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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공 통과하는 南민항기 안전 담보 못해"

조평통 경고로 항로 긴급 변경…北-유엔사 회담 주목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5일 한미 '키 리졸브' 합동군사연습(9~20일)을 비난하면서 "군사연습기간 우리(북)측 영공과 그 주변, 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 주변을 통과하는 남조선 민용 항공기들의 항공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고 선포했다.

대남기구인 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한미의 "무분별한 북침전쟁연습 책동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그 어떤 군사적 충돌사태가 터질지 알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는 이날 미국 뉴욕이나 시카고 등 서부에서 출발, 캄차카 항로(동부 시베리아 항로)를 통해 북한 영공을 통과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들의 항로를 일본 우회항로로 긴급 변경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서방세계에 '평양 비행정보구역(FIR)'을 개방해 남한 국적기 16편을 비롯해 각국 항공사의 미국 및 유럽 노선 일부가 북한 영공을 통과하고 있다.

▲ '키 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의 한 부분으로 5일 경북 칠곡군 캠프캐롤에서 진행된 '미육군 사전배치재고 불출훈련' 도중 병사들이 장갑차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합동군사훈련에도 남측만 비난 주목돼

북한의 이날 발표는 그동안 한미 합동 합동군사연습을 비난하며 '말'로만 하던 위협을 실제 '행동'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은 이를 통해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는 자기들이 아닌 한미 군사연습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6일 판문점에서 예정된 유엔사와의 장성급회담에서 이 같은 위협을 되풀이하며 훈련에 관한 자신들의 요구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 리졸브 훈련 기간에 장거리 로켓이나 단거리 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해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조평통 대변인 성명은 키 리졸브에 대해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으로 벌리는" 것이라고 지적, 오바마 새 행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성명은 조평통이라는 대남기구에 의해 발표된 것으로 그 형식과 내용 면에서 주로 남측을 겨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번 군사연습에 대해 "정치.군사적 대결해소와 군사적 충돌방지와 관련한 북남합의가 전면무효화된 상태에서" 실시된다고 지적, 이 성명이 남북 합의의 전면 무효를 천명한 지난달 30일 조평통 성명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드러냈다.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대해서도 대(對)미 비난 대신 대남 공세만 취하는 것은 현재 진행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사의 한중일 순방을 관망하는 한편, 이명박 정부를 향해서는 대북정책을 전면 전환하라고 거듭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키 리졸브에 대응하는 '통미봉남'적 태도는 <민주조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의 4~5일 논평에서도 나타났었다.

"군사훈련? 임의의 순간 실전 된다"

조평통 대변인 성명은 이번 훈련에 대해 "임의의 순간에 실전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전쟁행동"이라며 지금 한반도에는 "군사연습 과정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우발적 사건도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아무런 법적, 제도적 장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한미에서 '선제타격'이나 '요격'론이 나오는 것을 "상대방(북한)이 가만히 앉아 지켜보기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며 "현실은 이번 북침전쟁연습이 일개의 군사연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면전쟁으로 번져질 수 있는 위험한 도화선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으로 인해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된 캄차카 항로는 미주 동부 앵커리지 상단과 캄차카 반도를 지나 북한의 동해 상공과 그 주변을 통과하는 경로로 이뤄져 있다.

미국 뉴욕, 워싱턴, 시카고 등 동.중부 지역과 사할린,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을 운항하는 항공기들이 이 항로를 이용 중이다.

미국 서부에서 들어오는 항공기가 일본 등 남태평양 쪽으로 돌아오면 비행 거리가 1200㎞ 늘어나고 비행시간도 40분∼1시간가량 늘어난다.

2006년 10월초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때도 당시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는 캄차카 항로를 이용하는 여객기에 대해 한시적으로 태평양 항로로 변경해 운항하도록 지시했었다.

미 국방부.국무부는 원론적 논평만

한편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은 6일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제16차 장성급회담을 개최한다. 유엔사가 제의하고 북측이 수용해 열리는 이날 회담에서는 키 리졸브 훈련 및 조평통 대변인 성명과 관련된 내용이 논의된다.

북한은 지난 2일 제15차 장성급회담에서처럼 키 리졸브 훈련을 비난하고 훈련 중단을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엔사는 이번 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대규모 훈련 일정 상호통보 등을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이 "임의의 순간에 실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키 리졸브 연습 기간 "한국이나 미국 항공기가 북한 영공을 들어갈 필요가 있는 어떤 훈련도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연례적으로 하는 통상적인 훈련임을 강조했다.

모렐 대변인은 북한과 유엔사의 장성급회담에 대해 "북한이 유엔의 회담 제의를 수락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오랜만에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화가 양측 군사 당국의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우리는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고든 두기드 부대변인은 조평통의 이러한 발표는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조평통 성명 직후 관련 부처들의 입장을 조율한 한국 정부는 6일 오전 중으로 통일부 대변인이 논평을 내거나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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