다. 반정부 세력이 수립한 과도정부의 무스타파 게리아니 대변인은 "(차베스 중재안을 수용하기엔) 너무 늦었다.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카다피와의 개인적인 전화 통화에서 사태 해결 방안을 의논했으며, 여러 국가로 구성된 중재위원회로 하여금 카다피와 반정부 세력 간 대화를 주선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안드레스 이자라 베네수엘라 정보장관이 <AFP> 통신에 밝혔다.

카다피는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랍연맹도 이를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으나 반정부 세력의 거부로 차베스의 제안은 빛을 잃게 됐다.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도 차베스의 중재안을 거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리비아에 대한) 비(非)군사적 조치 외에도 모든 종류의 옵션을 보고하도록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종류의 옵션'에는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무기력하게 있을 수는 없다"면서 "국제사회와 협의해 리비아인들에게 최선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당장 시급한 우선순위는 리비아를 탈출하는 수천 명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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