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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는 월가의 작품?… 뉴욕검찰, 월가 8대 은행 사기혐의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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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는 월가의 작품?… 뉴욕검찰, 월가 8대 은행 사기혐의 정조준

무디스 등 3대 신용평가기관도 공모 의혹, 상원은 강력 규제법안 채택

미국발 금융위기의 뇌관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월스트리트의 간판급 대형 은행들이 사기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시장의 충격을 가중시켜 그 파괴력이 커졌다는 주장은 그동안 증명이 어려운 '음모론'의 영역에 속했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를 관할하는 뉴욕검찰이 무려 8개 대형 은행들에 대해 이런 혐의로 수사 및 내사를 진행 중이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월말 일리노이에서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믿기 어려운 월가은행들의 사기거래 혐의

미국 언론들은 월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 확대는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주택시장 붕괴의 원인을 규명하는 차원인 동시에 오바마 행정부가 월가에 대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범죄를 확증할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할 것이며, 버락 오바마 정부가 월가의 저항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검찰 수사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 공모 없이 사기거래 혐의 성립 어려워

사실 이들 은행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문제의 은행들은 주택 가격 하락을 예상하면서도 모기지 채권과 연계된 금융상품(CDO로 불리는 부채담보부증권)을 우량상품으로 평가받기 위해 신용평가사에 엉터리 정보를 제공해서 최고등급을 받아냈다. 또한 문제의 상품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면서 주택 가격 하락 때 이익을 볼 수 있는 파생상품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말 월가의 상징으로 불리는 골드만삭스를 이같은 사기 혐의로 제소한 뒤 뉴욕 검찰은 SEC의 자료 협조를 받아 골드만삭스는 물론 모건스탠리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검찰은 추가로 6개의 은행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된 6개 은행들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못지 않은 간판급들이다. UBS, 시티그룹, 크레디트 스위스, 도이체방크, 크레디 아그리콜과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합병된 메릴린치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대형은행들은 2005~2007년에 총 1조800억 달러 규모의 CDO를 발행했으며 이 기간에 금액 기준으로 CDO를 가장 많이 발행한 은행은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순이었다.

검찰은 CDO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기관 등 전문적인 판단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사기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은행들의 반박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이 높은 등급을 매긴 과정에 로비나 엉터리 정보 제공 등 비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체가 신용평가업체 선정 못하도록 규제

월가 대형은행들이 판매하는 파생상품의 신용 평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무디스 등 이른바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NYT>는 이들 은행이 국제신용평가업체에 근무했던 사람들을 고용해 평가 등급을 잘 받기 위한 로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SEC로부터 제소당한 골드만삭스의 CDO 설계에 참여한 직원은 피치사 출신으로 드러났다.

피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던 이 직원은 지난 2005년 100만 달러대의 연봉을 받고 골드만삭스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2007년 하반기 월가의 은행들이 실적 경쟁이 치열할 때 골드만삭스의 상품을 평가하는 피치의 애널리스트는 이 직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는 골드만삭스 직원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S&P 담당자를 설득하는 이메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결국 미국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에 채권평가위원회를 신설해, 이 위원회에게 신용평가업체에게 평가 업무를 배분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수정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64대 반대 35로 채택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수정법안이 금융개혁법안 형태로 최종 입법화될 경우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으로 대표되는 3대 국제신용평가업체에 족쇄를 채우는 획기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채권을 발행하는 금융업체가 직접 신용평가업체를 정해, 평가업체가 수수료를 내는 고객의 상품을 평가하는 '이해충돌'의 문제가 상존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정부와 의회의 잇따른 금융규제 움직임에 1%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며 1만 선이 위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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