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아에프데)이 6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동부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유럽 정치 극우 돌풍을 이어갔지만 단독 과반엔 실패해 집권 여부는 불확실해졌다. 이번 선거는 독일에서 나치 이후 첫 극우 지방정권 탄생 우려에 주목을 받았다.
7일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 작센안할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예비집계 결과 AfD가 43.8%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이 당은 2021년 선거 득표율(20.8%)의 두 배가 넘는 표를 얻으며 약진했다. 반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 총리의 기독민주연합(CDU)은 지난 선거 득표율(37.1%)의 반도 안 되는 17.2%를 얻어 2위로 내려 앉았다. 사회민주당(SPD) 9.3%, 녹색당(8.9%), 좌파당(8.6%)이 뒤를 이었다. 좌익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흐트동맹(BSW)도 5.3%를 얻어 의석 제한 상한선 5%를 넘겼다.
선거 결과에 따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총 의석 83석 중 AfD에 39석이 돌아갈 예정이다. 기독민주연합은 15석, 녹색당, 사회민주당, 좌파당이 각 8석을 확보했고 BSW도 5석을 얻을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집권 이후 처음으로 독일에서 극우가 지방정부를 운영하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주목 받았다.
AfD가 과반 의석 점유에 실패해 집권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나치 이래 극우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독일 주요 정당들은 극단주의 정당과 연합하지 않는 '정치적 방화벽' 정책을 펴고 있어 이들이 협력할 가능성은 낮다. 독일 정보기관 헌법수호청은 지난해 AfD를 우익 극단주의 정당으로 분류했다.
작센안할트 AfD를 이끄는 울리히 지그문트(35)도 단독집권을 주장하며 다른 정당과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다. 지그문트는 선거 당일에도 권력 장악보다 AfD 공약 이행이 더 중요하다며 "타협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BSW가 방화벽을 비판하고 AfD와 협력할 의향을 보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지그문트는 BSW의 제안을 일축한 바 있다. 좌파 정당 출신 자라 바겐크네히트가 2024년 창당한 BSW는 좌파적 경제 정책을 내세우지만 이민 및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등 문제에선 AfD와 결을 같이 한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다른 정당과의 협력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갈탄 채굴 산업 쇠퇴 뒤 마땅한 경제 동력을 찾지 못한 고령화된 지역인 작센안할트에서 AfD가 통일 뒤 옛 동독 주민들이 느끼는 박탈감, 현 정부에 대한 불만 등을 과거에 대한 향수와 친근하게 버무려 성공을 일궜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보면 AfD는 선거 운동 일환으로 지난 4일 작센안할트 마그데부르크 엘베강 인근 공터에서 수천 명의 극우 지지자들과 함께 바비큐 축제를 열었다. 3대가 함께 참여한 이 "가족 축제"에서 과거 향수 사업을 하던 매끈한 인상의 지그문트와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몰려 들었다. 지그문트는 축제에서 "정치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독일 예나대 우익 극단주의 연구자 야콥 셰르가우트는 "AfD는 선거운동을 거대한 잔치로 전환했다. 매일 몇 개씩 행사를 열고 모든 마을에 방문해 주민 간담회와 축제를 열었다. 다른 정당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치소통전문가 요하네스 힐예는 "작센안할트에서 목도하는 건 일종의 기분 좋은 포퓰리즘"이라며 "이는 모호하고, 정책보단 감정에 호소한다. '당신도 거대한 운동의 일원이 될 거고 우린 과거, 좋았던 옛 시절을 되찾을 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AfD 행사에서 느끼는 '기분 좋음'과는 달리 이 정당의 반이민 정책이 작센안할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경제연구소는 이러한 정책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외국인 노동자에 크게 의존하는 이 지역 경제에 "재앙적"이라고 우려했다. 이 지역 외국인 인구 비율은 9%로 독일 전체 평균 15%보다 낮다. AfD는 고령화 대책으로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는 대신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유럽의 극우 돌풍은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웃국 프랑스에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안정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 주말 극우 반이민 시위대가 난민 심사를 막으려 시도했다. <가디언>을 보면 6일 영국 남부 항구도시 포츠머스에 복면을 쓴 수백 명의 극우 시위대가 소형 선박으로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향한 이주민 140명의 심사 절차를 막으려 도로를 점거했다. 전날 남동부 항구도시 도버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열렸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 소셜미디어에 AfD가 크게 앞서고 있는 작센안할트 개표 상황을 공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센안할트 선거 결과를 축하하는 바이델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독일어로 "잘했다!"며 축하 댓글을 달았다. 지그문트는 머스크의 댓글에 "지지에 감사"하고 "강하고 건설적인 협력"을 갖고 싶다고 다시 댓글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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