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 불구, 오바마 집권 초기 3년 실업률 7.3%"

크루그먼 "감세안 철회, 2년 이상의 장기계획 세워야"

미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경제팀의 연구 결과, 현재 논의되는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 집권 초기 3년 동안 미국의 실업률이 평균 7.3%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러한 수치는 미국 경제가 일본식 디플레이션 늪에 빠질 실제적 위험을 제기하기에 충분할 만큼 무서운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로이터=뉴시스

감세가 아니라 대대적인 재정지출을 중심으로 한 신속하고도 과감한 경기부양책 없이는 미국 경제가 대공황이나 일본식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온 그는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Ideas for Obama'라는 칼럼(원문보기)에서 최근에 공개된 오바마 경제팀의 진단 자체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경제팀 "경기부양책 써도 실업률 별로 못 낮춰"

칼럼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경제자문회의(CEA) 의장 내정자인 크리스타나 로머와 부통령 수석 이코노미스트 내정자인 재럿 번스타인 등 정권인수팀 핵심 경제학자들이 공개한 보고서는 비관적인 현실 분석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오바마 경제팀이 추진하고 있는 2년짜리 경기부양안이 끝나는 2010년 4분기에 이 정책의 효과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 부양책을 쓰지 않을 경우 2010년 4분기 실업률은 8.8%에 달하며, 일부 민간 연구소들은 경기부양책이 없을 경우 실업률은 1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해도 2010년 4분기 실업률은 현재와 비슷한 7%에 달한다는 전망이다. 게다가 이 보고서는 2010년 이후 경기부양책 효과는 급속히 사라지며, 완전한 경기회복이라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채 오바마 집권 3년차인 2011년 4분기에도 실업률은 비교적 높은 6.3%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그 결과 현재 논의되는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 집권 초기 3년 동안 미국의 실업률이 평균 7.3%에 달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일본식 디플레이션 늪 빠질 가능성 우려"

이를 근거로 크루그먼 교수는 초당적 합의안이라는 명분으로 상당 부분이 감세로 채워지는 현재의 경기부양책을 전면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부양책의 목표를 "경기회복의 시동을 거는" 수준으로 설정해 기간을 2년으로 잡는 발상을 탈피할 것을 조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실업률이 2년 이후에도 여전히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은 보다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로머-번스타인 보고서'도 "기반시설 투자가 감세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크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8000억 달러짜리 경기부양책 중 3000억 달러에 달하는 감세안을 대부분 철회할 것을 주문했다.

나아가 크루그먼 교수는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장 내정자도 최근 "현재의 경제 위기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보다 너무 적게 하는 경우 초래될 위험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면서, 오바마 당선자가 빠른 결단으로 더 장기적이고 더 큰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관철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